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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1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읽고 4
  2. 2018.03.14 우리가 날던 날 독후감 1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읽고 



사회사업가 권대익





들어가며


2015년 5월부터 강북지역 책사넷 모임을 했습니다. 책모임을 시작하게 된 까닭은 학창시절부터 책모임의 유익함과 풍성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실무자모임, 꿈지락모임에서 좋은 책들을 읽었고 뜻있게 일하는 현장의 실무자와 함께 네트워크를 맺었습니다. 저도 현장에 들어가면 이렇게 책모임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3년차 실무자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기관과 현장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책모임을 시작하고 싶은 소망이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마침 연 초에 지역복지연수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책모임을 제안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이웃과인정」 잡지를 읽고 나눴고, 2016년부터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읽고 나눴습니다. 독서노트를 세 번 정도 나누어 끝내려 했는데 계획보다 훨씬 모임이 길어져 7개월 동안 이 책을 읽었습니다. 한 장 한 장마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나눌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날은 목차에서 두 권의 책으로만 모임 내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책 한 권을 마무리하며 김세진 선생님을 초대해 ‘저자와의 대화’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모임을 꾸릴까 궁리하다가 참여하는 분들과 독서노트를 읽었으니 짧게라도 글을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강북지역 책사넷 모임의 독서노트인 셈입니다. 


이 책은 50여 권 정도 되는 인문 사회서적에서 사회사업 가치와 실마리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여러 권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크게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집니다. 반복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이야기를 인격, 관계, 강점, 후원금 출처, 원조, 복지국가, 삶의 자세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사람과 사회, 그 이상을 되도록 구체적으로 그려가며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그렇지 않은 사회복지사의 실천에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1쪽


우리 현장에서 답답한 일이 있다면 한탄만 하지 맙시다. 관련 책과 동료 글 따위를 열심히 읽고,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쓰고 나눠봅시다.  6쪽


강북 책사넷 모임이 우리에게 유익했습니다. 바쁜 사회복지 현장 안에서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을 읽고 근본을 생각하는 이 시간이 저의 생각과 실천에 중심을 잡게 했습니다. 무엇을 좇아서 일할지,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이 모임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책과 사람에게 지지와 격려, 도전과 자극을 받았습니다. 




인격


발티 사람들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10쪽


거친 생활로 동료들이 죽어가지만 그런 삶 속에서도 기쁨을 느낍니다.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로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해낼 때의 기쁨, 짧게 살아도 이것이 진짜 삶이라고 합니다. 40쪽


노숙인을 위한 밥집이지만 그 목적이 밥에만 있지 않습니다. 밥 한 끼 해결하는 것으로 잘 도왔다 생각하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만나려 합니다. 47쪽


140여년 전 살았던 시인도 누군가를 도울 때 그와 인격적 관계, 동등한 관계를 생각합니다. 58쪽


같은 말도 약자에게는 큰 상처가 됩니다. … 약자에게는 여느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말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60~61쪽


사회복지사로서 내 마음을 마땅히 두어야 할 자리에 두고 일하는 것을 우선 생각합니다. 그 자리란 당사자를 낮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보는 마음입니다. 68쪽


담임 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선생님께서 교직생활 10년에 가정방문을 처음 해보셨다고 합니다. 가정방문을 하고 나니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신대요. 93쪽


관계가 돈으로 치환된 사회, 그런 사회에서 아이들이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98쪽


사회복지사는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경쟁이 아닌 공생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부모와 교사마저도 친구를 밟고 올라가라고 할 때, 우리 사회복지사라도 친구를 경쟁 대상이 아니라 우정을 쌓는 존재로 여기게 돕길 간절히 바랍니다. 106쪽-107쪽


사람들 삶을 괴롭게 하는 여러 일의 중심에는 관계가 있습니다. 대체로 깨어진 관계가 여러 문제의 원인입니다.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다시 제안되는 삶의 방식이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공동체는 옛 농촌 공동체 모습을 그리기는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 관심은 그런 공동체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관계’입니다. 190쪽


사회복지사가 실적만을 생각하며 당사자의 인격과 이웃의 인정을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인 전문 서비스나 봉사로 대신하는 일을 경계합니다. 262쪽


사회복지사로 당사자를 만날 때 인격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당사자를 낮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인 존재로 여겨야 합니다. 약자이기 때문에 작은 말이나 행동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회복지사로 당사자를 예와 성을 다해서 만나야 합니다. 


