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D 특강>

대학생활 4년, 사회복지 어떻게 준비하지?

• 일 시 : 2011.03.15(화) 15:30~18:00

• 장 소 : 서울신학대학교 명헌기념관 201호



서울신대 BSD 회원과 학생들,

태인이의 소개로 참석한 3명의 가톨릭대 학생들,

천화현 선생님의 소개로 참석한 2명의 학생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최장열 교수님께서 모임에 함께 해주시면서 지지해주셨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은 관계를 살리는 것입니다.

서울신학대학교는 2번째입니다. 2009년도에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였지요. 소수의 사람들이 참석할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마이크까지 들고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서 부담도 되고 설레는 마음도 있습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편하게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도록 할께요.

첫 번째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장철이 되면 서울 광장에서 대량으로 김치를 만들기도 하고, 서울역에서 반찬을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강서구에 있는 한 복지관은 무료급식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앞에는 교회에서 하는 무료식당이 있기도 하지요. 이러한 활동과 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가 사업을 하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회복지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졸업 후에 취업을 하게 된다면 친구나 친척들에게 어떠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을 할 수 있을까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복지사의 역할과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모임에서 이웃들을 돕는 역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졸업 후에 처음 취업을 하게 되면 사회교육 담당을 맡기도 합니다. 그러면 수강생 관리와 수업관리의 역할을 하게 되지요. 밑반찬 사업을 맡게 되면 직접 하루 종일 밑반찬 배달을 하러 돌아다니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졸업 후에 취업을 하게 되면 현장에 사회복지사가 한 기관에서 일을 하는 연수가 평균 얼마나 될 것 같아요?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제가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평균 1년 반이라고 합니다. 이직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꿈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고,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현장에 나가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일부분입니다. 대부분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맡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사로서 정체성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워져 있으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게 됩니다.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은 관계로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김장김치사업, 밑반찬 배달사업, 사회교육 등의 구실로 사회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어르신이 도시락을 받는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도시락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즉 관계입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당장 도시락을 드릴 수 는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어르신의 관계를 살리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홀몸 어르신의 생일잔치를 예를 들어 볼까요?

매년 복지관에서 어르신의 생일잔치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행사를 진행하는 것과 그 어르신의 생일잔치를 이웃 주민들이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있습니다.

김장김치도 마찬가지에요. 복지관에서 대량으로 김치를 만들어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웃이 김장김치를 만들 때 조금만 더 만들어서 옆의 어르신 댁에 드릴 수 있도록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매년 반복되다보면 굳이 사회복지사가 말을 하지 않아도 이웃이 어르신 댁에 자연스럽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것이지요.

한 복지관에서 진행한 양재 꽃꽂이 사업 이야기를 들려줄께요.

이 복지관은 어르신 20명을 모집하여 꽃꽂이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어르신 4명씩 5개조로 나누어서 진행하였지요. 이 사회복지사는 어르신께 댁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사업의 시간도 의도적으로 11시-12시로 잡았지요. 수업이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점심식사를 함께하게 되고 참여하는 다른 어르신 역시 빈손으로 오지 않고 조금씩 먹을 거리를 준비해서 오시게 되는 것이지요.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구실로 사회사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에요. 학교의 현장에서도 아이들의 관계를 살리는 것이요, 다문화 사업도 관계의 다양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은 매우 드물어요.




준비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현장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현장에 있는 선배들은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구조적인 한계로 어쩔 수 없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가 현장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러한 사업을 할 수 없는 구조이고, 두 번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후자가 많지요.

올해부터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과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3~4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관장님의 마인드가 없다, 예산이 없다’ 등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때 모든 구조와 환경이 해결 된다면 어떻게 사업을 진행 할 것인지 기적질문을 하게 될 때 제대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사업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아쉽게도 많이 없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밥이나 커피를 사주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식사서비스 1회제공, 커피서비스 1회제공, 상담서비스 1회제공 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만약 친구가 그렇게 생각하고 메모를 한다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마찬가지에요. 사회복지 현장에서 당사자가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본다면 그 마음은 어떨까요? 왜 우리는 사업을 할 때 이렇게 특별한 관계로 만들어 버리는 것일까요? 이웃들의 자연스러운 관계를 살리는 일, 이것이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입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이 중요합니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고 다양한 종류의 자격증 따는 것, 스펙을 쌓는 것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까?

