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이야기/등산2012. 12. 10. 13:34

 

 

 

태백산 겨울 산행 다녀왔습니다.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린 후 오르는 태백산인 만큼 하얀 설원의 세상이 기대되었습니다.

 

 

날   짜 : 2012년 12월 6일 (목)

시   간 : 오전 11시 20분 ~ 오후 2시 50분 (총 3시간 20분)

동행인 : 철암도서관 김동찬 선생님

코   스 : 화방재 - 사길령 매표소 - 유일사 쉼터 - 장군봉 - 천제단 - 망경사 - 반재- 당골 매표소

 

 

11시 20분 화방재

11시 30분 사길령 매표소

11시 45분 산령각

12시 50분 유일사 쉼터

13시 40분 장군봉

13시 50분 천제단

14시 50분 당골 매표소

 

 

 

 

 


 

 

폭설이 내린 다음 날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올라갈 땐 앞사람 엉덩이 보고 올라가고 내려 올 땐 앞사람 뒤통수 보고 내려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사길령 매표소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내심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일사 길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이 코스를 선택한 것은 이번 산행에서 '신의 한수'였습니다.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당골이나 유일사 방면 가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버스 시간표는 위 사진을 참고하면 됩니다. 사길령 매표소로 가기 위한 화방재는 유일사 상동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 저는 10시 30분 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요.

 

 

 

 

 

눈이 많이 쌓인터라 화방재에서 내려 스패츠와 아이젠을 바로 착용했습니다. 스패츠 지퍼가 고장나서 한참동안 애먹었어요. 손 시려워 죽겠는데 싸구려 스패츠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사길령 매표소로 가기 위해서는 화방재에서 내려 주유소 오른쪽에 있는 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으나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의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산행 내내 사람들이 많이 없었습니다. 사길령 매표소 코스는 우리 앞에 아무도 가지 않았나봐요.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하얀 설원을 제일 처음으로 밟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10분 정도 오르면 사길령 매표소가 나타납니다. 매표소 직원이 없어서 입장료를 내지 않고 산행을 했어요. 이런 행운이 있다니!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은 계속 나타납니다. 오르막을 계속해서 올라갔어요. 발목까지 오는 눈길을 신나게 걸어 올라갔습니다.

 

 

 

 

 

 

15분 정도 오르니 태백산 산령각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조금 빠른 걸음이었어요. 여기서 잠시 쉬어 초코바랑 사과를 먹었습니다. 경상도와 강원도가 만나는 곳이 이 곳이랍니다.

 

 

 

 

 

 

산을 오르다보니 칼바람이 엄청나게 몰아칩니다. 바람에 쌓인 눈은 허벅지까지 오는 곳도 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유일사 쉼터에 도착하기 직전에 등산로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나타납니다. 맑은 날씨로 멀리까지 보이는 환상적인 비경을 자랑합니다. 나중에 유일사 코스로 올라올 때 조금 돌아가더라도 이 곳은 반드시 와야겠습니다.

 

바위에 올라서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새차게 붑니다. 멋진 비경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바람 때문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어서 실패했습니다. 제 몸무게가 72kg이니 체격이 약한 여성 분은 위험할 수도 있겠어요.

 

 

 

 

유일사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는 항상 소박하게. 주먹밥과 김치! 물병이 얼어버릴 정도로 날씨가 추웠습니다. 젓가락으로 물통 입구를 뚫어서 물을 마셨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춥지 않지만 멈춰서 밥을 먹으면 엄청 춥습니다. 이럴 때는 식사를 빨리 끝내고 이동하는 것이 좋아요. 

 

 

 

 

 

 

 

 

산을 오르다보면 이렇게 멋진 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멀리 만항재와 함백산, 바람의 언덕까지 다 보여요. 아름답습니다. 멋져요. 이맛에 등산을 하지요.

 

 

 

 

 

 

장군봉에 도착했습니다. 실제로는 장군봉이 태백산에서 가장 높으나 상징적인 정상은 장군봉에서 멀지 않은 천제단입니다.

 

 

 

 

 

 

태백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비석과 천제단쪽에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으나 앞으로 나아가면 엄청난 바람이 몰아칩니다. 바람에 맞서 힘찬 함성을 질렀습니다.

 

1년 전 10차 백두대간 때는 날씨가 흐려서 가시권이 안좋았는데 멀리까지 깨끗하게 보였습니다.

 

 

 

 

 

원래 문수봉, 소문수봉으로 돌아 당골로 내려오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고 바로 당골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망경사로 내려왔습니다. 잠시 목을 축이고 당골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내려갈 땐 비장의 무기, 비료포대를 꺼냈습니다. 내리막길에서는 이렇게 눈썰매를 타면서 내려왔어요. 원래는 문수봉 코스가 눈썰매 타기 더 좋은데 당골로 내려오면서도 가능한 곳은 이렇게 눈썰매를 타면서 내려왔어요. 올라오시는 분들이 부러워해요.

 

 

 

 

 

40분 만에 정상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렇게 빨리 내려올 수가.. 아마 눈썰매도 타고 길이 좋으면 뛰면서 내려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덕분에 시간 많이 벌었습니다.

 

5분 차이로 버스를 놓쳐서 아쉽게 30분 정도 버스를 기다리다 태백 시내에 도착했습니다.

 

 

 

 

 

 

밥은 시내에 있는 건방진 순대국에서 먹었습니다. 1년 반 여름에도 여기서 항상 순대국을 먹었죠. 추억의 건방진 순대국. 국물도 좋고 깍두기도 맛있고~

 

 

 

 


3시간 30분 만에 태백산 산행을 잘 마쳤습니다.

아쉽게도 상고대와 눈꽃은 없었습니다. 바람에 눈이 다 떨어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문수봉 코스까지 다 돌아보고 싶어요.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