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2.01 동네 어르신과 윷놀이 한마당
  2. 2011.07.25 ④ 방기원防其源 치기본治其本

 

 

무슨 일을 하든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합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 그 정체성에 맞게 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지관에서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떡국 대접을 했습니다. 

 

'그린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동네 어머니들께서

아침 일찍부터 식사를 준비해주셨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팀장님과 대리님께서 하셨고

저는 점심식사 후에 윷놀이 진행만 맡았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윷놀이.

저는 학창시절 수도 없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습니다.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할 때는

매주 아동을 대상으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었고 

 

교회 청년부 모임이나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도

여러번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었습니다. 

 

이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고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지만

이 날은 조금  다르게 고민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정체성은 탁월한 레크리에이션 진행자가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으로 윷놀이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을  하던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합니다. 

 

어르신이 행사의  주인이  되게 하고,

서로 관계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윷놀이를 진행할 때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 가치를 녹여낼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비록 하루 전에 윷놀이 진행만 맡게 되어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지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만큼 하려고 노력하고 궁리했습니다.  

 

 

 

 

먼저 윷놀이  규칙을 어르신과 함께 정했습니다.

제가 모든 규칙을 만들어 정한 다음에 공표할 수 있었으나 어른신과 의논하며 여쭈었습니다.

 

“어르신, 이럴 때는 어떻게 할까요?” 라고 여쭈니

여기 저기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셨고 합의하에 규칙을 정했습니다.

 

 

 

윷놀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르신께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 1~3등에게 상품이 있으나 상품의 차이가 크지는 않아요.

이긴다는 생각보다 서로 재미있게 즐기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겠어요. ”

 

“그럼, 그래야지. 이기는것 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한거야”

여러 어르신께서 동의해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14분의 어르신을 3팀으로 나누어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게임이 진행되면서 서로 잡고 잡히는 승부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규칙을 정할 때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변수들도 나타났습니다.

조금씩 의견이 갈라지니 어르신께 다시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기는 것보다 함께 즐기는 것이 우선이니

서로 양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중하게 다시 부탁드리니 어르신들께서 서로 양보하며 즐겁게 윷놀이를 즐겼습니다. 

1등, 2등, 3등 승부가 나자 서로 박수치며 축하해주었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소개와 덕담을 부탁드렸습니다.

 

앞으로 한명씩 나와 마이크를 잡고 정식으로 품위있게 이야기 하실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이 앞에 살고 있는 누구누구입니다. 올 한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복지관 행사에 참여하는 대상자라는 느낌보다

젊은 사회복지사와 실습생, 이웃에게 자연스럽게 덕담을 건네주는 어른처럼 느껴졌습니다.

 

복지관에 떡국 먹으러 오는 대상자가 아니라 당당하고 품위있는 어르신이길 바랐습니다.

복지관에 떡국만 먹고 가는 대상자가 아니라 서로 소개하며 관계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마지막 어르신이 나가실 때까지 문에서 정성껏 허리 숙여 인사드렸습니다.

 

 

 

 

 

오후 한 시간, 어르신과 신명나게 놀았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성을 생각하며 일합니다.

 

 

 

Posted by 권 대익

#1. 좋은 이웃 한 사람만 있어도 살 만한 마을

 

방기원防其源 치기본治其本 - 문제의 근원을 다스리는 방책
'근본을 다스린다.', '뿌리를 살핀다.', '바탕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 복지수상록 -

개인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마을의 관계를 살피는 것.
복지기계로 서비스를 하기보다 좋은 이웃 한 사람을 찾아 내는 것.
이것이 사회사업의 근본입니다.

광활 15기 첫 주 오전에는 김동찬 선생님의 워크숍으로 진행합니다.
오늘 오전 프로그램 워크숍 전에 김동찬 선생님께서 마을 사람들의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책으로, 구두로만 수없이 들었던 철암 사례들을
직접 마을에 인사를 드린 후에 들으니 새롭습니다.  


a. OOO네 할머니
 

OOO네 할머니는 특별한 성격으로 동네 이웃들과 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수급권으로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지원들을 깐깐하게 다 받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경험이 있는 할머니는 일본어를 잘 합니다.
도서관에 있는 일본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부탁받으니 신이나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아이들과 도서관에 직접 먹거리를 나누어주십니다.

