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전 날에 온 전화 한 통 


개강 전 날.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선생님, 지금 비가 많이 와요. 내일도 비가 오면 휴강을 하면 좋겠어요. 

노래보다 회원들의 건강과 안전이 더 중요한 듯 싶어요."


회원들을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정소영 송민현 선생님께서는 합창단 모임이 노래 실력 향상이 아니라 

서로 좋은 관계를 이루어가는 일임을 잘 알고 계십니다. 


아침에 날씨를 보고 휴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아침에 날씨가 좋았습니다. 

오늘 개강했습니다. 




하반기 개강


방화마을 합창단이 개강했습니다. 

어느 해보다 무더웠던 여름을 지나고 9월 첫 주에 처음 모인 겁니다. 


만나서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눴습니다. 

오랜 만에 만나는 회원 분들이 반가웠습니다. 

서로 악수하고 포옹했습니다. 

정겹습니다. 




풍성한 간식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과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께서 맛있는 빵을 사오셨습니다. 

상반기에도 사오신 적이 있는데 함께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학원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따끈따끈한 단팥빵을 사오셨습니다. 


함께 나눠먹었습니다. 

사진도 찍었습니다. 

손에 들은 단팥빵에 함께 나누는 마음이 더하니 더욱 풍성합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간식을 늘 풍성합니다. 

선생님과 회원들이 조금씩 함께 나눠먹을 간식을 가져오니까요. 




하반기 계획 나눔


하반기 일정도 이야기 나눴습니다. 



음악 연주회는 작년과 비슷하게 12월 6일 (목)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학원 아이들 발표회와 함께 연합으로 진행합니다. 

연세 지긋하신 어른과 맑은 아이들이 함께 부르는 동요가 기대됩니다. 


2017 송년잔치 기록 바로가기 



가을 나들이 날짜를 미리 정했습니다. 

봄 나들이 때는 다들 이미 약속이 있으셔서 일정을 잡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미리 날짜를 정했으니 다른 약속 잡으면 안됩니다~"

회원들이 서로 외쳤습니다.   


따뜻했던 봄 나들이처럼 회원들이 서로 어울리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구실이 되면 좋겠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봄 나들이 기록 바로가기 


나들이는 다음 주에 오늘 오지 못한 회원 분들과 다시 이야기 나누며 

최종 확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신나는 노래 연습 


상반기에 배웠던 노래를 다시 복습했습니다. 

오랜만에 불러도 목소리는 맑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노래 부르는 요령을 조금씩 알려주시니 

더욱 재미있고 신납니다. 


저도 한소절 노래 따라 불렀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연주회 때 저도 노래를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사양했습니다. 

한곡만 같이 하자고 하십니다.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연습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즐겁습니다. 




저도 노래 하고 싶어요


사무실을 오가는 중에

1층 로비에서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밑에서 노래하는 활동은 뭐예요? 저도 해보고 싶어요."

"합창단 활동이에요. 관심있으시면 일단 내려가셔서 함께 해보시겠어요?"


한걸음에 강당으로 내려가셨습니다. 

한 켠에 앉아 함께 연습하셨습니다. 


연습을 마치고 할머니께 계속 활동하실지 여쭈었습니다. 


"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성당에서 성가대를 한 적도 있어요." 


지휘자 선생님께서도 같이 하셔도 좋겠다 하셨습니다. 


유복순 할머니. 

이렇게 합창단 회원이 한 분 더 늘었습니다. 

합창단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방화마을 합창단 봄나들이 이야기

 


 

 

지난 하늘공원 나들이 추억

 

2018년 방화마을 합창단 2년차입니다.

작년에는 5월에 합창단을 시작하면서 가을 나들이로 하늘공원 억새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합창단 회원들은 지금도 그 때의 추억을 이야기 하시고 사진을 찾아보시곤 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당시 나들이를 함께 가셨던 주 씨 아저씨를 떠올립니다.

 

주 씨 아저씨를 보내드리며

 

한 쪽 편마비로 몸이 불편하셔서 공원을 걷는 일도, 식사를 하시는 일도 어려우셨습니다.

전임자인 김국현 선생님과 남성 회원 분이 주 씨 아저씨를 도우며 나들이를 즐기셨습니다.

 

그 날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는 여러 사정으로

하늘공원 아래에서 회원들이 전기차를 타고 올라가시는 모습만 보며 배웅하셨습니다.

 

주 씨 아저씨를 보내드리던 장례식장에서 지휘자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공원 나들이 가던 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밑에서 배웅만 한 게 못내 아쉬워요.

서울 근교 나들이였을지라도 회원들에게는 의미 있는 나들이였으니까요.

다음 나들이는 온전히 함께 참여하고 싶어요.”

 

이렇게 합창단 나들이는 봄·가을 일 년에 두 번 가기로 했습니다.

연 초에 회원들과 한 번 더 의논하며 이를 확정했습니다.

 

 

 

다함께 갈 수 있는 나들이

 

4월 17일, 정기연습 쉬는 시간에 나들이 날짜를 함께 정했습니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날짜를 정하다보니

조금은 더울 수도 있는 6월 2일에 가기로 했습니다.

 

세부 준비를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나들이 기획단을 모집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지난해는 합창단 회원이 9명이었는데 올해는 19명으로 늘어나

많은 사람이 함께 회의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합창단 나들이 기획단으로 김연옥 박보경 안정효 이정자 장정옥 님이 자원해주셨습니다.

매주 화요일 10시 30분이 연습인데 30분 정도 일찍 모여서 회의를 했습니다.

어디로 갈지 의논했습니다.

처음에는 기획단 회원들이 가고 싶은 여러 곳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가운데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나들이는 거동이 제일 불편하신 분을 기준으로 가면 좋겠어요.

다함께 즐겁게 다녀 올 수 있는 곳으로 가고,

다음에 날씨 좋을 때 체력을 봐서 조금 더 활동적인 곳으로 가도 좋겠어요.”


 

기획단 분들께서 이 의도를 잘 이해해 주셨습니다.

혼자가 아닌 다함께 가는 나들이를 생각했습니다.

 

몇 주 동안 다른 회원의 의견을 물은 후에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기획단 분들과 꾸준하게 나들이 준비를 함께 하려 했으나

정기연습이 있는 화요일에 노동절과 석가탄신일로 회의가 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정기연습 시간에 다함께 나들이 준비회의를 했습니다.

 

 

 

나들이 장소는 여기


시간이 흐르고 5월 15일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나들이 장소를 추천받고 이야기 나누었지만 확정짓지 못했습니다.

여러 나들이 장소 후보를 놓고 정기연습 시간에 함께 결정했습니다.