당사자의 역할과 관계를 생각하고, 당사자의 관계를 살리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당사자의 이웃과 인정이 풍성해지도록 일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은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인격적 존재이자 서로 관계·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강점


‘과격파’라는 ‘문제’를 없애려 노력하는 대신 ‘여학생들의 교육’이라는 ‘바탕’을 살리는 일, 잘할 수 있고 해볼 만한 일에 집중하는 일, 강점 사회사업입니다. 13쪽


오늘 만난 당사자, 그가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가 강점이요 감사입니다. 32쪽


제3의 길이란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조금의 여지라도 찾아보고 그 속에서 희망을 잉태하는 일입니다. 당사자의 가능성을 믿고 그 믿음에서 출발하는 일, 당사자의 강점을 찾고 그 강점을 생동시키는 일, 이는 우리 사회복지사의 실천 속에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74쪽 


사회복지사로 당사자의 강점을 찾고 발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당사자일지라도 강점을 찾고 생동시켜야 합니다. 평소 만나는 복지관 여러 이웃들의 강점과 재능을 살필 수 있는 긍정의 눈이 필요합니다. 



예산


이 기업에서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내일 신문 1면에 나온다면 우리는 기뻐할 것인가 당황해할 것인가? 26쪽


지금은 후원공모에 매달리는 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고, 공짜 돈 얻어오면 일 잘했다고 하니 정말 그런 줄 아는 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2백 년 뒤에 이런 사회복지사의 일지나 보고서를 읽은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그를 악마 사회복지사, 악년 사회복지사라 부를지 모릅니다. 110쪽


복지관의 예산 구조는 인건비 외에 사업비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복지관에서는 여러 공모사업으로 사업비를 충당합니다. 정말 필요한 사업을 알차게 준비하고 공모사업을 진행하면 좋겠지만 여러 자원 앞에서 쉽게 공모사업을 쓰게 됩니다. 


그럼에도 복지관이 공모사업을 한다면 신중하게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당사자와 의논한 프로포절, 당사자에게 보여주어도 당당한 프로포절이면 좋겠습니다. 꼭 필요한 공모사업이더라도 예산의 출처가 양심에 걸린다면 다시 궁리하면 좋겠습니다. 공모사업 잘 따오는 사회복지사보다 이웃과 인정을 잘 생동시키는 사회복지사이고 싶습니다. 



원조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75쪽


그 나라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근본적 가난의 극복이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166쪽


천규석 님은 진정 제3세계 가난한 농부를 돕고 싶다면 공정무역보다 자급·자치 공동체를 이루게 거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239쪽


선의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만 잘못 전해지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251쪽


제3세계를 돕는 해외사회사업과 관련한 책입니다. 선한 의도로 구호활동을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자립하기에 반하는 활동일 수도 있습니다. 외부환경과 근본을 탐구하고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열심히 일하기를 넘어 올바른 방향으로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근본과 가치를 부끄럽지 않게 성찰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복지국가


곳곳에서 보편적 복지국가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 그들이 지금의 풍요로운 복지국가를 이루게 된 바탕에는 식민지 민중의 피와 땀이 흐르고 있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112쪽


이런저런 법과 제도가 오히려 사람 사이 인정과 나눔, 관계와 소통을 메마르게 할까 조심스럽습니다. 119쪽 


크로포트킨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기능을 흡수하게 되자 방종하고 편협한 개인주의가 발전했다고 합니다. ‘국가에 대한 의무가 늘어나면서 시민은 서로에 대한 의무를 확실히 덜게’ 됐기 때문입니다. 128쪽


