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하는 방화마을 합창단 홍보 


어느 겨울보다 매섭게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있습니다. 겨우내 복지관 여러 모임과 프로그램이 겨울방학으로 한산했습니다. 봄을 맞이하며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합니다. 


방화마을 합창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연말 송년잔치와 송년 모임을 마치고 1,2월은 방학으로 쉬었습니다. 3월부터 새롭게 방화마을 합창단을 시작합니다. 


연초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원모집입니다. 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였지만 회원은 9명입니다. 몇 주 전 주 씨 아저씨가 돌아가시면서 8명이 되었습니다. 합창단인 만큼 신입 회원 모집이 더 필요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했습니다. 홍보를 어떻게 할지 궁리했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일이 주민의 일이자 삶이니 주민과 함께 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송년잔치도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잘하신 경험도 있으니 홍보도 함께 해볼 만하고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지역주민의 주체성’이라는 복지관 미션도 생각하니 더욱 주민과 함께하는 일이 뜻깊다고 생각했습니다. 



홍보지 만들기 


먼저 홍보지를 만들었습니다. 합창단 회원 분들은 컴퓨터 다루는 일을 어려워하셔서 홍보지를 만드는 일을 부탁드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동안 황제떡볶이 사장님을 만나오며 옛날에 홍보 일을 하셨다는 이야기가 기억났습니다. 합창단 모임 내용을 출력해서 찾아뵈었습니다. 홍보지를 만들어주실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당신은 홍보 글귀를 만드는 카피라이터 일을 하셨고 디자인은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해하셨습니다.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저도 디자인 감각이 없어 다른 동료가 만든 파워포인트 디자인에 글씨만 바꾸었습니다. 합창단 회원과 지휘자 선생님께 보여드리며 내용이 괜찮은지 여쭈었습니다. 모두 예쁘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앞으로 마을인사를 다니며 홍보지 잘 만드는 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좋은 분을 만나 홍보지 만들 때 부탁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리사무소 방문하기




복지관이 위치한 11단지 12단지 아파트에 홍보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엘리베이터나 1층 게시판에 홍보지를 부착하고자 했습니다. 홍보지 부착은 관리사무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김연옥 님에게 함께 가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12단지에 살고 계시고 이전에 통장 활동도 오래도록 하셨습니다. 통장님으로 관리사무소도 익숙하실테니 더 잘 하시리라 생각했습니다. 합창단의 일이니 합창단 회원이 직접 홍보하실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입직원으로, 관리사무소 직원만 만나 홍보지 부착을 승인 받는 일을 넘어 관리사무소 소장님께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복지관을 대표하여 인사드리기에는 어려워 김미경 과장님께 함께 가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동행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함께 할게요.”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든든했습니다. 


양쪽에 합창단 회원과 복지관 선배인 과장님과 함께 관리사무소에 방문했습니다. 12단지 주민이신 김연옥 님은 직접 합창단을 소개하고 용건을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전 통장님이고 현 통장과도 친하시다고 하셨습니다. 


아쉽게도 12단지 관리사무소에는 관리소장님이 회의중이시라 뵙지 못했습니다. 홍보지 부착 관련해서 소장님의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라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김연옥 님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직접 소장님과 통화하시기로 했습니다. 오후에 김연옥 님 연락을 받았습니다. 


“관리사무소와 통화했어요. 직접 아파트 단지 게시판마다 붙여 주신대요.” 


11단지 관리사무소에도 방문했습니다. 김미경 과장님께서 소장님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저와 김연옥 님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합창단 활동도 소개해드리니 엘리베이터와 게시판 모두 붙일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습니다. 


11단지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수급비를 받는 분 외에 정부 지원 없이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과 함께 이런 분들을 함께 잘 돕자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 통반장님을 만나 인사드린 이야기를 말씀드렸습니다. 잘 만났다고 하셨습니다. 통반장님께서 구석구석 많은 이웃을 알고 잘 돕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뒤 통장 모임이 있는데 그 때 초대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11단지 홍보지 붙이기 


11단지는 5개동을 다니며 직접 홍보지를 붙여야 합니다. 엘리베이터와 게시판까지 총 19장의 홍보지를 부착 할 수 있습니다. 