 

① 김포 아라뱃길 유람선
② 파주 근현대사박물관
③ 부천 자연생태공원
④ 포천 광릉수목원
⑤ 경기도 광주 화담숲

 

다섯 가지 후보를 놓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다수결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김포 아라뱃길 유람선이 파주 근현대사발물관을 한 표차 앞서 선정되었습니다.

 

“합창단 회원들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좋아요.”

 

모두 나들이 장소 정하는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선정되지 못한 장소도 서로 이해해주셨습니다.

 

“권대익 선생님, 파주 근현대사박물관은 제가 회원들과 꼭 가고 싶은 곳이었어요.

입장료는 제가 계산할게요. 유람선도 타고 근현대사박물관도 가면 좋겠어요.”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 저에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사료도 전혀 받지 않으시고 이렇게 회원들과 합창단 모임을 아껴주시니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작은 금액이 아니라 이렇게 받아도 되는지도 궁리했습니다. 

 

 

 

나들이 비용 어떡할까?

 

나들이 큰 계획은 세워졌습니다.

전체예산을 살펴보니 나들이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었습니다.

 

유람선 관람비가 1인당 16,000원이었고,

지휘자 선생님께서 부담하시기로 한 박물관 입장료도 1인당 7,000원이었습니다.

 

점심식사 비용까지 생각하면 처음 계획된 예산을 뛰어넘었습니다.

아직 합창단 모임이 꾸려진지 오래 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작음 금액이더라도 당사자에게는 큰 부담일 수 있다는 경험과 걱정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복지관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미경 과장님께 나들이 계획을 말씀드렸습니다.

 

“나들이를 갈 때 회원들이 조금이라도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좋겠어요.”

 

“이번에는 여러 상황으로 쉽지 않을 듯해요.

가을 나들이 때 회원들이 나들이 비용을 조금씩 모으는 게 좋겠어요.”

 

과장님께서는 제 생각대로 하도록 믿어주셨습니다.

하지만 돌아서서 다시 나들이를 생각하니 회원들과 이 부분을 다시 의논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회의를 앞두고 김연옥 총무님께 전화 드렸습니다.

현재 상황과 저의 생각을 그대로 말씀드리니 총무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최근에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회원들과 조금씩 회비를 모으기로 했어요.

지난주에 회비를 걷어서 나들이 회비를 따로 또 모으면 부담이 되는 분들도 계실 수도 있겠어요.

내일 전체 회원들과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어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불편한 분들이 계시지는 않을지, 잘 받아주실지 여러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이 나들이 전에 마지막 모임이었습니다.

 

나들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복지관에서는 유람선 관람비와 오가는 차량 정도 부담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 의견을 보태셨습니다.

 

“이 나들이는 우리 합창단이 가는 나들이에요.

복지관에 우리 나들이 모든 비용을 받는 건 다른 모임과 형평성도 맞지 않는 듯해요.

우리의 나들이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과 부분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정순 회원 분께서 또 의견을 내셨습니다.


“어느 모임이든지 조금의 회비를 걷어요.

필요한 곳이 생길 수도 있고, 함께 자장면이라도 나눠먹어야 모임이 더 깊어지더라고요.

한 달에 만 원 정도의 회비를 모으면 어떨까요?”

 

한 달에 만 원의 비용이더라도 부담이 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고

이 회비가 합창단 모임에 참여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이렇게 해요. 회비는 총무만 걷고, 회비는 낼 수 있는 사람만 내는 것으로 해요.”

 

이렇게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함께 의논하다보니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저의 걱정이 기우였습니다.

 

유람선 관람비는 복지관에서

박물관 입장료는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

점심식사와 간식은 회원이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박물관은 현장학습입니다.

 

“지휘자·반주자 선생님께서 우리를 위해 봉사활동을 해주시는데

복지관이 강사비나 교통비 정도는 줘야 하지 않나요?”

 

마지막 회의에서 김정순 회원께서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동안 몇 번씩 저에게도 말씀하시기도 한 내용입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곧바로 명확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강사비나 교통비는 복지관에서 주신다고 했을 때 제가 거절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제 기쁨이에요.

박물관 비용도 수업의 연장이에요.

근현대사박물관을 살펴보며 옛 추억에 흠뻑 빠지시면 좋겠어요.

우리가 부르는 동요도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부르니 이거는 현장학습입니다.”

 

현장학습이라는 말씀에 감탄했습니다.

 

작지 않은 박물관 입장료를 내주시는데

회원들도 마음의 부담이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현장학습이라 하시니 편안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의 지혜에 놀랐습니다.

후원자와 대상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관계가 되었습니다.

 

 

 

2리터 생수 12병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다음 날, 아침 8시 즈음 출근해서 사무실에 있었습니다.

 

그 이른 시간에 심재보 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떤 급한 일이 있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다급히 받았습니다.

 

“준비물에 물이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제가 마트에서 물을 사왔어요. 잠시 내려와 주실래요?”

 


 

어제 회의를 못 오신 심재보 님에게

회의 내용을 전달해드리며 준비물을 말씀해드렸습니다.

 

물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으시고

아침 일찍 마트에서 물을 사서 복지관에 가져오신 겁니다.

 

거동도 불편하신데 이 무거운 물을 손수레에 싣고 오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그 마음이 더욱 감사했습니다.

 


물이 너무 많아 일부는 댁에서 드시도록 말씀드렸는데

집에 마실 물은 따로 있다며 모두 주셨습니다.

 

합창단 단체 카카오톡 방에 이 사실을 알리고

물은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함께 장보면서 친해져요


김연옥 총무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각자 간식을 가져오긴 하겠지만 회비 남은 회비가 있으니 간단한 먹거리를 사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간식을 살지, 어디서 살지 모두 할테니

차만 운전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합창단 나들이를 먼저 섬기고 준비하시는 김연옥 총무님께 감사했습니다.


둘이서 장을 볼 수도 있지만

장을 보는 일도 다른 회원들이 함께 하면 더 풍성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보기를 구실로 서로 또 한 번 만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 송년잔치 때도 몇 명의 회원과 함께 장을 보니 그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정진숙 님께 연락드려 장보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정진숙 님, 내일 나들이 간식 사러 가기로 했어요.

사람이 적어 짐을 들기도 무겁고,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다녀오면 좋을 듯 한데

장보는 일 좀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함께 장을 봤습니다.

김연옥 총무님이 장보기를 주도하셨고 정진숙 님께서 거드셨습니다.

 

물건을 고르고 카트를 끄는 일은 두 분이 하시고 저는 뒤따라 다니기만 했습니다.

봉지에 담고 들고 올 때는 생각보다 짐의 양이 많아 함께 나눠들었습니다.


“우리가 합창단 막내에요. 막내들이 이렇게 장보고 준비해야지요!”


