주 씨 아저씨 보내드리며

Author : 권 대익 / Date : 2018.01.24 12:46 / Category :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공부. 생각. 계획. 이야기

 

 

주 씨 아저씨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차가운 한파로 영하 15도 가까이 떨어진 추운 날

갑작기 몸이 안좋아지셔서 지난 밤에 돌아가신 겁니다.

 

매일 아침 직원들보다 먼저 복지관에 오셔서 운동하시고

복지관의 여러 많은 모임과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이

주 씨 아저씨이십니다.

 

운동실이 사무실 바로 앞에 있어

사무실과 운동실 앞에 있는 정수기에서 매일 만납니다.

 

돌아가신 그 날에도 아저씨께서는 정수기 앞에 계셨고 

인사했었습니다. 

 

지금도 사무실 앞에 계실 것만 같은

주 씨 아저씨의 소식이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저도 주민모임으로 주 씨 아저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아저씨 소식을 들으며 여러 생각과 마음이 교차합니다.

 

 

 

당사자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정수기 앞에서 매일 만나는 주 씨 아저씨는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십니다.

 

복지관에 오래 이용하셨기에

복지관이 일 년 단위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업별로 그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신입직원인 저에게도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깜박 놓치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시기도 했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시니 정수기 앞에서 자주 뵙게 되는데 

그 때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늘 그 자리에 계시고 매일 뵙는 분이시니

업무가 많고 바쁠 때에는

 

때때로, 아니 자주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사무실로 돌아온 적이 많았습니다. 

 

주 씨 아저씨를 마지막에 만날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사업으로 바쁜 일정으로 뛰어다니다가

아저씨께 인사만 드리고 대화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게 마지막 모습이셨습니다. 

 

바쁜 업무 중에서도

조금 더 주민에게 귀를 기울이고 여유있게 인사드릴 수 있기를 반성합니다.  

 

 

 

주민모임 이웃이 계셨기에

 

아저씨께서 돌아가시기 전 날, 몸이 많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아저씨께서 몸이 좋지 않으니 주민모임 회원들이 직접 집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날씨가 추워 보일러 온도도 올려놓고 안부를 살피셨다고 합니다.

 

다음 날 마음이 편치 않으셨는지 

오전에 아저씨 댁으로 찾아뵈었는데

그 때 돌아가신 모습을 보셨다고 합니다.  

 

주 씨 아저씨께서는 복지관을 매일 이용하시며 여러 이웃들을 만나셨습니다.

그 이웃들이 아저씨의 안부를 살피셨습니다.

 

좋은 이웃이 아저씨 댁에 찾아가신 덕분에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날, 아저씨를 일찍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께서 좋은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덕분입니다. 

그렇게 관계를 주선한 복지관에도 감사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좋은 이웃이 더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더더욱 관계에 힘을 쏟아야

 

동료들과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가족과 친척, 조문객들이 많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복지관에서 만나는 좋은 이웃들이 계시다고 하나

당사자의 절대적인 관계의 질량은

보통의 사람들보다 많지 않습니다.

 

당사자의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관계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사회사업가로 경제적 어려움을 돕는 일에 더하여 

좋은 이웃과 관계를 주선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습니다. 

 

관계를 잇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을 생각하며

 

주 씨 아저씨가 참여하고 있는 합창단 회원 분들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합창단 회원들도 아저씨를 이웃으로 만나오셨으니

소식을 전하는 일이 도리이고 마땅함이라 생각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어제 밤 받은 문자에 밤새 마음이 뒤숭숭 했다고 하셨습니다. 

아저씨께서 건강도 관계도 어려우셨던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합창단에서 함께한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이 올해 어떻게 모임을 이루어갈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합창단 회원들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길 바랐습니다.

연세 있으신 언니들, 몸이 불편하신 분, 동네 주부 분들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랍니다.

 

올 한 해, 노래 실력도 성장하지만

회원들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도 공감해주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작은 일로 보일지라도, 당사자는 더 중요하고 큰 일일 수 있으니

더욱 정성껏 마음을 모아 활동해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올해 방화마을 합창단 회원들이 노래를 부르실 때

주 씨 아저씨께서도 하늘에서 함께 노래 불러주실 겁니다. 

 

 

 

주 씨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서 당신이 만나온 좋은 이웃들 지켜봐주시고 축복해주세요.

 

 

 

 

* 방화마을 합창단에서 2017년 함께 부른 노래 '사랑으로' 가사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하나 떨어지면
눈물따라 흐르고
우리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을 다시 떠오르네


아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러나 솔잎하나 떨어지면
눈물따라 흐르고
우리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을 다시 떠오르네


아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아~~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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