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익이의 복지현장 학습여행
대구광역시달구벌종합복지관
이문희 선생님
대구에서 이문희 선생님을 찾아간 이유
지난 3월 14일(수)에 푸른복지 컨퍼런스 관계로 구미에 내려갔습니다.
이왕 내려간 발걸음, 바로 서울로 올라오기보다 대구지역에서 뜻있게 일하시는 동문들과 선배님들을 만나고자 하였습니다.
대구에 내려가면서 꼭 만나 뵙고 싶은 선생님은 대구광역시달구벌종합복지관 이문희 선생님이었습니다. 작년 다산초당 학습여행에서 밤늦도록 초기 정보원 활동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문희 선생님께서 현재 어떻게 현장에서 일하시고 계신지 직접 듣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고 바쁜 일정가운데서도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다산초당 학습여행 후기 http://cafe.daum.net/cswcamp/P3AX/902
대구 용산역에 내려 대구광역시달구벌종합복지관으로 직접 찾아갔습니다. 기관명에 ‘장애인’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대구광역시달구벌종합복지관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단어를 쓰지 않는 몇 안되는 장애인복지관입니다.
복지관 근처에서 맛있는 비빔밥을 사주셨었습니다. 식사를 하며 선생님께서 초기에 정보원 활동을 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제가 이렇게 다른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도 응원해주셨습니다.
※ 이문희 선생님과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 제가 이해하고 생각한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직원들과의 관계에 힘씁니다.
정보원 동문들처럼 멀리 있는 동료들에게 지지·응원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기관에서 일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공식적인 시간 하루 9시간 이상 함께 보내는 기관 동료들과의 관계가 사회사업을 잘 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졸업 후, 첫 직장을 우리복지관 개관멤버로 입사하였습니다. 저는 직원들과의 관계를 위하여 힘쓴 것은 잘 묻는 것이었습니다. 신입직원이 선임 사회복지사에게 이것 저것 묻을 때 싫어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장애인복지관인만큼 다양한 특수영역(각종치료, 재활 등)의 동료들에게 그 영역에 대해서 묻습니다. 이렇게 물을 때 더 잘 배우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물을 때는 내가 조금 더 이해하고 공부해야 더 깊이 묻고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습니다.
잘 묻는 것만큼 잘 듣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저는 복지관 안에서 다양한 동아리 모임을 주선했습니다. 볼링, 족구, 인라인스케이트, 독서모임 등 이러한 모임을 주선하면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적당한 규모의 인원이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좋은 강의와 세미나 등이 있으면 동료들에게 제안하고 함께 듣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장애인 복지관의 목적
보통 장애인복지관에서 당사자에게 중점적으로 하는 활동은 치료와 교육사업입니다.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치료와 교육이 수익사업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청에서 나오는 지원금은 대부분 인건비와 관리비 등으로 사용되고 복지관 운영에 대한 자금은 치료와 교육사업으로 충당해야합니다. 이 방법 외에는 후원사업을 늘려야 하는데 쉽지 않은 방법이지요.
복지관의 치료사 선생님께 여쭈어도 일주일에 3번 몇시간씩 이루어지는 치료보다 당사자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재활과 활동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상을 통한 회복과 재활에 힘쓰다보면 복지관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기관의 비전의 중요해요. 기관이 어떠한 방향과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어떻게 사업을 풀어내는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팀원들과 함께 워크샵을 떠나고 가치와 비전을 함께 공유하기도 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장애인복지관의 비전은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그 바탕엔 당연히 당사자의 주체성 회복과 지역사회의 공생성 회복이 함께 해야합니다.
잘 할 수 있는 사람보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
인근 초등학교로 장애인식교육을 나가기도 합니다. 인권, 장애, 다문화 등에 대해서 교육하면서 제가 중점적으로 말하는 것은 다양성과 공생이에요. 장애를 가졌다는 것이 불쌍하고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의식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임을 말하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을 강조합니다.
보통 장애인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장애체험도 마찬가지에요. 보통 장애체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지사지, 즉 휠체어를 타고 안대를 쓰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불편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비장애인은 장애라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고 불쌍하고 어려운 것으로만 인식해요. 저는 이것보다 다양함을 이야기합니다. 지체장애인에게 휠체어와 목발, 지팡이가 그들의 다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사람이 이동할 때 자전거나 자동차를 타듯 휠체어와 목발도 똑깥은 수단일 뿐입니다.
장애인식교육이 마치면 PPT자료를 슬라이드에 멘트까지 써서 모든 자료를 담임선생님께 드리고 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주 아이들에게 이 교육을 들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잠깐 교육에 나오는 저보다 매일 아이들을 만나는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어머니는 새학기가 시작되면 직접 학교를 찾아 학우들에게 오토다케의 장애를 설명하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당사자가 직접 주체가 되어 지역을 만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교사와 보호자들에게 의견을 여쭙고 부탁드려 장애학생이 학교에 잘 적응할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나의 일이 아닌 그들의 일과 삶으로서 돕고 싶습니다.
이렇게 사회복지사인 제가 하는 것보다 당사자와 가족, 이웃들이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잘하는 사람보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 중요해요.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
당사자를 주체로 세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복지관에서 다양한 전문가가 모이는 사례회의에서도 정작 당사자가 없습니다. 이는 당사자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는 복지관에서 무조건 받는 것에 익숙하지 직접 주체가 되어 이용한다는 생각이 부족합니다. 이럴 때는 당사자를 일대일로 꾸준히 만나며 대화하며 설명하고 부탁합니다.
활동보조사업을 할 때 보조인에게 매번 부탁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당사자의 집에 지역의 이웃이 찾아오면 반드시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단시간의 도움을 주기 위해 방문한 보조인이 당사자와 이웃과의 관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당사자가 어떻게 지내는지 자주 살펴보며 도움을 주던 이웃이 보조인이 온다는 이유로 그 발걸음이 뜸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보조인에게 지역의 이웃이 찾아오면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며 자주 당사자를 살피고 도와 달라고 부탁드리도록 합니다.
나를 위한 일이 남을 위한 일, 남을 위한 일이 나를 위한 일이다
‘나를 위한 일이 남을 위한 일이고 남을 위한 일이 나를 위한 일이다.’
옛 복지요결에서 나온 문구입니다. 이 마음으로 사회사업을 합니다. 동료들이 부탁하는 일도 이 마음으로 돕고 내가 하는 일도 이 마음으로 합니다. 복지관까지 찾아온 대익 학생과의 만남이 남을 위한 일인듯 하지만 나를 위한 일이지요. 멀리까지 찾아와주어 고마워요.
이문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점심시간을 지나고 업무시간 1시간 30분이나 시간을 내주셔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전설의 카오스 이문희 선생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선생님으로부터 맑고 선한 기운을 받았어요. 복지현장이 쉽지 않지만 그 가운데 동료를 세우고 뜻있게 일하고자 힘쓰고 계셨습니다. 사회사업의 근본을 생각하고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의 가치를 지키고 살리고자 하셨습니다. 이문희 선생님처럼 일하고 싶어요.
기독교인이 성경을 늘 옆에 두고 읽는 것처럼, 사회사업가로 복지요결에서 배운 가치를 늘 기억하고 행하고자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회사업의 근본과 가치, 바탕을 생각하는 이문희 선생님, 고맙습니다.
뜻있게 일하고 계시는 이문희 선생님을 이렇게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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