인간성을 상실한 세계화란 결국 둘레 사람과 관계 없음을 뜻합니다. … 신뢰가 사라진 관계, 서로를 상품적인 가치로만 바라보는 관계가 세계화란 문제의 핵심입니다. 163쪽


복지사회를 위한다는 보험제도도 나는 온몸으로 저항합니다. 바로 마을의 자치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회인 거예요. 175쪽


이반 일리치의 비판은 한마디로 국가의 ‘제도와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기대어 살지 말고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입니다. 289쪽


근본은 이웃과 인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도 그 안에 관계가 없다면 외로울 뿐입니다. 6월 책모임 모임에서 어느 사회복지사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네덜란드 호그벡 마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치매환자를 위한 마을이라고 하는데 마을 전체가 치매환자들만 모여사는 거대 감옥 같은 곳이었습니다. 지상파 방송도, 그 영상을 공유하는 사회복지사도 아무 비판없이 이상향처럼 동경하는 모습이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어느 에니메이션처럼 사람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로봇이 알아서 다 해주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책에도 소개되는 「똥꽃」처럼, 조금 불편해도 스스로 자기 삶을 살고, 관계가 살아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한편, 의미 있는 국가와 제도의 변화라면 이웃과 인정과 함께 조화롭게 발전되면 좋겠습니다. 최근 찾동 대화모임에도 참여했는데 국가가 공공부조를 확대하는 일은 주민에게나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초연금운동이나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고 운동하는 이들도 응원합니다. 이 정책이 세워지면 당사자가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상황이 될겁니다. 여기에 이웃과 인정을 생동하고 연결하는 사회복지사의 실천이 좀 더 살 맛 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힘을 실을 겁니다. 



삶의 자세 


마땅함을 좇아 실천하자고 말할 때 걱겅스럽게 말씀하는 분을 가끔 만납니다. 현실을 잘 모르는 이상일 뿐이라고 합니다. 모두의 지지와 격려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런 염려가 옳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제 스스로 그저 마땅하다고 여기는 길로 나아갈 뿐입니다. 150쪽


바쁜 일에 쫓겨 귀한 시간 다 허비하고 나중에 무엇이 남을까요? 평가나 실적 따위에 휘둘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기 궁색합니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생각할 겨를이 없는 현실도 모르지 않지만, 그렇게 내가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데 어찌 공허하지 않을까요? 열심히 일했지만 그 일이 진정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일인지 살피지 않는다면, 이는 두려운 일입니다. 일하면 할수록 자꾸 진정성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라면, 이제 잠시 멈추고 숨 고를 때입니다. 일을 줄이고 둘레를 살핍니다. 열심히 일하기에 앞서 정체성을 생각하며 선택하고 집중합니다. 154쪽


그리고 이런 퇴마법을 터득하는 좋은 방법은 책 읽기입니다. … 저자는 우선 뜻을 함께하는 사람부터 찾기를 권합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가운데 희망이 보이고, 용기가 생깁니다. 198쪽


결국, 사람 사이 관계가 깊을수록 덜 소비적인 삶을 삽니다. 둘레 사람과 좋은 관계로 지내는 삶이 자연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관계와 에너지, 둘사이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214쪽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그 삶을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 앞에 가는 동료와 좋은 삶에 관해 이야기 나눌 때입니다. 많은 이들이 정신없이 달려가는 그 길에서 내려와 마땅함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거룩한 바보. 바보스러운 사회복지사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75쪽


어떻게 살고 어떻게 실천할지를 고민하는 지금 이 순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삶’에 관해 진지하게 묻고 나누며 궁리하고 있다면, 그것이 희망입니다. 283쪽


사람 사이에 인정과 나눔이 소통하게 하려고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일은 느릿한 소의 걸음입니다. 295쪽


좋은 사람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진실하게 만납니다. 306쪽


이 책은 끊임없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이야기합니다. 거대담론과 혁명적인 삶보다도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소박한 실천과 나눔을 이야기 합니다. 