김연옥 님께서 간식을 개별포장 해오시기로 했습니다.

짐이 무거워서 집에 가져다드렸습니다.


“잠깐 들어오세요. 과일 먹고 가요.”


냉큼 들어갔습니다.

시원한 수박을 내어주셨습니다.

수박 먹으면서 또 두런두런 이야기 나눴습니다.

“같이 이야기 나누니까 웃음꽃이 피네요.”


정진숙 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편안해 보였습니다.

 


 

 

즐거운 나들이 날


오늘은 방화마을 합창단 나들이 날입니다.

약속한 시간에 모두 일찍 모였습니다.

 

저마다 예쁜 옷을 입고 오셨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다함께 웃었습니다.

 

전임자 김국현 선생님께서 토요일임에도 차량운전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김미경 과장님께서 간식 한 봉지 가득 사 오셔서 배웅해주셨습니다.


파주 근현대사박물관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부터 차에는 회원들이 각자 가져온 간식들이 넘쳐났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간식을 나눠먹으며 갔습니다.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온 손님입니다.

 제일 앞에서 전세 낸 듯 박물관 구경을 했습니다.

지하1층부터 지상3층까지 근현대사 100여년의 세트·소품·역사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우와~ 제가 어릴 적에 있었던 물건들이에요. 그 때 물건이랑 똑같아요. 추억이 떠올라요.”
“학창시절 교복이 없어서 입지 못했었는데 오늘 소원풀이 했어요.”


저마다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박물관 하나하나를 살펴보셨습니다.

서로 그 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합창단에서 주로 동요를 많이 부릅니다.

그 때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노래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의 박물관이 그 때를 추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겁니다.

이런 마음으로 입장료를 내주신 지휘자님께 감사했습니다.

 

 


한참 구경하고 박물관을 나왔습니다.

점심식사 전까지 시간이 남았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전망대를 갈까 했지만

날씨가 덥고 박물관을 걸어 다니며 구경하느냐 조금 힘든 상황이라

쉬다가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께서 차를 사주셨습니다.

모두가 감사의 박수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심재보 님께서 사오신 꽁꽁 얼은 물을 녹여가면서 시원한 물도 마셨습니다.

간식도 꺼내 먹으며 이야기 나눴습니다.

 

 

 

점심식사는 유람선 근처에 있는 추어탕 집으로 갔습니다.

가족여행을 많이 다니는 김연옥 님께서 추천해주신 맛집입니다.

미리 예약된 방에서 함께 식사했습니다.


성월자 님은 평소 추어탕을 좋아해서 여러 식당을 다니시는데

이 집이 그동안 먹은 추어탕 중에 제일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옥단 님은 추어탕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추어탕만 판매하는 식당이라 처음 먹는다고 하셨습니다.

 

추어탕 한그릇을 뚝딱 비워내셨습니다.

앞으로는 종종 추어탕을 먹어봐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추어탕 식당을 알아본 김연옥 님께 감사의 박수를 쳤습니다.

 


아직 배 시간이 남아 있어 식사 후에도 한참을 앉아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다음 주 모임은 연습하지 않고 각자 음식 하나씩 싸와서 나눠먹자고 하셨습니다.

먹고 이야기 나누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밖에 그늘에 앉아 편히 쉬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식당 앞에 핀 예쁜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유람선 타러 가는 길, 아리마루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멋진 강변을 배경으로 바닥이 통유리인 다리를 건넜습니다.

수십 미터 아래 낭떠러지가 보입니다.

 

무서워서 옆 사람을 꼭 잡고 건너는 분도 계셨습니다.

우리가 탈 배가 저 멀리서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즐거웠습니다. 

 


 

 

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신분증과 개인신상정보를 적고 배를 기다렸습니다.

초등학생 소풍가는 날처럼 마음이 설렙니다.


시간이 되어 배에 탑승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간식은 모두 들고 탔습니다.

 

배가 강변을 따라 왕복하는데 가는 길엔 멋진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엔 배에서 자유롭게 구경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댄스, 마술, 노래, 난타 각종 재미있는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박수치며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브로콜리, 참외, 쥐포, 사탕, 과자, 감자, 바나나, 얼음물 등

회원들이 가져온 여러 간식을 내어놓고 풍성하게 먹으면서 즐겼습니다.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추는 시간, 이옥단 님, 홍해명 님이 무대로 나섰습니다.

두 분의 흥겨운 춤사위에 모두가 또 한번 한바탕 웃었습니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여객터미널로 돌아가는 길,

3층과 4층에서 강바람을 쐬었습니다.

맑은 날씨와 새우깡을 먹는 갈매기까지 어우러지니 아름다웠습니다.

삼오오 경치를 구경하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유람선 관람을 마쳤습니다.

 


 

여객터미널에서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15분 정도의 짧은 거리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좋은 곳이 있었습니다.


“이 곳에 오래 살았지만 유람선은 처음 탔어요. 가까운 곳에 있으니 좋아요.”
“가을에는 모든 회원이 같이 가면 좋겠어요. 이렇게 즐거운데 안 올 수가 없지요!”


서로 인사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들이 기획단으로 함께 하셨던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 김연옥 박보경 안정효 이정자 장정옥 님 고맙습니다.


미리 장을 함께 본 김연옥 님, 정진숙 님 고맙습니다.


간식 포장하고 점심식사 식당 추천해주신 김연옥 님 고맙습니다.

 

근현대사박물관 입장료 내주신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 고맙습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차 사주신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 고맙습니다.  

물 2리터 12병 사서 나눠주신 심재보 님 고맙습니다.


각자 간식 가져와서 서로 알뜰하게 나눠주신 회원에게 고맙습니다.


아침 일찍 간식 사주시며 배웅해주신 김미경 과장님 고맙습니다.

 

합창단 전임자로 나들이에 함께 동행하며 차량 운전 해준 김국현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스타렉스 차량 대여해주신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햇볕교실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나들이 사진 전체 보기

https://photos.app.goo.gl/BGo75JeOD5G6lhtC3



Posted by 권 대익



스승의 날입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선생님이신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께

합창단 회원들이 작은 마음을 모았습니다.

 

 

"복지관에서 선생님들 차비라도 줘야 하는거 아니에요?"

 

합창단 회원의 이야기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복지관에서 작은 비용을 주신다는 것도 저희가 마다했어요.

어르신들과 이웃을 위해 제가 가진 것으로 나눌 수 있으니 제가 더 기뻐요." 

 

한 푼 받지도 않고 자원봉사로 활동해주시는

두 분의 선생님.

 

오히려 연습 할 때마다

조금씩 간식 싸와서 나눠주십니다.

 

 

고맙습니다.

