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준비하며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피내골 야영 첫 날입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저도, 참가하는 아이들도 아침부터 들떠 있습니다.
친구들과 마음껏 노는 것도 신이 나고,
부모님을 떠나 야외에서 함께 텐트를 치며 노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첫 프로그램은 피내재 등산입니다.
야영에 필요한 모든 단체, 개인 짐은 베이스캠프 근처 이웃 아주머니 댁에 맡기고
시루봉과 피내재 능선을 거쳐 흥복사 앞 베이스캠프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서현이 어머니께서 차를 빌려주셔서 건모, 인성이와 함께 아주머니 댁으로 향했습니다.
1박 2일인데도 무거운 텐트와 먹을거리, 개인짐이 꽤 많이 있습니다.
짐을 싣고 내리는데 건모, 인성이의 힘이 컸습니다. 고맙습니다.  

 

#2. 자, 출발이다!  

짐을 맡겨놓고 본격적으로 피내골 탐험대가 출발하였습니다. 

출발하기 전,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몸풀기 율동을 합니다.  

 

#3. 시루봉 탐험 

베어스캠프까지 걸어서 이동합니다.
피내재 등산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시루봉 정상을 오르고 흥복사 등산로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이 등산로는 지난 주 피내골 탐험 때 건모, 현진이와 함께 4시간 동안 오르던 코스입니다.

피내골 정상 탐험 후기 보기 

한번 올랐던 길이어서인지 건모가 힘있게 앞장서서 리드합니다.
저는 현진이와 함께 뒤에서 천천히 올랐어요.
지난 주 현진이가 넘어졌던 장소도 확인하고, 버섯들도 구경하며 올랐습니다.  

시루봉은 상철암 동네가 한 눈에 보이는 탁 트인 곳입니다.
위험해서 바위 위에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철암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케어센터 등이 한번에 보이니 참 좋습니다.  

막내 현진이가 발걸음이 느리지만 이만치 가서 기다려주기도 하고
가져온 물도 서로 나누어 먹고
조금씩 대화도 나누면서 올라갔습니다. 

흥복사로 내려가는 길은 제 2쉼터로 운동기구가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신나게 운동기구도 타고
예원이의 주도로 함께 댄스타임도 가졌습니다.  

흥복사 하산길로 내려 뜨거운 아스팔드 길을 한참 걸었습니다.
아주머니 댁에서 맡겨놓은 짐을 찾았습니다.
마당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아주머니께 크고 이쁘게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신이 들고 갈 수 있는 최대의 짐을 가지고
150여미터 앞에 있는 베어스 캠프로 이동하였습니다.

친구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들어주려고 하고
뛰어 올라가 짐을 내려놓고 선생님의 짐을 도와주는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아주머니께서 호수로 연결된 물을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깨끗한 물을 가까운데서 쉽게 사용 할 수 있어 편하게 야영을 즐겼습니다.  

 

#4. 숙소 세팅하기 

1박 2일로 머물 우리의 장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텐트치기.
화요일에 최선웅선생님께 텐트치기를 배웠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건모는 텐트 뼈대 담당, 인성이는 팩 담당, 다른 친구들은 텐트 천을 함께 잡아주는 담당입니다.  

먼저 바닥에 비닐을 깔고 텐트 본대를 세운 후, 플라이를 치는 것이 그 과정입니다.  
텐트팀 뼈대 담당 건모는 모든 과정을 알고 척척 만들어 내는 능력이 놀랍습니다.
팩 담당 인성이는 팩을 치다가 손을 삐끝했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참여합니다. 

근처에 있는 식탁을 건모, 인성이와 함께 힘을 합쳐서 옮겼습니다.
2끼의 식사를 함께 해결할 멋진 식탁입니다.  

 

한참 텐트를 치다보니 오늘 야영을 함께 하는 엄태인 선생님께서 올라오셨습니다.
광활 14기 선생님으로 준비부터 마음다해 함께 했던 엄태인 선생님.
아이들이 엄태인 선생님을 보자 뛰어가서 인사합니다.

고맙습니다.  

