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를 읽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경제 성과 그 너머를 보세요" (한겨레 12월 31일)

 

영국에서 나라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국민 1인당 GDP가 2000달러에 불과한 부탄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민 100명당 97명이 행복하다고 대답한 놀라운 수치입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다른 나라를 제치고 달리 가난하고 작은 나라, 부탄이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부탄은 행복의 기준을 경제활동만 측정하는 GDP 측정을 거부하고

국민총행복(GNH) 지수를 만들어 이를 적용했습니다.

 

 

 

기사는 부탄 행복부 카르마 치팀 장관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기사를 읽으며 사회복지 실천 방법과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아래 파란색 글은 기사에서 줄친 내용입니다.

 

모든 나라는 두자릿수 지디피 성장을 바란다. 한데 그렇게 되면 유한한 자원을 가진 지구는 재앙을 맞을 것이다. 당신이 농촌에 살고 있다면 산에서 나무를 많이 베어내면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삶의 터전이 황폐해지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이렇게 늘 지속가능하게 일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원인과 결과를 알기 때문이다.

 

 

지엔에이치 같은 지표를 채택하기 어렵게 하는 두 축이 있다면 하나는 정치인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이다. 이들은 장기보다 단기 업적에 의해 보상받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너무 비난할 것도 없다. 다만 권력 관계는 유권자와 소비자가 요구할 때 변화한다. 세계 곳곳에서 이런 요구가 실현되고 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자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상품의 재활용을 요구하자 정치인들은 환경을 보전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이런 힘으로 권력의 방정식을 바꾸어야 한다.

 

 

행복정책에 중점을 두는 것은 가족과 문화적 전통, 두가지를 꼽고 싶다.

 

가족은 사실 매우 중요한 자연적 제도이다. 한 개인에게 가족은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불행히도 경제개발에 나서는 정부는 이를 경시한다. 경제적 현실 앞에 가족은 축소되고 파괴된다. 그러면 인생을 즐기기 위한 상호작용은 차차 줄어든다. 일만 계속하는데 무엇 때문에 일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 아마 어떤 기업을 위해서일 것이다. 이게 우리가 근대적 생활방식이라 부르는 것이다.

 

또 문화적 전통은 수백년 전부터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수된 것이다. 이런 전통에는 시간을 견디며 정제된 가치가 있다. 사랑, 열정, 자애, 부모 공경 같은 가치 말이다. 공동체가 가진 이런 가치가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행복은 자기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이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들이 자주 만나는 것이다. 가족을 지키고 챙기길 원한다면 일을 줄이고 시간을 내야 한다.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인생을 살도록 하는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한 예로 싱가포르 정부는 대가족이 가까운 지역에 함께 모여 살려고 하면 주택 배정에서 우선권을 준다. 부탄은 8시간 일, 8시간 수면, 8시간 유유자적한 생활을 권장한다. 아는 사람과 더 오래 시간을 보내도록 하려는 것이다. 문화적 전통, 가족, 웰빙은 모두 시간을 필요로 하지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의 조건은 경제적 발전과 욕구충족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 열정 자애 부모공경' 등과 같은 가치라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과 자주 만나고 유유자적한 생활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사회복지 실천을 생각했습니다.

 

당사자(클라이언트)가 삶의 만족을 느끼는 것은 경제적 지원이나 문제해결을 넘어

가까운 사람과 자주 만나서 관계를 맺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족을 돕는 것이 부모와 자녀를 따로 떼어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개발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긴급한 상황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통해 약자가 더 살만한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에 백번 동의하고 그런 정책이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소극적이고 단기적인 방법에 불과합니다.

보다 중요하고 적극적이며 장기적인 방법은 당사자가 더 풍성하게 '만남'을 갖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탄이 경제개발보다

가족, 문화적 전통, 가까운 사람과 자주 만나는 것에 힘썼듯이

 

사회복지사로 경제적 지원과 문제해결보다

당사자가 자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관계와 만남을 주선하고 싶습니다.

이웃과 인정이 있어 누구나 정붙이고 살만한 사회를 꿈꿉니다.

 

 

 

기사를 읽으며 사회복지사로 어떻게 일할까도 생각합니다.

 

8시간 수면, 8시간 일, 8시간 유유자적 생활을 권면하는 부탄처럼

사회복지사로 심각한 업무노동이 아니라 유유자적 여유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는 장기보다 단기업적(실적과 평가)에 의해 보상받기 위해 애쓰는 노력을 내려놓고

진정한 행복을 향한 유유자적의 삶을 살 때 가능합니다.

 

또한 행복은 자기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이 누릴 수 있다는 기사 내용처럼

사회복지사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고 싶습니다.

 

 

기사 마지막에 카르마 치팀 장관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당신이 50년 뒤 부탄에 온다면 우리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겠지만,

우리의 삶의 질은 좋을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GDP가 아닙니다.

행복의 조건은 경제적 발전과 문제 해결이 아닙니다.

 

행복의 조건은 가족과 문화적 전통, 가까운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행복의 조건은 눈물·고통·슬픔이 있고 가난·질병·장애가 있고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이웃과 인정이 있어 누구라도 정붙이고 살만한 사회입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