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원활동 했는데, 가슴에 느낀 것이 많아!

 

 

이 날은 도우기 첫 활동이 있는 날입니다.

 

신입 사회복지사로 동네 아버지들의 모임 도우기를 담당하면서 첫 활동을 하기까지 여러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선배들과 주민들께서 잘해오셨던 이 모임을 돕는다고 생각하니 긴장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소개팅을 앞두고 이성을 기다리는 심정의 설레임도 있었습니다.

 

지난 신년모임 후에 첫모임 날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조금씩 틈을 내어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같은 방학2동에 위치한 화랑설비 신승갑 선생님과 도배마을 김형기 선생님, 건강원 이충열 선생님은 밑반찬 배달을 하거나 가정방문 등을 하면서 지나갈 때마다 잠깐씩 인사드리고 활동을 의논했습니다.

도우기 총무 김신환 선생님과 화랑설비 신승갑 선생님은 사전에 집수리 요청이 들어온 어르신들의 집에 방문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답사를 함께 해주셨습니다.

 

도배마을 김형기 선생님은 찾아뵐 때마다 맛있는 커피를 타주시며 도배 활동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질문들에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건강원 이충열 선생님은 늘 밝게 인사를 받아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들려주시며 편안하게 해주셨습니다.

 

조금 떨어진 동네에 살고 이날 이런저런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여러 회원들도 다음에는 꼭 참석하겠노라고, 다른 회원에게 미안하다고, 참석한 회원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사업을 진행하는 사회복지사인데 이렇게 든든하게 함께 해주시는 회원 덕에 편안하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4월 27일 토요일 9시 30분 모임시간이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전 날 확인전화를 드리니 사정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더군다나 당일 아침에 함께 하기로 했던 분들도 각자의 사정으로 못오신다는 분이 두 명 이상이 되었습니다.

 

큰 도배 작업을 앞두고 2~3명 정도의 인원으로 일을 진행하게 생겼으니 아침에 마음이 얼마나 안절부절 불편했는지 몰라요. 특히 이 날은 북극성이라는 자원활동단체 활동도 있는 날이라 담당자로 도우기 작업 뿐만 아니라 북극성 활동도 신경을 써야 하니 마음이 더 조급했습니다.

 

아침에 북극성 자원활동 준비를 돕느냐 조금 늦게 도우기 모임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도배마을 김형기 선생님께서 원래는 가게에 있는 기계로 풀칠만 해주기로 하셨는데 이런 상황을 아시고 직접 작업을 진행해주셨습니다. 그동안 도배작업은 직접 손으로 했는데 김형기 선생님 덕에 기계로 손쉽게 풀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도우기 활동의 오랜 경력을 가지신 김신환 선생님께서도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주셨습니다. 이 모습을 본 전문가 김형기 선생님게서 꼼꼼하고 깔끔하게 작업을 잘 한다고, 조금만 더 해보면 완벽하게 잘 할 수 있을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건강원 이충열 선생님께서는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과 마음으로 작업하는 내내 웃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작업도 처음하신다고 하는데 쓱싹쓱싹 빠짐없이 꼼꼼하게 일해주셨습니다.

 

 

 

복지관 동료 이정현 선생님께서는 당직에다가 여러 일도 하고 계셨는데 손이 부족하다하니 만사 제쳐놓고 작업을 도와주셨습니다. 김치 냉장고도 혼자 옮기려하고, 벽에 붙은 낡은 벽지도 떼어내고, 여러 필요한 물건을 찾아서 도우기 회원 분들에게 건네주시며 일을 도왔습니다. 옷이 더려워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열심히 작업해주셨어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작업이 마법처럼 조금씩 조금씩 완성되어갔습니다. 오랜 경력과 기술을 가지고 게신 도우기 회원 분들이 여러 공구와 기계를 활용해서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과정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벽에 못하나 박는 것도 어려워하는 저는 이런 작업을 넋을 놓고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런 벽지가 깨끗하고 깔끔한 도배지로 집 안에 붙여지니 마치 새집처럼 방이 환해졌습니다. 할머니께서도 마음에 든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작업 전 날에는 도배마을 김형기 선생님께 할머니께서 직접 벽지를 선택하고 고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복지관에서 도움을 드리는거지만 어르신이 당당하고 삶의 주체이자 주인이 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도배와 장판을 할 때 스스로 마음에 드는 것을 여러가지를 비교하고 고르니 할머니도 그렇게 하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이 마음을 잘 알아주셨는지 꼼꼼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늘 작업한 할머니의 집은 도배마을과 건강원 바로 뒷 편에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도 함께 했는데 평소에 얼굴은 알지만 이야기도 못나눴었는데 이렇게 이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도우기 회원들이 평소에도 가까운 곳에서 서로 인사하고 정을 나누며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만남이 더불어 살아가는 끈끈한 이웃의 정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생각보다 작업이 늦어지면서 저녁식사 때가 지나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저녁 늦게 식사를 함께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도우기 신입 회원으로 오늘 처음 자원활동을 하신 김형기 선생님께서는 일을 하면서 마음에 느끼는 것이 많았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특별하다고 하셨습니다. 자원활동을 마치고 나니 마음에 느끼는 것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아마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으니 육체적인 힘듦과 시간비용보다 더 큰 보람과 풍성함을 느꼈겠지요.

 

특히 오늘하루는 이 자원활동을 위해 다른 일은 미루고 시간을 비워두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시간에 다른 일을 하게 되면 그만큼의 경제적 수입이 있으신데도 함께 활동을 해주신 것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렇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도우기 활동 때 사용하는 도배지는 후원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처음부터 많이 하시면 부담될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럼 절반만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활동이지만 크게 마음을 써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했습니다.

 

도우기 초기멤버 김신환 선생님께서는 도배 뿐만 아니라 방충망 설치와 유리교체까지 세세하게 여러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오래 일하다보니 담당직원의 마음을 잘 안다고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전 답사부터 현장에 여러 작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꼼곰하게 챙겨주셨습니다. 그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건강원 이충열 선생님 역시 도우기 신입 회원으로 처음 활동해주셨습니다. 처음인데도 도배부터 장판까지 모든 작업에 적극적으로 해주셨습니다. 빗자루질도 제가 하겠다고 해도 여러 신경 쓸 일이 많으니 자신이 직접 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해주셨습니다. 작은 일조차도 먼저 솔선수범해주시니 감사했고 귀감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작업할 때부터 식사 할 때까지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웃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도우기의 비타민과 같은 존재이셔요.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작업한 2013년 도우기 첫 활동!

 

몸은 고되지만 좋은 이웃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마음만은 풍성했습니다. 본인의 일상에서 조금씩 나누는 이런 활동이 동네에 조금씩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이웃과 나눔이 있는 방학동 우리동네, 참 좋습니다. 벌써 다음 달 활동이 기다려집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