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사회봉사

 

 

대학교마다 사회봉사 수업이 있습니다. 한 학기에 30시간~32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하고 1학점을 받는 수업이지요.  

 

학교와 대학생은 반드시 사회봉사 수업을 이수해야 하니 기관으로 연락을 하고, 기관은 당장의 봉사자가 부족하니 학교에 자원봉사자 인원을 요청합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는 일정 기간 동안 약속한 시간을 모두 채워야 합니다. 이후에 담당자는 평가서를 작성해서 학교로 제출합니다.

 

 

자원봉사자? 제일 좋은 모집 방법은 봉사활동 시간이 목적인 단기적인 대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는 주민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기관에서 어쩔 수 없이 대학생 사회봉사를 모집한다면 조금이라도 의미있게 해보고 싶습니다. 

 

 

 

 

도깨비방 공간지기

 

 

이번 주 국민대학교 사회봉사 대학생 세 명을 처음 만납니다. 

 

제가 담당하는 사업인 도깨비방이라는 마을 카페 주민커뮤니티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을 지키고 운영하는 공간지기로 활동하게 됩니다.  

 

평일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나누어 이 공간을 지키고 있는데 최근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만 두신 분들이 많아 공간지기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당장에 동네에서 이 공간을 지켜 줄 사람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아 대학생 사회봉사를 신청했습니다.

 

지난 주 세 달 동안 32시간을 활동할 대학생 세 명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공간을 설명하고 재미있게 활동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반갑게도 세 명 중 두 명은 복지관 가까이 도봉구에 거주하는 주민이었습니다.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한 대학생 사회봉사자를 어떻게 만날지 고민했습니다. 어짜피 봉사활동 시간을 목적으로 왔으니 깊이 만나지 않고 약속된 시간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봉사활동 시간으로 복지관에 오게 되었지만 복지관 근처에 사는 주민이고 또 언젠가 어떻게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잘 만나는 일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만나고 싶습니다.

 

 

이번 주에 대학생 사회봉사자를 만날 때 이렇게 만나고 싶습니다.

 

진지하게 도깨비방이라는 곳이 어떠한 공간인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설명합니다. 봉사활동 시간 때문에 왔더라도 어떤 마음과 자세로 활동하면 좋을지 설명하고 진지하게 부탁합니다. 약속한 32시간을 모두 채우더라도 동네에서 계속 의미있는 활동을 하면 어떨지 제안합니다.

 

봉사활동 시간 때문에 복지관과 만나게 되었지만 이후에 지속적으로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설사 대학생이 여러가지 부담으로 약속한 32시간만 활동하더라도 괜찮습니다. 32시간 동안 복지관이 어떤 곳인지 알고, 우리 동네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서로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가는 곳이 있다는 정도만 알더라도 족합니다. 언젠가 그 학생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함께 나누고 싶을 때 복지관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동네에서 젊은 대학생이 나눔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과 풍성함을 알아 간다면, 그런 대학생들이 많아진다면 조금 더 살기 좋은 마을이 되지 않을까요?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