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풍성하게 하는 여러 경품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지역에서 가장 큰 지역잔치 골목대장터.


이런 큰 행사에서는 여러 상품이 쏟아집니다.


무대에서 각종 노래자랑이나 장기자랑을 하기도 하고

각종 레크리에이션이나 음식 빨리먹기대회처럼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고

순서지를 나눠주면서 행운권 추첨을 하기기도 합니다. 


행사에 참여하고 열심히해서 수상까지 하면 선물도 주어지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행사도 풍성해집니다.


예산이 넉넉하면 이런 상품을 직접 구입해서 나눠줄 수 있습니다.

수완이 좋아 여러 기업에 다니며 근사한 상품을 많이 받아오기도 합니다.

주최 측이 권위나 영향이 크면 많은 협찬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골목대장터는 기관사정으로 따로 배정된 예산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사업비도 부족한 상황이라 상품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복지관이 위치한 도봉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큰 기업이나 공장의 수도 많이 없습니다.

골목 곳곳에 영세한 양말공장이 많아 동네 할머니들이 양말 뒤집는 소일거리를 하실 뿐입니다.


홍보효과나 영향이 커서 스스로 협찬이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그저 동네잔치로 방학동 이웃들과 즐기는 행사입니다.


예산도, 기업도, 협찬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네에 계신 여러 상가에 부탁하는 일 뿐입니다.




동네 상가에 후원을 부탁했습니다.


방아골에 입사하고 세 번째 맞이하는 골목대장터.


그동안은 사업담당자나 일부 일꾼들만

행사 며칠 전에 동네를 다니며 몇군데 상가에서 후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골목대장터 TFT 회의와

전체 일꾼이 모이는 사회사업팀 회의에서

모든 일꾼이 동네를 다니며 후원을 부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단순히 후원품이나 후원금을 받는 일로 끝나지 않고

일꾼이 사장님과 인사하며 관계를 맺고

사장님과 주민이 관계를 맺는 일에 핵심을 두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후원금이나 후원품을 직접 받는 방식은 지양했습니다.

대신 쿠폰을 만들었습니다.


행사 당일에 주민에게 쿠폰을 나눠주면

쿠폰을 받은 주민이 직접 상가에 방문해서 사장님과 인사하고 후원품을 받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후원금이나 후원품을 직접 받으면 복지관과 사장님과의 만남으로만 끝이 납니다.

받은 후원품을 주민에게 전달하면 주민은 누가 준지도 모른채 후원품만 받게 되지요.


골목대장터 상품을 구실로 주민과 사장님이 직접 만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 만남이 계기가 되어 주민이 앞으로 그 상가를 자주 이용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후원으로 사람의 관계를 잇고 싶었습니다.

후원으로 사회사업 하고 싶었습니다.




동네 상가에서 후원을 받을 수 있었던 힘


총 40곳이 넘는 상가에서 후원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10곳도 되지 않았으니 4배 이상의 많은 이웃이 후원해 주신 겁니다.


회의를 통해 전체 일꾼이 함께 동네를 다니며 후원을 받은 덕분입니다.

원래 각자 해야 할 업무 외에 골목대장터 후원 받는 일을 함께 했습니다.



무엇보다 3년 동안 마을지향복지관 사업을 하면서 주민만나기를 꾸준히 해 온 덕분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마을 청소를 하며 동네 상가를 만났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캠페인 활동을 하며 동네 상가를 만났습니다.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전체 일꾼이 마을로 나가 이웃을 만나 관계를 맺었습니다. 

매번 코스를 정해 동네를 다니니 이제 상가 사장님과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안부를 주고 받습니다.


관계가 쌓이니 자연스럽고 편하게 복지관 행사를 알리고 후원과 홍보를 부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는 상가가 100군데 가까이 됩니다.



방학동 우리마을 잔치 골목대장터.


큰 기관이나 기업이 주최하고 후원하는 행사처럼 냉장고, TV, 자전거처럼 크고 화려한 상품은 없지만

방학동 이웃들의 인정과 나눔으로 복지관 앞 골목을 따뜻하게 가득 채웠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