두 분의 나눔을 보며 배웁니다.

 

두 분의 나눔이

합창단 회원의 마음에

깊이 깊이 뿌리 내리길 소망합니다.

 

 

삶을 노래하는

방화마을 합창단.

 

Posted by 권 대익




방화마을 합창단은 매주 늘 간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 송민현 반주자 선생님. 

그리고 여러 회원들까지 함께 나눠먹을 간식을 조금씩 가져옵니다.

 

각종 과자, 수박, 바나나, 커피, 사탕, 목캔디, 음료수 등등

 

함께 나누는 간식만큼 마음도 늘 풍성합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환영합니다

 

오늘은 기다리던 합창단 첫모임입니다. 10시 30분이 합창단 모임 시작 시각인데 직전까지 어르신학당 에어로빅 교실이 진행됩니다. 신나는 음악에 열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어르신들이 강당을 꽉 채웠습니다. 그 사이사이로 합창단 회원들이 한명씩 들어오셨습니다.


전화로 합창단 신청 해주신 분이 열 명 가량 되었습니다. 회원 분들과 함께 홍보한 홍보지, 현수막을 보고 전화를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기존 회원 분들이 친구 분을 데려오시기도 했습니다.


어르신학당이 끝나고 짧은 시간동안 함께 강당 세팅을 했습니다. 지휘자 정소영 선생님과 반주자 송민현 선생님께서 탁자를 설치해주셨습니다. 회원 분들도 의자를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기존 회원 분들에게 새로운 분들이 오시면 반갑게 인사 나눠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요거트와 빵을 간식으로 사오셨습니다. 기존 회원분들은 신규 회원분들이 마실 차를 대접했습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 했습니다. 풍성했습니다.


오늘은 잠들었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던 경칩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이제 봄이 왔습니다. 회원 분들이 함께 홍보에 참여했고 많은 분들이 새롭게 오셨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이제 새로운 한해를 처음 시작합니다. 

 

 


첫모임은 이렇게

 

 

 

먼저 김상진 관장님께서 인사 말씀 해주셨습니다. 지휘자·반주자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방화마을 합창단 분들이 즐겁게 노래하실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습니다.


작년 송년잔치 때 만든 동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기존 회원 분들은 지난 추억에 잠겼고, 신규 회원 분들은 우리 모임이 어떠한지 영상을 보며 함께 상상했습니다.

“영상을 보니 좋았어요. 처음 오신 분들도 집중해서 보셨어요. 저도 친구들이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집이 부천이라 함께하지 못해 부러워 할 정도였어요.”


모임이 끝나고 회원 분들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생각한대로 영상을 보면서 분위기가 따뜻해졌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을 소개했습니다. 전문적인 음악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구립합창단이나 다른 노래교실을 신청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우리 방화마을 합창단은 삶을 노래하는 합창단임을 강조했습니다.


복지관과 제가 합창단 분들에게 기대하는 바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합창단 모임으로 준비하고 운영하는 일을 회원 분들이 직접 주체적으로 하실 수 있도록 부탁했습니다. 지난 송년잔치도 이번 신규회원 홍보도 회원 분들이 직접 하셨습니다. 복지관이 합창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관이 합창단에 참여하는 주민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회원들이 서로 가깝게 지내시기를 바랐습니다. 작년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니 연말에는 서로 언니 동생하며 가까워졌습니다. 올해도 연말이 되면 한 동네에 계신 분들이 서로 인사하며 친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자기소개 하기

첫모임이니 서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냥 진행하면 말하는 것도 어렵고 듣는 것도 어려우니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먼저 A4용지에 자신의 이름과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단어를 적었습니다. 기존 회원 분들은 합창단의 매력과 자랑, 좋은 점을 적고, 새롭게 오신 분들은 합창단을 신청하신 이유와 기대하는 바를 적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예쁜 동요 음악배경에 모두 정성껏 자기소개를 써주셨습니다. 한명씩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권대익
공동체의 비타민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강서구에 중학교 때부터 살면서 방화중과 한서고를 졸업했습니다. 총각입니다. 합창단을 생각하면 따뜻합니다. 삶을 노래하는 합창단에서 펼쳐진 가슴 따뜻한 삶들이 기대됩니다.

 


정소영 지휘자님
지휘자입니다. 합창단에 오면 가족 같아서 좋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주고받는 것은 ‘나눔’입니다. 이 나눔들을 모든 회원님들과 풍성하게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신경숙 님
방화 11단지에 살고 있습니다. 합창을 하면 즐거워지고 경쾌합니다.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박보경 님
친구 신경숙 님 따라서 노래하고 싶어서 왔어요. 정가든에서 ‘다해’라는 별명으로 봉사하고 있어요.


 

 

 

홍해명 님
별명은 꽃순이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합창단에 와서 마음이 안정되고 즐겁고 기쁩니다.

 

 

 

 

이정희 님
방화동에 살고 있어요. 방화마을 합창단은 즐거운 곳입니다. 노래는 나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즐겁게 해줍니다. 지휘자 선생님과 반주자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정진숙 님
함께 어울리고 싶어서 참가하게 되었어요. 1103동에 살고 있어요. 감사드립니다.


 

 

 

 

김남희 님
합창을 통해서 좋은 분들과 같이 교제하고 싶어서 왔어요. 저녁에 일을 하다 보니 오전에 사람들과 어울림이 없었는데 이웃들을 만나고 싶어서 왔습니다. 좋은 교제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연옥 님
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활력소입니다. 행복과 열정이 살아 숨 쉬는 합창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정순 님
합창이란 나에게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이 시간에는 내 마음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별명은 땡글이예요. 

 

 

 

 

 

신재보 님
노래를 좋아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방길주 님
12단지에 삽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입단하고 싶습니다. 합창단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최부희 님
안정효 님 소개를 받고 왔어요. 처음 복지관을 와서 잘 모르겠어요. 즐겁게 다녀봐야 겠어요. 


 

 

 

안정효 님
방화마을에서 둘째 큰 언니예요. 방화동에 살아요.


 

 

 

 

이정자 님
별명은 깔끔이입니다. 12단지에 살고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합창을 하고 싶어서 왔어요.

 

 

 

 


장정옥 님
친구의 권유로 합창단에 오게 되었어요. 합창단이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아 오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홍경애 님
12단지에 살아요. 합창단에 오신 분들 환영합니다. 합창을 할 때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요. 일을 하다 피곤하다가도 합창단에 와서 노래를 하면 마음이 행복해져요.
개화산을 종종 산책하는데 작년에 불렀던 노래가 자동으로 나와요.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있지~” 우리 함께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송민현 반주자 님
목동에 살고 있어요. 지휘자 선생님과 학원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 송년잔치 하는 모습보고 저도 사람 냄새 나는 곳에 함께 섞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함께 부를 노래

 

 

자기소개를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올해 함께 부를 노래를 소개했습니다. 민요와 동요를 부를 예정이라 하셨습니다.