근본을 좇고 가치 있는 삶이 때로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마땅한 이 길을 비틀거리며 우직하게 걷기를 주문합니다. 거룩한 바보.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이 길을 힘차게 걸을 수 있는 힘은 함께하는 좋은 사람 덕분입니다. 강북지역 책사넷에서 함께하는 동료가 저에게 좋은 동료입니다. 이 길을 걷는데 힘이 됩니다.  



나가며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326쪽


되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소개한 책 가운데 한 권이라도 알뜰하게 읽기를 권합니다. 땔감이 되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태워 심장을 데워야 합니다. 심장이 뜨거워진 사회복지사는 발바닥이 닳도록 지역사회를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합니다. 


짧은 맺음말이지만 가슴에 다가오는 말이 많습니다. 갈수록 어려운 현장이라고 하지만 함께 현장을 지키는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힘입니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며 더욱 깨어있기를 힘쓰겠습니다.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살리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이 길을 신나게 즐겁게 걷고 싶습니다. 심장은 뜨겁게, 발바닥은 닳도록 실천하겠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우리가 날던 날 독후감

 

 


들어가며 


2017년 여름,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단기사회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다른 기관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먼 발치에서 방화11이 얼마나 단기사회사업에 즐겁게 참여하며 뜻있게 이루어가고 알았습니다. 실습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실무자가 먼저 감동하고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 과정을 잘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날던 날' 제목으로 정식 책을 출판했습니다. 오랜 기간 학생과 실무자가 글을 다듬었고, 당사자 분들도 책 작업을 응원하고 글도 써주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방화11에 입사했습니다. 겨울 단기사회사업을 하는 도중 책을 완성했고 선물 받았습니다. 신입 직원으로 기관과 지역사회를 잘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방화11 선배들이 정리하고 기록한 글을 잘 읽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책이 좋은 기회였습니다. 가장 먼저 읽고 싶었습니다. 


방화11 동료들과 한 달에 두 번 격주 수요일에 모여 하루에 책이나 자료집을 한 권씩 읽는 '수요학당'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에서 가장 먼저 읽을 책으로 우리가 날던 날을 제안했습니다. 2018 겨울 단기사회사업 실무자로 함께했던 손혜진, 한수현, 하우정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책의 저자인 김미경 과장님과 박혜원 선생님을 초대했습니다. 당시 사회복지 대학생이었던 박혜원 학생은 이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가 되었습니다. 책의 저자와 이후 책에 나오는 저자를 사례관리로 만나고 있는 손혜진, 한수현, 하우정 선생님이 함께 한겁니다. 저자에게 당시 분위기와 행간에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지금 만나고 있는 동료에게 그 이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풍성했습니다.  



문헌연구 


이 책은 네 명의 중년 당사자 분들이 주체적으로 여행을 준비하며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단기사회사업으로 진행하기 전, 이 사업과 관련된 책을 읽거나 다른 사회사업 선배를 만나 자문을 구했습니다. 


사회사업은 선행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업을 맡던지 그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잘 하려 애썼습니다. 이번 단기사회사업이 사회사업 전체 과정을 이루어가는 일이기에 문헌연구부터 철저하게 했습니다. 두 권의 책을 읽었고, 세 분의 사회사업 선배를 만났습니다. 이 과정도 기록했습니다. 


문헌연구를 하며 나들이를 당사자가 직접 이루어가도록 돕는 자주성을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여쭙고 어른다움으로 존중하며 세워드릴지 생각했습니다. 감사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이루어가는지 확인했습니다. 


문헌연구를 하니 어떻게 사업을 이루어가야 할지 그려졌을 겁니다. 먼저 실천한 사람이 있고 그 과정을 잘 기록한 덕분에 비슷한 사업을 진행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김동찬 선생님, 최선웅 선생님과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가슴이 뛰고 설렜습니다. 당장 복지관으로 돌아가 사회사업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만 여겼던 사업도 재미나게 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사회사업에 새로운 눈을 떴습니다. 37쪽


좋은 사람과 이야기 나눈 후 당장 복지관에 돌아가서 사회사업 해보고 싶다는 김미경 과장님의 고백이 놀랍습니다. 책읽고 사람을 만나며 공부하니 당장 사회사업 해보고 싶고 새로운 눈을 떴다고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나들이 사업을 이루었으니 어찌 풍성하지 않을까요? 



