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3일. 입사한지 꼭 100일이 되는 날입니다.
2017년 9월, 서울시에서 복지관 표준인력을 확정하면서 저보다 한수현·손혜진 선생님이 먼저 입사했습니다.
나이도 경력도 비슷한 두 분이 함께 입사하면서 서로 알뜰하게 잘 챙기고 섬겼습니다. 며칠 빨리 입사한 손혜진 선생님이 입사 100일이 되었을 때 한수현 선생님이 예쁜 꽃바구니를 선물했습니다. 곧 이어 한수현 선생님의 입사 100일 때 손혜진 선생님이 깜짝 파티를 하기도 했습니다. 입사 100일을 축하하는 문화는 처음이었습니다.
제 입사 100일이 다가왔습니다. 한수현 선생님께서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으셨습니다. 민망하여 아무말 못했습니다.
“100일 떡 해줄테니 떡 돌리며 마을인사 해요.”
감사했습니다. 입사 100일로 또 하나의 인사의 구실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깜짝 파티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출근했습니다. 복지관 현관문에서 한수현·손혜진 선생님이 무언가를 붙이고 계셨습니다. 저의 입사 100일을 축하하는 글귀였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날이 생일이었던 손혜진 선생님은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겠다며 웃으셨습니다.
“눈치 없이 일찍 왔네요. 그냥 같이 붙여요.”
함께 글귀를 붙였습니다. 사진과 글귀가 붙여져 있으니 부끄럽기도 했지만 오늘 복지관을 오가는 주민들이 보면서 신입직원 ‘권대익’을 알고 인사할 수 있는 구실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낮에 전체 직원과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100일 떡 나누기
아침 일찍 떡 한 박스가 왔습니다. 한수현·손혜진 선생님이 떡 50개를 맞춰서 주셨습니다. 평소 복지관과 잘 만나온 빚은 떡집에서 맞추신 겁니다. 떡에 저를 소개하는 글귀도 붙였습니다. 100일을 구실로, 떡을 구실로 인사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복지관 동료들과 떡을 나누었습니다. 관장님 부장님께 감사인사 했습니다. 손혜진 선생님 생일파티를 하며 직원들에게 100일 인사를 했습니다. 떡도 조금 함께 나누었습니다.
금요일은 마침 제가 담당하는 탁구 동아리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운동하시며 출출하시니 떡을 드리며 100일 소식을 전했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축하해주셨습니다. 생일축하 노래 멜로디에 입사축하 노래 가사를 붙여 불러주셨습니다.
방화마을 합창단 홍보지를 붙이려 동네를 다닐 계획이었는데 홍보지와 함께 떡을 들고 다녔습니다. 11,12단지 관리사무소에 인사했습니다. 평소 만나던 상가 주민들을 만나며 인사했습니다.
모두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정신사랑의교회 전도사님은 당신이 새로 부임한지 아직 한 달 밖에 안되었다며 이렇게 100일 떡을 돌리니 귀하다 말씀해주셨습니다. 떡을 드리니 더욱 반갑게 맞아주셨고 축하해주셨습니다.
노인복지센터에 갔습니다. 그동안 못뵈었던 센터장님도 처음 만났습니다. 100일 구실로 인사 다닌다니 멋지다 칭찬해주셨습니다. 제가 하는 사업도 소개했습니다. 근처 영신교회에서 반주를 하고 계시다며 합창단 반주자님이 못오실 때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 사진도 함께 찍었습니다.
중국집에도 갔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떡이 많이 없어 하나만 드렸는데 주방에 계시는 다른 사장님과도 함께 나눠드셨습니다. 문을 나설 때 복지관에서 이렇게 100일 인사를 다닌다며 귀엽고 예쁘다고 서로 말씀하시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카페와 상가를 들렸습니다. 축하받았습니다. 인사의 구실입니다. 100일 축하 준비해준 한수현 손혜진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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