저는 94학번인데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들이 개설되고 참 재미있게 공부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험과 자격증을 위한 준비로 공부를 하지요. 대학은 보습학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교수님들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싶어도 학생들이 신청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4년동안 현장을 준비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준비하지 않고 나오게 될 때 앞서 말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메뚜기와 같이 계속해서 이직하는 것,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것이지요. 사회복지사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석사들이 넘쳐나도 복지관 김장김치사업은 20년 넘게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거에요.

사회사업가로 일을 한다는 것은 사회를 사회답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 사회통합의 길을 만드는 것이 사회사업가의 일입니다.


어떻게 사회사업을 해야 할까요?

장애인이 목욕탕을 이용하기가 불편하지 장애인을 위한 목욕탕을 따로 만드는 것, 한 복지관에 일반인이 이용하는 어린이집과 다문화 어린이가 이용하는 센터가 구별되어 있는 것, 이러한 일이 사회복지사가 사회통합을 위해서 하는 방식이 맞을까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 가치와 철학의 문제가 성립되어 있지 못한 경우입니다.

학창시절에 가치와 진정성, 철학을 세우지 못하고 있을 경우, 취업을 해서도 이러한 방향의 사회사업을 실천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떠한 세상을 꿈꾸는 겁니까?

고통과 아픔이 없는 세상을 준비하고 꿈꾸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러한 공부가 사회복지 자격증 공부 때문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의 시절에 이러한 공부 하지 않으면 언제 이러한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자원봉사자가 많아지는 사회를 꿈꿉니까? 저는 이러한 사회를 꿈꾸지 않습니다. 후원자 관리자가 없어도, 장애인 복지관이 따로 없어도 누구나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살고 싶습니다.


1999년 처음 복지관에 입사하여 일을 하였습니다.

그 때는 복지관에 컴퓨터가 1대 밖에 없어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복지관 차도 1대 밖에 없어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때 돌아가면서 사용하였지요. 사회복지 현장에 예산과 인력이 늘면 정말 복지사업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마다 컴퓨터도 있고 차도 종류별로 다 구비되어 있습니다. 예산과 인력이 늘고 수많은 종류의 자격증과 시스템이 많아졌는데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은 그대로입니다. 사회복지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어려운 이웃들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학창 시절에 이러한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내가 지향하는 것,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가난을 되물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공부해야 합니다.

설령 그 구조를 바꾸어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구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질문있어요!

1. 4학년이고 올해 졸업을 하게 됩니다. 첫 직장을 가지고 취업을 하게 될텐데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자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일을 하는 복지관이 얼마나 있을까요? 내가 이러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복지관을 찾아가야 하는지, 맞지 않는 복지관에서 부딪히면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제도권 밖에 있는 시민단체나 공동체 운동 등의 방식으로 갈지 고민이 됩니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참 귀합니다. 어떠한 방식을 선택할지는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한 뜻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복지관은 분명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오신 최장열 관장님이 계신 숭의복지관도 좋은 기관입니다. 기관에 지원할 때 자신의 가치와 지향을 알리고 이것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였는지 구체적인 생각과 방식들을 정리하고 있어야 되겠지요. 자주 자신을 알리면서 이후에 사람을 모집할 때 연락이 올 만큼 관계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이러한 공부를 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책과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선배와 현장을 방문하고 경험해보는 공부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선배들과 실무자 모임들을 참석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자격증과 스팩을 쌓는 것보다 가치와 철학, 방향을 잡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말씀하신 가치와 철학을 가져야 하는 것 외에 이런 것을 실천하기 위한 기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사업을 잘 할 때 이를 할 수 있는 기준과 기술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그러한 방법일 것입니다. 사회복지실천론 등에 나와 있는 방법입니다.

지식이 무용한 것은 아닙니다. 교수님과 학교의 구조가 잘못되었다고 하기보다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야 됩니다.

취업이 중요하고 일단 취업한 후에 그렇게 일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수많은 이력서 뒤에 가치와 지향을 가지고 뜻있게 일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함께 일하고 싶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준비와 공부를 반드시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소개해 줄 수 있는 선배와 선생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야와 사람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꼭 만나야할 선배와 선생님들을 주선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을 많이 만나지만 정말 연락이 오거나 문의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학생들이 있는 자리는 늘 설레이고 언제든지 오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열정과 고민을 하는 대학생들을 만나서 참 좋습니다. 이러한 공부와 모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