당사자 면접 


나들이에 참여하시는 네 분이 사회복지 대학생 실습 면접을 직접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당사자 참여'라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함으로 그저 그런 질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을 위해 면도와 이발도 하고 깔끔한 옷차림으로 참여하여 생각지도 못한 깊이 있는 질문을 하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질문 하나하나 그렇게 읽었습니다.  


여러 질문 중에 몸이 불편한데 법적인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반찬배달 같은 방문요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해결할건지 물음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복지기관이 법과 제도로 일방적으로 안된다고만 하면서 마음이 속상하셨을 당사자 분이 그려졌습니다. 더 지혜롭게 당사자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여러 방법을 찾고 제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면접 준비 자체가 당사자의 역량과 강점을 찾고 확이나는 하나의 사업입니다." 50쪽


당사자 면접부터 단기사회사업의 시작이었습니다. 복지관이 도움을 주는 곳이라 어르신들이 낮아지는 형세가 아니었습니다. 당사자의 품격 자존심 염치가 살아남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마치 저에게도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를 이해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나요?"


 

당사자 변화 


"아니, 왜 이렇게 하나요? 내가 이사 오기 전에 다녔던 복지관은 다 알아서 해줬습니다. 그렇게 해야 몸이 불편한 우리들이 편할 것 아닙니까? 그게 사회복지사가 할 역할이 아닌가요? 42쪽 


처음에는 당사자 분들끼리 의논하여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복지관과 학생들은 거들어 드릴 것이라는 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던 당사자 분들의 모습입니다. 처음은 이러했지만 사업을 진행하면서 당사자 분이 스스로 사업의 주인이 되어 이루어갔습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변화라기보다 이미 잘 하시고 잘 하실 수 있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거겠지요. 스스로 하실 수 있는데 복지관이 다 해주니 거기에 익숙해지신게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며 장백철 아저씨에게 이 시간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이 놀라웠습니다. 

 

"뜻깊었어요. 보통은 장소와 시간 같은 것 모두 정해서 일방적으로 알려주면 따라가는 것이잖아요. 다같이 직접 나들이 장소, 시간 등을 정하고 계획하니 뜻깊은 시간이에요. 좋았어요." 149쪽

 

 


책에서 배운 이야기 


1. 마을인사

 

단기사회사업 처음 한 주는 마을인사로 시작합니다. 복지관 이용하시는 분들을 인사하고, 관리사무소, 주민센터, 노인정, 주변상가까지 동네를 두루 다니며 인사했습니다. 이후 나들이를 준비하며 인사다녔던 곳을 찾아가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직접 도움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사회사업 인사만 잘해도 절반이 넘는다는 말을 직접 경험한 겁니다. 

 

나들이를 다녀온 후 수료식을 할 때 마을인사를 다녔던 빚은 떡집 사장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수능 100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셨습니다. 이미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드린 덕분일 겁니다.


2. 사업보다 관계

 

나들이에 참여하는 박영철 윤동우 장백철 아저씨와 신경숙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학생들은 처음 만나는 자리이니만큼 어떤 질문을 드려야 할지 미리 준비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정작 나들이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김미경 과장님께서 슈퍼비전 주시는 이야기를 보며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개별적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니 사업에 관한 내용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보다는 당사자가 하시는 말씀을 경청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청하며 관계를 쌓아 가는 것이 처음에는 더 중요하지요. 나들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은 그 뒤 5분이어도 충분해요." 


사업진행보다 관계가 우선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어느 사업을 하든지 마찬가지입니다. 사례관리 초기면접 때도 서식을 다 채우기보다 충분히 관계를 맺은 후 서식을 함께 채워갑니다. 사회사업가는 관계를 주선하는 사람이니 사업이 잘 되는 것보다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여러 경험상 좋은 관계를 이루면 사업도 더 풍성해집니다. 