삶의 뜨거운 애환이 있는 소리로 민요를 부르고, 옛 추억을 생각하며 동요를 부릅니다. 연말 발표회 때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함께 동요를 주고 받으며 부를 생각도 하고 계신다 하셨습니다.

민요 ‘아리랑’과 동요 ‘노을’을 맛보기로 불렀습니다. 잔잔한 노래에 함께 마음을 담아 불렀습니다. 혹 함께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언제든지 제안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올해 함께 부를 노래가 기대됩니다.
이렇게 첫 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김희선 님 병문안

며칠 전 합창단 김희선 님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버스와 휠체어가 부딪쳐서 넘어졌는데 6주 정도 입원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입원 소식을 회원 분들에게 전했습니다. 카카오톡 방에서 함께 병문안 가기로 했습니다.


함께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점심식사 중이라 오래 있지 못하고 인사만 전하고 왔습니다. 지난 송년잔치 때 만난 둘째 딸도 함께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빨리 낫고 합창단에서 만나요.”
“딸이 엄마 간호 잘 해야해.”


서로 손을 잡고 인사했습니다. 빨리 퇴원해서 함께 합창단 모임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밝게 웃으시는 김희선 님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려운 일을 당하셨지만 서로 위로하는 모습이 따뜻했습니다.

 

 

 

함께하는 점심식사

병원을 나선 후 안정효 님께서 점심식사를 대접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지휘자 선생님, 반주자 선생님까지 함께 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동네에서 유명한 추어탕 집에 갔습니다.


함께 식사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모임에 오신 할아버지 한 분을 이야기 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신다는 할아버지, 함께 간식 나눠먹고 이야기 나눌 때 표정이 좋으셨어요. 연세도 많으신데 복지관까지 오시는 것도 대단해요. 노래가 힘이 되시면 좋겠어요.”


회원 분들께 아버님처럼 잘 섬기고 도와드리기를 부탁드렸습니다. 할아버지 뿐만 아니라 오늘 오신 회원 분들을 잘 섬기고 인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가족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다음 주에 모두 참여하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자녀 결혼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두런두런 나눴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두 선생님께서 학원에 늦으실까 빠르게 자리를 일어섰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첫 모임부터 따뜻하고 풍성했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날 날이 기다려집니다.

 

 

Posted by 권 대익

 

 

삶을 노래하는 방화마을 합창단 송년잔치 이야기




 

출근 열흘 만에 준비하는 연말 행사


새로운 기관에 출근한지 열흘 정도 지났습니다.

여러 사업 중에 ‘방화마을 합창단’이라는 주민모임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은 10여명의 주민이 매주 화요일 오전에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며 이웃을 만나는 모임입니다. 지휘자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시는 정소영 선생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김상진 관장님께서 교회에서 만난 분으로 합창단 활동을 제안하고 소개해주신 덕분에 우리복지관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년초부터 합창단 모임을 준비하였고 반주자와 단원들을 모집해서 6월부터 첫 연습을 시작한 모임입니다.


연말을 맞아 합창단 송년잔치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전임자와 주민들이 의논해서 결정된 일이었습니다. 원래 합창단 발표회로 하려 했으나 아직 연습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발표회는 내년에 하고 송년잔치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노래는 한 곡 정도 부르고 둘레 사람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으로 인수인계를 받았습니다.


첫 출근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주민모임 한 해 활동을 마무리하는 송년잔치를 기획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부담되고 어려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준비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송년잔치 궁리하기


송년잔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할지 궁리했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이라는 사회사업 가치를 어떻게 담아낼지 생각했습니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듭니다.’라는 복지관 미션도 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행사를 이루어 갈지 궁리하고 상상했습니다.


먼저 송년잔치 준비와 진행을 합창단 단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합니다. 행사 일정과 내용도 함께 정합니다. 장을 보고 행사장 꾸미는 일도 함께 합니다. 행사 진행도 되도록 합창단 단원이 하도록 높습니다.


복지관과 사회사업가가 진행할 수도 있지만 주민의 삶이니 주민이 이루어 가도록 거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직원이니 주민들에게 함께 준비하자고 부탁할 수 있는 좋은 구실도 있습니다.


송년잔치에 가족·이웃·친구를 초대합니다. 송년잔치에서 멋있는 공연을 근사하게 펼치면 둘레사람이 축하해줍니다. 행사가 끝나면 가족과 집에서, 친구와 근처 카페에서 담소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한파가 몰려오는 추운 겨울이지만 좋은 관계가 있으니 그 날 밤은 참으로 따뜻할 겁니다.

 
사회사업가의 관심은 ‘관계’에 있습니다. 합창단이 얼마나 공연을 프로 가수들처럼 잘하는지 보다 관계가 더욱 풍성해지고 생동하는 일에 더 관심을 둡니다. 


다시 정리하면 송년잔치가 합창단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고 이로써 둘레 사람과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1차 준비회의 


 



12월 7일(목) 저녁 7시에 송년잔치를 한다는 것만 정해져 있었습니다. 준비를 어떻게 할지,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혼자 계획하고 준비하기보다 합창단 단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로 생각했습니다. 연습을 조금 일찍 끝나고 함께 송년잔치 준비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한 명 한 명 만나서 어떻게 진행할지 여쭙고 궁리할 수 있었을 텐데 당장 다음 주가 송년잔치라 빠르게 기획해야 했습니다. 제가 함께 이야기 나눠야 할 주제와 내용을 정리해서 회의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시간, 장소, 중점적으로 함께 준비할 분, 예상 인원, 일정, 음식준비, 테이블 세팅 방식, 예산, 역할 분장 등 논의해야 할 일과 제가 생각하는 초안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다음 주가 당장 우리 송년잔치에요. 결정해야 할 일이 많은데 제가 복지관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일이 많아요.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도와주세요.”


회의 자료에 적힌 순서대로 하나하나 여쭈었습니다. 구체적인 자료가 있으니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셨습니다. 제가 생각한 초안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보태지니 금방 전체적인 그림이 나왔습니다.  


“피자나 탕수육 같은 배달 음식은 별로에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이랑 날씨가 추우니 어묵탕 하면 좋겠어요. 제가 어묵탕을 준비할게요.”


“어묵탕은 수협 마트에 가야 싸요. 직접 꼬치를 끼우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거기는 모두 만들어진 것도 저렴하게 팔아요.”


“공연은 합창단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끝나면 그 때 하면 좋겠어요.”



