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좀 봐주세요

저자
박시현 지음
출판사
푸른복지 | 2010-12-0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 책은 재가복지서비스를 자연주의 사회사업의 가치와 철학으로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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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좀 봐주세요'를 읽고

권대익

 

 

책소개

 

이 책은 재가복지서비스를 자연주의 사회사업의 가치와 철학으로 실천하려 애썼던 한 사회사업가의 기록입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지역사회로 하여금 복지를 이루게 돕는 일이요 또한 더불어 살게 돕는 일이다. 인사와 걸언과 감사가 핵심 방법입니다.' 이는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예와 성으로써 ① 인사하고 ② 여쭙고 ③ 의논하고 ④ 부탁하고 ⑤ 감사하는 것입니다.

 

 

 

'간 좀 봐주세요' 라는 말에 울다

 

볶은 고기의 간을 봐주셨던 김00 할머니께 간 봐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면 쑥스러워하시며 "내가 그것 밖에 할 줄 아나?" 하신다. 간을 본다는 것은 요리의 최종이자 최고 단계이다. (중략) 이 중요한 것을 놓치기 정말 아깝다. 어르신께 간을 봐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은 함께 음식 만드는 데 최고의 '걸언'이다. p 36

 

이 편지 쓰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간 좀 봐주세요" 나는 언제 서비스 받는 그 누군가에게 예를 다해 여쭈어봤던가? 이렇게 적절한 말로 또 이렇게 최고의 존중으로. 일 제대로 하도록 아주머니들께서 깨우쳐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래서 그리도 눈물이 났나 봅니다. p39

 

그저 주어진 예산으로 반찬 만들고 자원봉사자 모집해서 반찬 배달해도 되는 사업이지만, 여섯 명의 어르신과 함께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반찬사업으로 지역사회의 바탕을 기르고 어르신의 인격, 자주, 관계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이런 방식의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요리하는 과정을 도울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요리의 최고 단계 '간보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이는 당사자의 자존감과 주체성을 살린 최고의 '걸언'입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의 잔존능력을 살렸으며, 예와 성을 다해 부탁했습니다.

 

사회사업,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리겠다는 가치를 가지고 사회사업을 하되,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찾아 그렇게 당사자를 돕고 싶습니다.

 

 

또한 '간 좀 봐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린 저자 박시현 선생님의 눈물을 보고 배웁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리겠다는 사회사업의 가치와 철학,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시다 '간 좀 봐주세요'라는 말을 통해 배우고 깨달으셨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이는 사회사업에 대한 진정성과 민감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사업의 가치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진정성 있게 사업을 하셨을 겁니다. 원더걸스(자원봉사자)가 한 말을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민감하게 듣고 반응했습니다. 

 

저도 이렇게 사회사업 하고 싶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이라는 사회사업 가치를 제가 맡은 사업에 진정성을 담아내어 실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민감하게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긴 호흡으로 걸언하자

 

좋다 싫다는 말씀이 없으시다. 익숙하지 않은 것, 낯선 것이라서 그러실 게다. 변하는 것이 싫으신 게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p 11

 

여럿이 있을 때 반찬 메뉴를 의논하면 좋겠지만 어르신들께서 낯설어 하셔서 가정 방문 때 한 분 한 분 여쭙기로 했다. p 22

 

반찬마실을 제안하고 여쭈었을 때, 귀찮으니 만든 반찬 배달해달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만든 반찬 배달할 수는 없었다. 서비스 방식이 변하는 것을 꺼리시고, 받는 것에 익숙해지신 것이라 여겼다. 다시 진지하게 부탁드리니 '그러면 한번 해보자'하셨다. p 32

 

재가복지서비스 담당하는 동료들에게 어르신들께 여쭙거나 부탁드리면 귀찮아하신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중략) 글쎄? 할아버지께서는 장보러 오는 일행 만나려고 세 번이나 다녀가셨다는 데, 알아서 다 봐달라고 하셨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이것저것 택하시는 어르신들. 글쎄다. p91

 

 

받는 것에 익숙한 당사자. 그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더 원할 것이다? 아닙니다. 책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듯이 어르신들께서 익숙하지 않은 것이지 진지하게 의논하고 부탁드리기를 반복하니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통제하셨습니다.

 

현장에서 이렇게 갑자기 바꾸려 할 때 처음에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의논하고 부탁드리면 그 마음을 알아주십니다. 충분히 자신의 삶에 주체가 될 능력과 힘이 있습니다. 이렇게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생신잔치에서 바라는 것은 폼 나는 잔치상이나 그럴듯한 풍경이 아닙니다. 다만, 잔치로써 어르신의 인격을 세우고 관계를 기르자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마당이든 시원한 식당이든 외형이 핵심은 아니었습니다. p66

 

농활팀과 한 어르신의 생신잔치를 준비하면서 이틀 전에 갑자기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배우고 생각한 대로 어르신 마당에서 신나는 잔치를 하고자 했으나 어르신께서 식당에서 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저자와 농활팀은 여기서 불평, 불만, 소진되지 않고 핵심을 생각하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보통 사업을 하다보면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고 화려할수록 더 잘하고 뛰어나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좌절 될 때 무엇을 바라봐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핵심과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서 있을 때 외형이 어떻든지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회사업 방법 -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합니다.

 

이 책에서는 반찬사업, 생신잔치사업, 나들이사업 세 가지 사업을 자연주의 사회사업 방식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사업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면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걸언할 때 더 풍성해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반찬마실로 사업하니 오히려 어르신들이 가져가시는 반찬이 더 많았고, 생신잔치에서 어르신께서는 마음을 담아 '고맙소'라는 말을 하셨으며, 나들이 갈 때 간식과 인정이 넘쳤습니다.

 

걸언의 과정을 사례로 자세하게 잘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몇 가지 궁금 한 것

 

1. 도시에서 반찬사업을 할 때 많은 인원들 중에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할 수 있을까?

 

p135쪽에 보면 기존 팔십 명 규모에서 여섯 명 규모의 예산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례를 이런 방식으로 할 수 없다면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만큼 사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2. 생일잔치에서 독상을 어떻게 차리지?

 

실무 경험이 없어서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한 달에 여러 어르신들이 생일을 맞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독상을 차릴 수 있을까?

 

 

3. 생일 잔치, 그것 자체도 서비스가 아닌가?

 

농활팀이 주선한 생일잔치사업. 한 마을이 특정 어르신의 생일잔치를 했을 터, 그 어르신 역시 센터에 등록된 어르신일텐데.. 그 어르신만 생일잔치를 하면 다른 어르신들은 어떻게 바라보실까? 생일잔치를 받는 어르신 역시 센터에서 해주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