김세진 선생님의 독서노트 책에서 세 잔의 차가 생각납니다. 파키스탄에서 학교를 짓기 시작하려는 모텐슨의 말에 마을촌장이 이렇게 말합니다. 


"발티 사람들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중략) 세 잔의 차를 함께 마실 시간이 필요한 거야. 우리는 교육을 못 받았을지 몰라도 바보는 아니라네." -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 가운데


이 책에서 학생들은 당사자 분들과 첫 만남을 잘 이루었습니다. 나들이를 준비하면서 사업에 집중이 될 때 좋은 관계를 이루는 일을 떠올렸습니다. 관계를 이루니 이후에 사업도 잘 풀렸습니다. 사업보다 관계, 잘 기억하겠습니다. 


3. 나들이 당일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중요

 

"나들이를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들이를 가기 전에 당사자 분들 간에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당사자와 당사자 친구 분들끼리만 다닐 수 있어요. 당일보다 준비 시간이 더 중요하겠네요." 110쪽


나들이 가기 전에 함께 회의를 하면서 당사자 분들과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라면을 잘 끓이시는 신경숙 아주머니의 강점을 세웠고, 아저씨들도 옆에서 요리를 거들었습니다. 라면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니 조금씩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전에는 당사자 분들끼리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라면을 끓이면서 장백철 아저씨와 신경숙 아주머니가 잠깐이지만 편하게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니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한 것이 참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125쪽

 

다음에는 중간평가 때 김세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복지관이 아니라 누구네 집에서, 한적한 공원에서 나눠먹으면 좋겠습니다. 여느 사람처럼 식사하며 가까워지고, 식사 구실로 집도 찾아가고요.  

 

4. 사회사업가는 얻게 하는 사람

 

여행을 준비하며 예산과 차편을 준비했습니다. 당사자가 기획하고 준비하는 일이니 이런 부분까지 어떻게 할지 함께 의논했습니다.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도 사회복지사가 직접 하기보다 당사자가 하실 수 있도록 거들고 부탁드렸습니다.

 

교회에 차량 대여를 부탁하는 일, 복지관에서 차량 대여 신청을 하는 일, 교회에서 주신 간식비를 받는 일, 노인정에서 윷 놀이판과 윷을 빌리는 일까지 모두 당사자 분들에게 부탁해서 직접하시거나 함께 이루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교회도 잘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데, 장백철 아저씨께서 교회에 직접 물어봐 주실 수 있으실까요?" 115쪽

 

"교회 다니는 분이 계시니 차를 빌릴 수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나요? 윤동우 아저씨, 정신사랑의교회 다니고 계시는데 한 번 물어봐 주실 수 있을까요?" ... "그럼 우리 함께 찾아뵙고 여쭙는 건 어떨까요?" 117쪽

 

복지관 차를 사용하더라도 지역 주민으로서 직접 복지관 차량 담당자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신이 빌리는 모양새로 이뤄지게 합니다. 정식으로 복지관 방문 약속을 잡고 차량 대여를 절차에 맞게 이루어 갑니다. 138쪽

 

윤동우 아저씨께서 노인정에서 직접 윷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당당함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복지관에서 다 해줘야 하는게 아니냐고 하시던 분들이 어느덧 나들이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5. 강점 나눔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평가 모임에서 나들이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서로에게 발견한 강점과 고마웠던 일을 나누었습니다. 칭찬을 받으니 다들 좋아하셨고 분위기도 따뜻했습니다. 책의 저자인 박혜원 선생님께서도 실제로 이 나눔이 유익했고 풍성했다고 하셨습니다. 강점과 감사 나눔. 유익합니다. 이는 다른 나들이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어느 사업에서도 해볼만 합니다. 배웠습니다.


 



소소한 감동 


1. 하우정 선생님처럼

 

"어떤 학생이 공부를 마치고 나중에 사회복지사로 일하면 좋으시겠어요?"