장을 보고, 행사장을 준비하는 일도 도와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 동네를 잘 모르고 좋은 음식 재료 고르는 것도 못하니 함께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담당자인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정도 있었습니다. 회원 한 명 한 명이 앞에서 한 해 활동 하시면서 어떠셨는지 배움·소망·감사의 내용을 담아 발표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대표로 한 두 명만 발표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인원이 많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는 잔치니 짧게라도 모두가 발표하면 좋겠다고 다시 부탁드렸습니다. 즉석에서 말하면 긴장이 되고 어려울 수도 있으니 미리 글로 써오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주민들도 이해하고 그렇게 준비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오늘 나온 1차 회의를 정리해서 다음 주에 2차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차 준비회의


행사 이틀 전입니다. 이 날 역시 연습을 일찍 끝내고 2차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다시 회의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내용을 살펴보며 다시 조정해야 할 일을 점검했습니다. 준비해야 하는 일도 살피고 역할 분장을 했습니다.


“합창단을 소개하고 진행하는 사회자는 누가 하면 좋을까요? 저는 입사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게 많아 맡기 어려워요.”


연세가 있으신 왕언니가 진행할지, 젊은 사람이 사회를 볼지 논의하다가 지휘자 선생님께서 사회를 보시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사러 가야 하는데 어디서 사야 하나요? 근처 저렴한 마트나 시장을 제가 잘 몰라요. 함께 가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주민들과 함께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오후 각각 시간이 되는 일정에 따라 두 팀으로 나누었습니다. 오전에는 김연옥 님과 김정순 님이 수협마트에서 어묵탕과 여러 음식을 사기로 했습니다. 오후에는 홍경애 님과 신경숙 님이 김밥과 닭강정을 사기로 했습니다.


미리 주민들과 전화로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지휘자님께 감사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복지관 예산도 있지만 회원들이 조금씩 돈을 보태어 선물을 사면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작은 금액이라 부담도 없고, 지휘자님께 감사한 마음이 크니 그렇게 하시기로 했습니다. 선물을 무엇으로 살지, 어디서 사야 할지도 여쭈었습니다.


이렇게 행사 준비를 마쳤습니다. 두 번의 준비회의에서 기획부터 역할분장까지 모두 논의했습니다.




 

함께 장보기


드디어 행사 당일입니다. 주민들의 행사이니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준비합니다. 시장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 서로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매 주 화요일 반 년 동안 합창단 연습을 해오셨는데 아직 서로 이름도 정확히 잘 모르셨습니다. 함께 준비하는 시간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실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장을 보기로 한 김연옥 님과 김정순 님과 수협마트에 갔습니다. 동네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아오신 주부이시니 어묵은 근처 대형마트보다 수협마트가 더 싸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다. 장을 보기 전에 김연옥 님께서 어묵꼬치를 사주셨습니다. 맛있다고 순식간에 다 먹으니 장을 보고 나서는 김정순 님께서 어묵꼬치 또 하나 사주셨습니다. 이렇게 먹는 것이 장볼 때의 재미입니다.


 


전체 사용 가능한 예산만 미리 알려드리니 사야할 목록과 예상금액을 모두 적어오셨습니다. 저는 카트를 끌고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습니다. 마지막에 카드만 내밀고 결제만 했습니다.


지휘자 님께 드릴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갔습니다. 스카프와 장갑을 사기로 해서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저는 뒤에서 사진만 찍었고 두 분이 백화점 직원과 한참 이야기 나누며 예쁜 선물을 골랐습니다.


장을 모두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김연옥 님과 김정순 님이 함께 점심을 먹자고 제안해주셨으나 아쉽게도 복지관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오후에는 홍경애 님과 함께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오시기로 했던 신경숙 님은 병원에 급하게 가야해서 못 오신다고 연락 오셨습니다. 복지관 근처에 있는 방신시장에 갔습니다. 김밥과 닭강정을 사기로 했고 어느 가게에서 사야 할지 이미 모두 파악해놓으셨습니다. 저는 결제만 하고 짐만 들었습니다. 시장을 오가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눴습니다. 화요일에는 노래 연습하느냐 많이 이야기 나누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이야기 나누며 가까워졌습니다. 




행사장 세팅하기


복지관 행사장 세팅을 해야 합니다. 같은 팀 동료들은 모두 여러 일정으로 사무실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에게 조금씩 일찍 와서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김연옥 님은 전 날 집에서 2시간 넘게 끓인 어묵탕 육수를 가져오셨습니다. 김희선 님은 이제 곧 20살이 되는 첫째 딸을 데려왔습니다. 풍선아트 자격증이 있어 풍선을 불고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준비물을 가지러 사무실을 오가다보니 테이블과 의자가 모두 세팅이 되어 있었습니다. 홍해명 님, 신경숙 님이 일찍 오셔서 준비해주셨습니다. 저는 노트북과 빔프로젝트만 설치했을 뿐 주민들이 행사장 준비를 모두 하셨습니다.


 


정소영 지휘자 님은 A4 용지에 ‘2017 방화마을 합창단 삶을 노래하다’라는 글씨를 출력해오셨습니다. 무대 앞과 옆에 붙이니 행사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습니다.




우리는 방화마을 합창단입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니 회원들이 초대한 가족·친구·이웃이 한 명 한 명 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한 식사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30여명 정도 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오셨습니다. 부모님, 남편, 아들, 딸, 사위, 친구, 이웃을 초대했습니다. 증조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4대가 온 가정도 있었고, 예비 사위까지 온 가정도 있었습니다. 서로 반갑게 맞이하고 인사했습니다. 사람이 모이니 잔치 분위기가 납니다.


정소영 지휘자님의 사회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한 해 동안 어떻게 활동했는지 소개해주셨습니다. 김상진 관장님께서 인사말씀 해주셨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과 합창단 회원들, 찾아온 둘레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복지관이 내년에 어떻게 일할지 소개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앉아 있는 합창단 단원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였습니다. 서로 담소 나누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동영상 만들기


행사를 준비하며 둘레 사람에게 합창단이 어떻게 활동해 왔는지 소개해 줄 수 있는 동영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동영상에 관심이 있어 복지영상 이성종 선생님께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행사를 위한 영상 제작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고 감동이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2차 회의 때 핸드폰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회원 한 명 한 명 합창단이 자신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휘자 님의 이야기도 인터뷰 했습니다. 열심히 연습하는 장면도 찍었습니다.


“삶의 풍성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부르는 이 노래는 뜨거워요. 듣는 사람이. 참 따뜻하고 뭉클하거든요. 우리는 이 메세지를 전달하면 되는 거예요. 우리 삶이 살아온 과정도 사랑으로 남은 과정도 사랑으로. 아셨죠? 파이팅!”


