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든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합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 그 정체성에 맞게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지관에서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떡국 대접을 했습니다. 

 

'그린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동네 어머니들께서

아침 일찍부터 식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팀장님과 대리님께서 하셨고

저는 점심식사 후에 윷놀이 진행만 맡았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윷놀이.

저는 학창시절 수도 없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습니다.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할 때는

매주 아동을 대상으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었고 

 

교회 청년부 모임이나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도

여러번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었습니다. 

 

이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고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만

이 날은 조금  다르게 고민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정체성은 탁월한 레크리에이션 진행자가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으로 윷놀이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하던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합니다. 

 

어르신이 행사의  주인이  되게 하고,

서로 관계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윷놀이를 진행할 때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 가치를 녹여낼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비록 하루 전에 윷놀이 진행만 맡게 되어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만큼 하려고 노력하고 궁리했습니다.  

 

 

 

 

먼저 윷놀이  규칙을 어르신과 함께 정했습니다.

제가 모든 규칙을 만들어 정한 다음에 공표할 수 있었으나 어른신과 의논하며 여쭈었습니다.

 

“어르신,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라고 여쭈니

여기 저기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셨고 합의하에 규칙을 정했습니다.

 

 

 

윷놀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르신께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 1~3등에게 상품이 있으나 상품의 차이가 크지는 않아요.

이긴다는 생각보다 서로 재미있게 즐기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겠어요. ”

 

“그럼, 그래야지. 이기는것 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한거야”

여러 어르신께서 동의해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14분의 어르신을 3팀으로 나누어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게임이 진행되면서 서로 잡고 잡히는 승부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규칙을 정할 때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변수들도 나타났습니다.

조금씩 의견이 갈라지니 어르신께 다시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기는 것보다 함께 즐기는 것이 우선이니

서로 양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중하게 다시 부탁드리니 어르신들께서 서로 양보하며 즐겁게 윷놀이를 즐겼습니다. 

1등, 2등, 3등 승부가 나자 서로 박수치며 축하해주었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소개와 덕담을 부탁드렸습니다.

 

앞으로 한명씩 나와 마이크를 잡고 정식으로 품위있게 이야기 하실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이 앞에 살고 있는 누구누구입니다. 올 한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지관 행사에 참여하는 대상자라는 느낌보다

젊은 사회복지사와 실습생, 이웃에게 자연스럽게 덕담을 건네주는 어른처럼 느껴졌습니다.

 

복지관에 떡국 먹으러 오는 대상자가 아니라 당당하고 품위있는 어르신이길 바랐습니다.

복지관에 떡국만 먹고 가는 대상자가 아니라 서로 소개하며 관계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마지막 어르신이 나가실 때까지 문에서 정성껏 허리 숙여 인사드렸습니다.

 

 

 

 

 

오후 한 시간, 어르신과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하며 일합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