"하우정 사회복지사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하우정 선생님은 제 말을 잘 들어줘요. 그리고 제 마음을 잘 알아줘요." 44쪽


윤동우 아저씨 이야기를 정성껏 경청하며 만나는 하우정 선생님 모습이 그려집니다. 진심으로 만났으니 그 진심을 느끼셨을 겁니다. 이렇게 당사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2. 장백철 아저씨의 멋진 선글라스

 

나들이 출발하는 날, 장백철 아저씨가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오셨습니다. 선그라스에 묻어있는 설렘과 당당함이 느껴졌습니다. 방화11에 입사한 지금, 자주 사무실로 찾아오시는 장백철 아저씨를 떠올리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3. 가슴 따뜻한 여행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가슴 따뜻합니다.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여행 가는 길,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받아 들었습니다. 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쓰며 걸었습니다. 총무를 맡은 윤동우 아저씨께서 직접 식당에서 계산하셨습니다. 강아지 풀을 말로 삼아 윷놀이 했습니다. 윷놀이하며 박장대소 하는 모습, 모와 윷이 나올 때마다 엄지를 만들어 춤을 추시는 모습까지 여느 사람살이와 같았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 같습니다.

 

4. 우리가 날던 날

 

책 출판을 준비하며 제목을 당사자 분들께 여쭈었습니다. 박영철 아저씨께서 멋진 제목을 지어주셨습니다.

 

"우리가 날던 날! 그 날은 우리가 마치 날았던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186쪽

 

놀랍습니다. 함께 나들이 다녀온 그 날이 우리가 날던 날과 같다 하셨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아저씨의 말에 감동 감탄했습니다.

 

5. 주고 받는 편지에 커지는 따뜻함

 

수료식입니다. 학생들은 당사자 분들에게 편지를 써서 드렸고, 당사자 분들은 학생에게 편지를 써오셨습니다. 서로 읽어주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얼마나 뭉클했을까요. 편지 내용도 놀랍습니다.

 

"어디선가 접한 지식에 진정한 복지 또는 장애를 돕는 것은 물고기를 잡아 익혀 식탁에 올려놓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물고기 요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요. 그래야만 진정한 도움이고 실질적인 복이일 겁니다. (중략) 두 분 선생님의 가시려 하는 길은 숭고하고 거룩하기까지 합니다. (중략)" 198쪽

 

편지 내용도 놀랍습니다. 단기사회사업 목적과 과정을 당사자 분께서 잘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박혜원 박성빈 학생을 축복하는 글에서도 얼마나 한 달을 뜨겁게 만나왔는지 그려집니다.

 

6. 좋은 이웃

 

박영철 아저씨는 윤동우 아저씨를 부를 때 전에는 '이 사람', '이쪽' 이렇게 하셨습니다. 오늘은 '동우'라고 이름도 부르셨습니다. 마지막 수료식에서 이웃 서로 호칭의 변화가 크게 와닿았습니다. 195쪽

 

나들이를 구실로 당사자 분들이 서로 좋은 이웃이 되었습니다. 많은 인원이 나들이에 동원되어 다녀오는 복지사업 방식이었다면 서로 이름도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동네에서 오가며 이름을 부르며 인사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겠지요. 못다한 이야기에서 함께 목욕탕을 가기로 한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일정이 있어 함께 가지는 못했지만 이 책이 출판된 이후에 서로 목용탕도 함께 다니는 모습도 상상됩니다. 네 분이 서로 좋은 이웃이 되었습니다.

 

 

예산과 회비 


나들이를 준비하면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예산입니다. 늘 복지관이나 외부 후원으로 다녀오셨으니 당사자 분들이 준비하고 기획하면서 회비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이를 설명할 때 사전에 문헌연구한 책을 떠올렸습니다. 