연습을 하며 지휘자 님이 회원에게 한 이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합창단이 자랑할 수 있는 건 화려한 기교와 실력을 뽐내는 노래가 아니라 따뜻하고 뭉클한 노래였습니다.


“우리 합창단을 삶을 노래하는 팀이에요. 우리 송년잔치 이름을 ‘방화마을 합창단, 삶을 노래하다.’로 하면 어때요?”


삶을 노래하다. 저의 제안에 회원들 모두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행사 전 날 열심히 편집했습니다. 송년잔치에 온 둘레 사람들에게 합창단을 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삶을 노래하는 합창단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편집 내내 즐거웠습니다.


행사 당일 동영상을 상영했습니다. 강당의 큰 화면에 회원들의 모습이 나오니 모두 집중하셔서 보셨습니다. 영상을 통해 곧 있을 공연에서 합창단원의 마음과 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삶을 노래하는 합창단, 삶을 응원하는 가족


드디어 송년잔치의 하이라이트, 합창단 공연입니다. 멋지게 등장해서 차분히 인사했습니다. 아름다운 피아노 반주 선율이 흐릅니다. 그 선율 위에 합창단의 목소리가 더해집니다. 삶을 노래하는 따뜻한 목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 한 명 한 명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큰언니 안정효 님이 미리 써 온 글을 읽으셨습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김국현 선생님, 지휘자 선생님 덕분에 재미있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주일 중에 합창 시간이 제일 기다려지네요.”


A4용지가 파르르 떨렸습니다. 울먹이며 소감을 이야기 하시니 강당이 숙연해졌습니다. 따뜻함이 넘쳤습니다. 발표가 끝나면 합창 단원과 둘레 사람이 꽃 한송이를 전하며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김상진 관장님께서도 회원 한 명 한 명 안아주시며 응원해주셨습니다.


 


“합창단은 혼자서 하지 않고 여럿이 함께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노래가 좋아서 하게 되었는데 단원들과 함께하니 너무 즐거워요. 오늘 이 자리에서 또 며느리, 친정엄마, 손자까지 와서 축하해주니 더욱 기뻐요.”


홍경애 님이 발표가 끝나자 며느리가 무대에 올라와 꼬옥 안아주셨습니다.


“여기 오니까 내 마음이 점점 더 따뜻해진다고 할까? 합창단에서 많은 언니와 선생님과 함께 하니 너무 행복해요. 2017는 합창단 덕분에 우리 가족도 화목하고 행복해요. 오늘 신랑과 딸까지 와서 축하해주니 더없는 감격스러운 밤이에요.”


김연옥 님의 발표가 끝나자 남편이 무릎을 살짝 굽히며 꽃 한송이를 전하고 안아주셨습니다. 


김희선 님은 부끄러움이 많으셔서 대신 딸이 나와서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늘 앞에 나와서 합창단 공연을 해주셨는데 저는 엄마가 노래 부르는 걸 처음 봤어요. 뜻 깊은 것 같아요. 제가 19살인데 20살 되기 전에 엄마에게 선물받은 느낌이에요. 앞으로도 이런 선물이라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감동이 넘쳤습니다. 따뜻합니다. 행사 준비하느냐 고단했던 피곤함이 싹 가셨습니다. 가족과 이웃과 함께 안아주고 응원하는 모습이 감사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의 멋진 축하연주


회원들의 발표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지휘자 선생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무런 보수 없이 합창단 활동을 이어온 선생님에게 회원들이 준비한 감사의 선물을 전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지휘자 선생님과 동료 한 분의 축하연주가 이어졌습니다. 두 명이 함께 피아노를 치는 특별한 공연입니다. 조용한 강당에 아름다운 연주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주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넋을 잃고 연주에 빠져들었습니다.


무대에서 다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의 아들이 멋진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정겨웠습니다.



 

행사장 마무리도 회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복지관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설거지와 바닥청소까지 완벽하게 하셨습니다.




전임자 김국현 선생님


방화마을 합창단의 전임자는 김국현 선생님입니다. 복지관 부설기관인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일하시게 되면서 제가 이 모임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인수인계를 받을 때 눈물을 글썽이는 김국현 선생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만큼 정성과 애정으로 이어왔던 모임을 놓게 되니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저 역시 이직하면서 주민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겪었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수인계 할 때도 송년잔치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꼭 초대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송년잔치를 준비하면서도 회원들도 김국현 선생님이 오시는지 여러 번 확인하고 물으셨습니다. 6개월 동안 얼마나 정성껏 만나 오셨는지 느껴졌습니다.


송년잔치가 풍성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도 이전까지 송년잔치를 준비하고 기획해온 김국현 선생님 덕분입니다. 전임자의 애정이 담긴 모임이니 저도 더 정성껏 열심히 모임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국현 선생님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행사와 겹쳐 방화마을 합창단 송년잔치는 끝까지 계시지 못하고 한 시간 정도 함께 있었습니다. 무대에서 소감도 나누셨고, 회원 한 명 한 명 따로 찾아가 인사를 드리셨습니다. 사업을 마무리하고도 이렇게 주민을 기억하고 찾아오시는 모습이 감사했습니다.


그 날 밤, 김국현 선생님께 감사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따뜻한 송년잔치를 준비한 것에 감사, 좋은 모임을 그동안 이끌어 오신 것에 감사를 서로에게 표현했습니다.




행복이 전염되다


송년잔치가 끝나고 다음 날, 김연옥 님께 전화로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김연옥 님, 함께 장도 보고 행사도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행사가 풍성했어요.”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해요. 송년잔치 덕분에 두 딸과 첫째 사위, 둘째 예비 사위까지 모였어요. 꽃다발도 받았는걸요. 그 날 온 가족이 모여서 가족잔치 했어요. 집에 돌아가서도 밤늦도록 이야기 나눴어요. 행복했어요. 고맙습니다.”


행복하시다는 김연옥 님의 말씀이 고마웠습니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든다는 복지관 미션을 생각했습니다.


행복. 행복은 물질적인 것에서 오기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좋은 관계에서 오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행복하시다는 주민의 말에 저의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역시 행복은 전염되는 건가 봅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납니다


한 주가 지나고 화요일 오전이 되었습니다. 송년잔치에 참여한 회원 분들과 둘러 앉아 송년잔치가 어떠했는지, 초대한 가족·친구·이웃이 어떻게 느끼셨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한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나누니 하하호호 웃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이야기 나눴습니다. 정소영 지휘자 선생님께서 함께 일하고 계시고 축하연주를 해주셨던 송민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환경과 실력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이 날 만큼은 사람을 볼 수 있고 삶을 노래하는 것을 보셨다고 하셨어요. 공간이 소박해도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하셨어요.”