할머니의 문제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강점을 살리니
할머니도 아이들도 모두 풍성해졌어요.  


b. OOO 아저씨

철암에는 OOO 아저씨가 있습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을 하는데 빛보증을 잘못써서 어려움이 있었고
지금까지 비혼으로 살고 계십니다.  

월급을 받으면 술을 마시거나 이웃들에게 나누어주기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합니다. 
이런 호랑이 아저씨를 이웃들은 뒤에서 수근거립니다.  

광활 선배님 노지윤 선생님께서 사진찍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웃에게 여쭈니
아저씨가 대부분의 월급을 사진찍기에 사용하실 정도로 사진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다.  

아저씨께 부탁드리니 
도서관 아이들 사진도 찍어 주시고 동네 고기잡이도 함께 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이런 구실로 이웃들과 만나니 
아저씨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 

아저씨의 문제에 집중 한 것이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살리니
아저씨와 이웃들의 관계가 살아납니다. 
 

c. 바보형 OOO 마을 선생님 

동네에서 바보형으로 통하는 OOO씨가 김동찬 선생님께 마을 선생님이라고 불러달라 하셨습니다.

정중히 마을 선생님으로 호칭하고 존대하니
매일 추리닝만 입던 OOO씨가 넥타이와 정장을 입고 복지관에 적극적인 자세로 선생님으로 계셨습니다.  

치료로 문제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대하니
상황이 좋아집니다.


d. OO상회 어머니
 

OO상회 어머니는 200회 운전면허 시험에 떨어진 분입니다.
늘 광활 학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주십니다.

이 넉넉함으로 제주도 여행 때 아이들을 함께 봐주실 수 있는지 여쭈니
함께 아이들을 잘 만나주셨습니다. 
 

e. OOO 어머니 

적극적인홍반장 OOO 어머니는 동네 이웃사람들과 깊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도서관 걸립에도 많은 힘을 주셨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살피고 돌보아 주십니다. 

복지서비스보다 이러한 이웃이 한 명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f. 자활 참여 어르신 

김동찬 선생님께서 공공 일자리 어르신에게 책을 읽어드리러 방문하였습니다.
저기 구석에 모자를 푹 눌러쓴 낮익은 어르신이 보입니다.
호랑이 아저씨도 잡을 정도로 당당하게 마을을 누비시는 어르신입니다.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모여 있는 곳에 계시니
그렇게 강하던 어르신도 조용히 앉아 계십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어르신들이 잘 하실 수 있는 것을 여쭈니
어르신이 발표력이 없다는 담당자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단한 입담을 과시합니다.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아니라
잘 하실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여쭈니 어르신의 인격이 살아납니다. 

 

#2. 사회사업 철학에 맞는 프로그램 

오늘은 프로그램 워크숍입니다.
4주 동안 진행할 프로젝트를 의논하여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진정한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드러나기보다
사자와 지역사회가 드러나게 합니다. 

그동안 정보원 활동을 통해 사회사업 철학을 많이 배웠습니다. 
보편적이거나 평범하게 해야할 사회사업.

사회복지사가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보다 당사자와 이웃이 드러나고
그 내용은 평범하고 소박해야 한다는 것.  

돌아보니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기획하면서 자꾸만 사회사업의 철학을 잊어버립니다.
사업 안에 사회사업의 가치와 철학, 방법이 녹아져야 하는데 아직도 부족합니다.
머리로 알고 있는 사회사업이 몸과 피부로 내려오기에는 아직 서투릅니다.

남은시간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잘 기획해야겠습니다. 


#3. 평범한 일상에서 만난 어르신에게는 당당함이 있습니다.  

매번 광활팀에게 맛있는 식사대접을 해주시는 김영자 할머니 댁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친할머니 같은 따뜻한 마음과 푸짐한 인심이 느껴집니다. 

복지기계,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아니라
이웃의 평범함 일상으로 어르신을 만나니
그 안에 당당함이 묻어 납니다. 

이렇게 어르신의 인격과 관계를 살리는 사회복지사이고 싶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