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갑자기 맡게 된 홍보사업


기관의 사정으로 4월 말부터 서비스제공팀에서 주민조직화팀으로 갑자기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관에서는 지역복지 1,2,3팀으로 구별합니다.)


여러 업무 중에 홍보사업도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여러 강의와 책을 읽으며 현장을 준비했지만 제가 홍보사업을 맡게 될 줄을 몰랐습니다.


홍보사업은 학창시절 '홍보로 사회사업하기' 책을 읽었고

2011년에는 소셜프리즘 세미나에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홍보를 통해 사회복지 실천을 고민하는 자리 | 전국 사회복지기관 홍보담당자를 위한 2011 소셜프리즘 세미나 바로가기

 

 

 

보통 홍보사업은 기관의 신입들이 맡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이전에 홍보담당자 모임을 하고 나서 6개월 뒤에 다시 만나니

담당자가 절반 이상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기술을 잘 다루지 못합니다.

기관에서 단순한 현수막을 만들 때도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없어 동료들에게 물어봅니다.

홍보사업에 대해서도 깊이 공부하거나 준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떤 사업을 맡던지 간에 복지사업이 아니라 사회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홍보사업에 당사자의 자주성을 담고, 홍보로 지역사회 공생성을 담고 시었습니다.


홍보사업, 제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 2. 홍보사업?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홍보 담당자가 된 이후 김종원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홍당모' 연수가 있었습니다.

공문을 바로 내려받고 연수에 참가했습니다.


여러 강의를 듣고 워크숍 작업을 하며 다른 기관의 실무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재밌고 잘했던 일에 대해 나누고 어떻게 뜻있게 일할지 함께 궁리했습니다.


2014년 사회복지 홍당모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홍보로 사회사업하기' 책도 다시 정독해서 읽었습니다.

홍보를 구실로 어떻게 사회사업할지 생각했습니다.


연수와 책을 다시 읽고 살피니 홍보사업에 대한 대략적인 목적, 지향, 방법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디자인 기술과 감각은 없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사회사업을 하고자 했습니다.


홍보 담당이 된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만든 소식지라 많은 것을 변화하고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작은 부분 하나라도 고민하고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3. 동료와 함께 만드는 소식지


많은 기관이 홍보담당자가 혼자 만들지 않고 팀마다 TFT팀을 구성해서 운영합니다.

팀마다 한 명 이상씩 TFT팀으로 모여 의사소통과 원고 취합을 함께 합니다.


TFT팀 동료들에게 진지하게 설명하고 부탁했습니다.


홍보사업에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의 강점을 드러내고 지역사회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싶다고 했습니다.

즐겁고 재밌게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동료들이 잘 듣고 이해해주었습니다.

동료들 덕분에 더 쉽고 재밌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 4. 발로 취재하는 소식지


소식지에 당사자의 이야기나 지역사회 이웃, 네트워크 기관들의 이야기와 정보를 담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책상에 앉아 소식지의 내용을 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지역사회를 다니면서 사람을 만나며 취재했습니다. 

동료들도 부지런히 동네를 다니며 당사자와 이웃을 만나며 묻고 부탁했습니다. 



소식지에 '발로 찾은 마을 공간' 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도봉구에 있는 여러 기관을 직접 다니며 실무자를 만나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동네를 다니니 흩어져있는 공간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실무자를 만나며 동네와 생각하는 바를 들었습니다. 


소식지를 구실로 마을을 만났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복지관 전체 일꾼이 동네를 다니며 청소도 하고 캠페인도 하면서 주민을 만납니다.


개관한지 16년째 되어 많은 주민들이 복지관을 알 법 하지만

직접 다녀보면 아직 복지관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 년 동안 꾸준히 다니다보니 주민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주민의 이야기와 소감을 담았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복지관 일꾼이 글을 썼습니다.

쓴 글을 다시 보여드리며 잘못된 곳이 없는지 여쭈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직접 글을 고쳐주시며 적극적으로 살펴주셨습니다.




 

#5. 미용실 원장님을 주민편집위원으로

 

 

평소에 동네를 다니며 미용실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몇 번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며 법과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고 계셨습니다. 


순간적으로 원장님께 소식지 퇴고를 부탁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장님, 복지관에서 일년에 세네번 소식지가 나와요. 제가 초안이 나오면 여러번 살펴보지만 오타나 잘못된 표현이 나오더라구요.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시고 잘 아시니 한 번 살펴봐주실 수 있으세요?" 


"잠깐 살펴보면 되는거지? 그정도는 어렵지 않아."


이렇게 원장님께 퇴고를 부탁드리며 주민편집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소식지 한 켠에 성함도 넣어드렸습니다. 


전문가처럼 꼼꼼하고 완벽하게 글을 살펴주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찬찬히 살펴보시며 체크해주셨습니다.


복지관과 소식지에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는 그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6. 사람이 드러나는 소식지

기존의 소식지는 흑백이라는 한계 때문에 사진의 중요성은 크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이 발달되면서 핸드폰으로 간단하게 활동 증빙사진 정도로만 찍습니다.

사진이 흔들리거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구도로 찍었습니다다.


이 가운데 새롭게 작게 실천 할 수 있는 일로

소식지에 일꾼과 이웃들의 사진을 넣으려고 했습니다.


일꾼이 소식지에 자신의 사진과 하는 일을 넣어서

스스로 본인의 사업을 홍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를 바랐습니다.  


이웃들이 소식지에 자신의 얼굴과 이야기를 보며 즐거워하고

자신의 지인들과 소식지를 나눠보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직접 일꾼과 이웃들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DSLR 카메라로 얼굴이 잘 보이도록 크게 찍었습니다.




# 7.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앞으로 소식지, 이렇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기관의 미션과 비전, 정체성에 합당한 소식지.

주제나 카테고리를 기관에 맞게 담아내고 싶습니다.


강점관점, 즐거운 일이 가득한 소식지.

주민이 잘하는 일, 읽었을 때 즐겁고 감사한 내용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주민이 이웃과 나누는 이야기로 가득한 소식지.

복지관이 잘하고 행한 일이 아니라 이웃과 인정이 있어 살맛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습니다.


동료의 사업을 도와주는 소식지.

원고를 부탁하는 일이 동료에게 짐이 되지 않고 동료와 동료의 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내용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이제 홍보담당자가 된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경험도 없고 기술도 없는 홍보담자 이지만 뜻있게 일하고 싶습니다.


홍보로 사회사업 하겠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