 

#5. 저녁식사 준비하기 

저녁식사는 함께 냄비로 밥을 만들어 먹고 각자 가져온 밑반찬을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냄비로 밥을 만들어 먹는 것은 어제 예비로 완벽하게 연습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과정기록] ⑩ 내가 만든 냄비 밥, 김만 있어도 뚝딱! (2011.08.09)|

예원이가 먼저 쌀을 씻고 물을 맞추어 주었습니다.
인성이가 휴대용 가스를 세팅하고 불을 점화합니다.  

끓을 때까지 강한 불.
중간불로 3분.
제일 약한불로 13분.
마지막 강한 불로 10초.  

완벽한 냄비밥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냄비밥을 만드는 것은 자신있습니다.

각자 가져온 밑반찬을 모으니
멸치볶음, 쭈꾸미 볶음, 카레감자볶음, 소시지볶음, 콩자반, 김, 김치 등 다양합니다.
서현이가 반찬을 모아 이쁘게 세팅해주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냄비 밥으로 야외에서 함께 먹으니 그 맛은 꿀맛입니다.
인성이는 집에서도 적게 먹는 밥을 3그릇이나 먹었습니다. 

마무리 설겆이는 현진이 담당.
자연을 사랑하는 피내골 탐험대는 퐁퐁을 쓰지 않고 헹구기만 합니다.
자신이 맡은 설겆이를 착실하게 완성하는 막내 현진이에게 고맙습니다. 

 

#6. 산골 가득히 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  

저녁을 먹고 함게 산책을 나갔습니다.
흥북사 앞까지 돗자리를 들고 올라갔습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뜨는 피내골 흥북사 앞에 돗자리를 펴고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함께 무서운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우리에게 도움을 주신 이웃들에게 감사편지를 썼습니다. 
미숫가루 나누어 주시고 텐트치는 방법을 알려주신 최선웅 선생님.
차를 빌려주셔서 짐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서현이 어머니.
짐을 안전하게 맡겨주시고 물을 사용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옆집 아주머니.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다음 주에 쓸 분들은 제외하고 이 3분에게 함께 감사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를 쓰는 방식과 내용들도 아이들이 직접 정했습니다.
많은 광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별빛 댄스타임도 가졌습니다.
예원이의 주도로 함께 춤추는 시간은
손전등이 조명이 되고
입으로 부르는 노래가 음악이 되어 신나게 몸을 흔들었습니다. 

얼음 땡,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놀이도 했습니다.
땀이 뻘뻘 흘리도록 뛰어다니는데 지치지도 않나봅니다.  

담력 훈련도 했습니다.
가로등 없는 컴컴한 곳까지 다함께 갔다오기.
제가 깜짝 놀래키는 귀신 역할을 하였는데 막내 현진이가 울 정도로 실감났었나 봅니다.  

밤에 우리끼리 나누는 진실게임.
우리의 나눔은 끝까지 비밀입니다. 

 

#7. 고마운 지지방문 

텐트 속에서 한참 놀고 있는데 라이트와 함께 차 한대가 오는 도착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원이 아버님. 
 

바나나, 포도, 자두 등 과일은 한가득 가지고 오셨어요.
간식이 조금 부족한가 했는데 이렇게 더욱 풍성해졌어요.  

철암에서 수십년 동안 일을 하셨던 아버님의 경험과
노래를 좋아하시는 과정 등도 들었습니다.  

아버님께 감사하다고 수십 번의 뽀뽀를 날리는 예원이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갑자기 후레쉬가 비취고 텐트가 흔들립니다. 깜짝 놀랬어요.
광활 동료 김용수, 성현정 선생님께서 지지방문 오신 겁니다. 

음료수를 건내주시며 재미있게 내라고 힘을 더해주었습니다.
숙소에서 올라오려면 왕복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가로등 없는 무서운 길을 땀을 흘리며 찾아온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지지방문에 감동하고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밤은 깊어져만 갑니다.
밤을 샐 줄 알았는데 다행이 12시가 넘어 남녀 각자의 텐트로 흩어졌어요.  

1박 2일 피내골 야영.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