"전에 영상을 봤는데 사람이 경험하는 일에 소비 할 때 행복에 더 가까워 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복지관에서 돈을 다 대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이라도 이런 나들이에 조금씩 돈을 모아서 가는 것도 어르신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06쪽

 

함께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 원씩 회비를 걷었습니다. 막상 돌아오는 길에 살피니 교회에서 지원금을 주신 덕분에 회비 예산이 남았습니다. 실무자와 대학생은 감사인사와 평가회 때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당사자 분들은 회비를 다시 돌려받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서로 돌려 받으셨습니다.

 

 

"우리 일에 실패란 없어요." 하신 김세진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회사업 실천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처음보다 달라진 게 분명 있습니다. 당사자의 작은 변화도 의미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170쪽

 

당사자와 사회사업가의 의견이 다를 때는 당사자와 다른 의견을 내세우거나 당사자 의견과 다르게 도와야 할 만큼 당위성이나 실익이 있을지 헤아립니다. 171쪽

 

이 책의 말미에서 회비를 돌려 받는 상황이 나들이 취지와 목적이 퇴색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으나 당사자 분들의 마음과 상황도 생각하면 이해도 갑니다. 모든 일을 다 당사자가 이루면 좋겠지만 당사자의 때에, 당사자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루어 가는 과정도 귀합니다.


 

단기사회사업

 

이 책은 사회복지대학생과 실무자가 함께 단기사회사업으로 이루어간 사업을 담았습니다. 처음 단기사회사업으로 진행하면서 여러 과정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관리자 회의에서 여러 고려해야 할 점을 생각하면서 함께 논의했습니다. 긴 시간 끝에 단기사회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단기사회사업을 하며 실무자인 김미경 과장님께서 즐겁게 일하셨습니다. 같은 팀 하우정 선생님께서 "과장님, 굉장히 즐거워보이세요."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기존에 하던 많은 일을 하시면서 가정까지 돌봐야 하니 잠을 줄이면서 일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빨리 복지관에 가고 싶었다고 고백합니다.

 

학생들이 고민이 되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으면 여러 책을 바로 찾아주시며 필요한 조언을 하는 김미경 과장님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공부하고 고민하셨을지 그려집니다.

 

이제 이 단기사회사업을 방화11 실무자가 되어 이어갑니다. 그 과정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갈지, 학생과 실무자에게 성장이 될지 궁리하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복지현장에서 여러 실습이 이루어집니다. 어느 학생은 복지관에서 실습을 한 후 현장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실습이 평가 지표에 제외되면서 실습 자체를 하지 않는 곳도 생겨납니다. 

 

그러면서 복지관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좋은 사람이 없어 좋은 지원자를 찾습니다. 학생들이 복지관에 지원하기보다 공무원, 공단 준비에 더 몰립니다. 가치와 철학을 세우고 뜻을 품고 복지관을 찾는 이가 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 사회복지사가 성장하고 기획부터 평가까지 사회사업답게 실천할 수 있는 장이 단기사회사업입니다. 이는 복지관 실무자도 성장하고 사업도 더 풍성해지는 좋은 구실입니다. 앞으로도 방화11에서 단기사회사업을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해나가고 싶습니다.

 

 

나가며

 

2018년 겨울에도 방화11은 단기사회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실무자로 참여했습니다. 이후에 앞으로도 계속 단기사회사업을 진행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동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도 단기사회사업 방식으로 이루어 가는 과정이니 실습도 그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단기사회사업 방식.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방식입니다. 방화11의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든다는 미션과도 이어집니다.

 

사회사업은 마땅히 이러해야 합니다. 이렇게 실천하고 싶습니다.

 

합동연수에 참여한 김미경 과장님께서는 37쪽에서 어버이날 행사, 피아노 연주회, 일일호프, 마을 축제 등 복지관의 모든 사업을 이렇게 실천하고 싶다 하셨습니다. 저 역시 동일합니다.  올해 방화마을 합창단, 탁구동아리, 생활복지운동, 마을잔치 사업을 맡았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던지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귀한 책 읽었습니다. 나들이를 진행한다면 이 책을 읽고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날던 날 제목처럼, 저도 날았던 것 같은 기분으로 재미있게 사회사업 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