합창단 회원 중에 11단지에 살고 계신 홍해명 님에게 전화드렸습니다.


“홍해명 님, 안녕하세요? 우리 방화마을 합창단 신입 회원 모집을 위해 홍보를 하고 있어요. 11단지 엘리베이터와 게시판에 홍보지를 붙여야 하는데 혼자 하기 힘들어서요. 함께 해주실 수 있으세요?”


“오늘 바로 가지요. 오후에 사무실로 갈게요.” 


매일 복지관에 오시는 분이신데 몇 주 전 겨우내 몸이 안 좋으셔서 집에서 쉬셨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합창단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셨습니다. 몸이 회복되셨는지 며칠 전부터 다시 복지관에 나오셨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부탁드린 겁니다. 


홍해명 님과 함께하는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홍보지 붙이는 일이 좋은 구실이 되었습니다. 평소 인사만 나누었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조금은 더 친해지고 이야기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약속한 시간 보다 먼저 사무실로 찾아오셨습니다. 홍보지를 붙이려면 칼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직접 챙겨 오셨습니다. 지팡이를 짚으면서 오셨습니다. 조금 불편하게 걸으셨지만 당당하게 저를 안내하시면서 걸으셨습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함께 다녔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홍보지를 직접 붙이셨습니다. 어디가 잘 보일지 궁리했습니다. 홍보지를 붙이면서 엘리베이터에 타시는 주민 분들에게 먼저 인사하셨습니다. 


“홍해명 님, 누군지 아시는 분이세요?”

“아니요.” 


함께 웃었습니다. 아마 합창단 홍보지를 붙이고 다니시니 모르시는 분에게도 먼저 인사하신 듯 합니다. 제가 먼저 만나는 분들에게 인사하니 그 모습을 보고 함께 인사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먼저 인사 해주신 홍해명 님께 고마웠습니다. 서로 인사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동네 상가에 홍보지 붙이기 


오전에 안정효 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홍보지 붙이러 가신다고요? 아까 김연옥 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홍보지도 붙여야 하는데 자기는 일이 있어 못가니 저에게 함께 하면 좋겠다고 연락 받았어요.”


홍보지 붙이는 일을 단체 카톡방에 부탁드렸었는데 모두 연세가 있으시고 날씨가 추워 나오시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 괜찮으신지 여쭈니 집에만 있어 몸이 근질근질 하시다며 복지관에 오시기로 하셨습니다. 복지관과 조금 떨어진 곳에 살고 계신데 걸어오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인근 상가, 교회, 카페를 다녔습니다. 방문한 목적을 안정효 님과 함께 설명했습니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도 합창단 활동을 해요. 작년에 송년잔치를 했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어요. 거기 유튜브에도 올라가 있어요.” 


홍보지도 서로서로 잡아주며 함께 붙였습니다. 70세가 훨씬 넘으셔서 계단 오르내리는 일도 힘겨워하시는데 웃으시며 함께 다녔습니다. 덕분에 저도 재미있게 힘들지 않게 다녔습니다.


“이렇게 함께 다니니 재밌어요. 점심도 잘 못챙겨 먹었는데 배고픈지 모르고 다녔어요. 길만 오갔지 이렇게 식당이 있는지도 잘 몰랐어요.” 




오후 5시. 저녁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는데 복지관에 일이 있다 말씀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전화 드렸습니다.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여전히 수화기 넘어 재밌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홍보.


주민과 함께 홍보했습니다. 각자의 생활로 바쁘고, 몸도 불편하고, 연세도 있으셔서 잘하실 수 있으실지 걱정했지만 즐겁게 함께 했습니다. 당신이 속해있는 방화마을 합창단 홍보활동을 직접 하셨으니 모임의 애정도 더욱 깊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첫 합창단 모임을 상상합니다. 여러 주민들이 새롭게 참여하시겠지요.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여쭈면 아파트 홍보지, 동네 상가 홍보지를 보고 오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 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홍보지는 여기 계신 회원 분이 붙이신거예요.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홍보지도 직접 붙이는 방화마을 합창단. 올해 활동은 또 얼마나 풍성할까요? 기대됩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