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후원하지 않을래요."

만수장 사장님께서 올해는 골목대장터 후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만수장은 방아골과 오랜시간 동안 가깝게 지내온 곳입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에는 정기적으로 김치도 후원해주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알고 저도 입사 후에 먼저 찾아가서 인사드렸습니다.

골목대장터는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후원도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만수장 사장님께서 올해는 후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이유이신지 묻고 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2년 동안 골목대장터 사은품으로 식사 이용권을 후원하셨는데

이용하는 주민과의 만남이 아쉬우셨다고 합니다.


2013년은 행운권 당첨이 된 주민이 멀리 창동에 사는 주민이었다고 합니다.

"이 동네 사람에게 행운권이 돌아가야 앞으로도 우리 가게와도 잘 알고 만날텐데

평소에는 오지도 않는 멀리 창동에 사는 사람이 오니까 우리에게도 좋은 영향이 없어요."


2014년에는 마을밥상에 계신 분에게 행운권이 돌아갔었는데

식당 안에서 음식을 배달로 주문하고 

사전에 언급없이 계산할 때 상품권으로 내셨다고 합니다. 


"뻔히 아는 다른 식당에서 미리 말도 안하고 주문한 다음에 티켓을 내미니까 황당하지.

티켓으로 먼저 한다고 하면 우리가 다르게 만드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나빠."

 



일리가 있는 만수장 사장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사장님, 이렇게 불편한 지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올해는 주민과 상가 사장님이 의미있게 잘 만날 수 있도록 그런 문구를 만들어서 티켓에 적어야겠어요.

저희의 의도도 주민과 상가가 잘 만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아쉬워요.

사장님께서 해주신 말씀 기억하면서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해볼게요."

 

"대신 홍보지 배포는 해줄 수 있어요. 여기에 두고 가요."

 

"네, 고맙습니다~"




올해는 골목대장터 후원을 해주시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만남이었습니다.


골목대장터 때 상품으로 받지 않고 일부로 티켓을 만드는 이유는

사장님과 가게를 이용하는 주민이 골목대장터 상품을 구실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사장님께 후원품을 받아서 행운권 추첨으로 주민에게 드릴 수 있겠지만 상품 전달 외에는 의미가 적습니다.

후원품을 구실로도 주민과 주민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티켓을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의도와 목적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궁리했습니다.


먼저 티켓에 사장님과 의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안내 문구를 삽입했습니다.

골목대장터가 끝나고 상품을 받은 분들에게 티켓을 이용하면서 감사인사를 드려달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만수장 사장님께서 올해는 후원해주시지 않으셨지만

덕분에 어떻게 의미와 목적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동네에서 늘 복지관 생각해주시며 여러 도움을 주시는 만수장 사장님입니다.

티켓을 잘 보완해서 다시 찾아뵙고 인사드려야겠습니다.


사장님 덕분에 이런 부분을 고민해서 티켓을 만들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해야겠습니다.

올해는 후원해주시지 않았지만 이런 마음을 전하면 다시 조금씩 마음을 보태주시겠지요?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