사람 냄새. 사회사업가에게 최고의 칭찬입니다. 기분이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화려한 기교와 실력을 뽐내는 송년잔치가 아니라 둘레사람과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바람을 잘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김연옥 님도 소감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송년잔치에서 노래를 부를 때 내가 감동 먹었어요. 여기 있는 언니들과 함께 노래한다는 자체가 감격스러웠어요. 눈물이 나서 목소리가 잘 안나올까봐 참으면서 노래했어요. 함께 노래하는 우리 단원들은 이제 식구에요. 식구. 고맙습니다.”


행사 당일에 찍었던 영상을 함께 봤습니다. 노래 불렀던 모습, 소감 나누었던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추억에 잠겼습니다. 가족을 초대하지 못한 회원은 내년에는 꼭 모든 가족을 초대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송년잔치로 한 해 합창단 활동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이웃들과 아름다운 노래, 삶을 노래하는 노래로 가슴 따뜻한 시간을 보내시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1. 바쁜 일정 속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송년잔치에 참여해주시고, 회원 분들 소감발표가 끝날 때마다 꼬옥 안아주셨던 김상진 관장님, 고맙습니다.


2. 다음 날 큰 행사가 있었음에도 송년잔치에 참여해주시고, 영상 찍어주시고, 뒷정리까지 함께 해주신 김수재 선임 과장님께 고맙습니다.


3.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이 많았는데 신입직원이라 어디에 물건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빔프로젝트와 노트북 설치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그 때마다 웃으며 친절하게 물건 찾아주시고, 세팅 해주셨던 정우랑 팀장님, 고맙습니다.


4. 행사 준비하는데 도울 일이 없는지 물어봐주시고, 종이 현수막 붙여주시며 도와주신 손혜진 주임님, 고맙습니다.


5. 햇볕교실 일정이 있음에도 시간을 쪼개어 참여해주시고, 영상 찍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전임자 김국현 선생님, 고맙습니다.


6. 일정이 있어 참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응원해주신 지역조직팀 권민지 주임 님, 신미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7. 오전에 시장 볼 때 도와주시고 맛있는 어묵꼬치 사주셨던 김연옥 님, 김정순 님, 고맙습니다.


8. 오후에 시장 볼 때 함께 동행해주셨던 홍경애 님, 고맙습니다. 오가며 여러 이야기 편하게 나누었습니다.


9. 집에서 맛있는 차 끓여와서 합창단원들에게 나누어주셨던 안정효 님, 고맙습니다.


10. 일찍 와서 테이블과 의자 세팅 도와주신 홍해명 님, 신경숙 님, 주경순 님, 고맙습니다.


11. 전임자 김국현 선생님께 드릴 장미꽃과 지휘자 정소영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사와서 나누어 주신 김희선 님, 고맙습니다.


12. 행사가 끝나고 끝까지 남아 뒷정리까지 깨끗하게 도와주신 김연옥 님, 홍경애 님, 김정순 님, 고맙습니다.




슈퍼비전과 격려의 글


김상진 관장님


2016년 어느 가을 날 문득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면 어떨까?’


재미와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원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처음엔 기관장의 의지로 제안을 하니 조금은 부담스러운 눈빛이었으나 이상하리만큼 꼭 진행하고픈 마음가 들어 강력히(?) 주장하여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누구에게 지휘를 부탁드릴까 고민하다가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 중 정소영 지휘자님 얼굴이 보입니다. 제 친구 중에 성악을 전공하고 외국 유학도 하고 지금은 대학교수로 있는 분도 계시지만 정소영 지휘자님 얼굴만 보이더군요. 그래서 부탁을 했습니다.


“제가 필요한가요? 그럼 제가 해야죠!”


흔쾌히 응해주신 정소영 지휘자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방화마을 합창단’입니다.


시간이 흘러 송년회를 한답니다. 궁금했습니다. 어떤 모습일까? 노래는 잘 하시겠지? 몇 분이나 오실까? 송년회가 시작됩니다. 감동입니다. 가족이, 이웃이 함께 합니다.


삶을 노래한다는 지휘자님의 말씀에 넋을 놓고 합창을 들었습니다. 근래에 들었던 최고의 노래입니다.


합창단원 한분 한분을 안아드렸습니다. 따듯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정소영 지휘자님! 그리고, 합창단원 주민님들! 전임자 김국현 사회복지사님! 담당자 권대익 주임님! 고맙고, 축복합니다. ♡



김은희 부장님


항상 준비와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권대익 주임님!


합창단 송년잔치 함께 돕지 못해 미안한 마음 가득했습니다. 이틀 내내 교육 참여하느라 궁금하기는 했으나, 주민들의 도움 받으며 정말 감동적으로 잘 마무리 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합창단 회원들은 의리가 있는 분들입니다. 전임자인 김국현 선생님이 다른 업무로 변경되어 합창단을 새로운 선생님이 맡아 주실 거라 말씀드렸을 때 무척 섭섭해 하고 저에게도 그러한 감정을 드러내셨습니다. 전임자가 애정을 많이 쏟아서 모임을 도왔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 가득하여 그러한 표현을 하셨을 것입니다.


지금은 또 현 담당자인 권대익 주임과 정을 쌓아가고 계신 듯 합니다. 수협에서 장보며 나눠먹은 어묵 만큼이나 따끈따끈한 정이 묻어납니다.


글을 읽고, 올려준 동영상을 보며 송년잔치가 정말 감동적이고 행복한 시간이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회원 한 분 한 분 합창단의 일원으로 함께 잔치를 준비해주시고, 한 해 활동하시며 어떠하셨는지 발표해달라는 담당자의 부탁도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처음이라 긴장되고 부담스러웠을 텐데도 준비해서 발표해주신 합창단 회원님들께 감사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회원들이 정성으로 선물 준비해 주시니 선물 받으시는 지휘자님께서 고마워하셨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함께 그 시간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셨을 듯합니다.


따뜻하고 뭉클한 노래! 삶의 노래!


나의 가장 가까운 가족, 친지, 지인을 초대하여 사랑하는 마음 담아 들려드리며 감동을 함께 나누고 축하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을지?


글을 읽으며,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고 코끝이 찡해집니다. 숨 가쁘게 회원들과 함께 의견 나누고, 계획하고, 장보고, 준비한 잔치가 참 따뜻하고 사람내음 나는 잔치라서 고맙습니다.


사회사업 가치에 맞게 복지관의 미션에 맞게 실천해 준 권대익 주임님! 서로 뜻을 맞춰 함께 할 수 있고, 실천으로 감동주어 고맙습니다. 즐겁게 오래도록 함께 일하며 응원하고 싶습니다.




* 합창단 송년잔치 현장 모습 스케치 영상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