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광활팀 노는 날입니다.
멋, 낙, 여유를 즐기고 동료들과 더욱 깊어지는 시간이지이요.  

지난 주 태백산 등산에 이어
오늘은 두문동재에서부터 매봉산까지 걷는 트레킹 일정입니다.

이 구간은 백두대간 산행 능선코스로써
길에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매봉산엔 광활한 대지가 뻗어 있는 곳입니다.  

오늘은 광활 10기 구지선선생님과
트위터 @homeless_bot 아이디로 유명한 하문휘선생님도 함께 올랐습니다.  

선배들의 사진으로만 보았던 1000미터가 훌쩍 넘는 하늘길에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누리고
동료들과 산을 즐기며 신나게 걸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전 날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어요.

전 날 일기예보로도,당일 아침에도 날씨가 흐리다고 되어 있었는데
출발할 때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까짓 비쯤이야.  

비를 피하겠다고 우산을 들면
손으로 느끼는 자연의 감각이 반으로 줄고,
우산이 하늘을 가려 솟은 산과 시원한 하늘을 볼 수 없으니
과감하게 우산을 접고 걸었습니다.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비오는 날 피부로 빗방울을 느끼며 걷는 것을 오늘 할 수 있었습니다.  

산행 1분만에 조그마한 개구리와 거머리(?)가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간 중간 피어있는 야생화와
울창하고 푸르른 숲은 마음까지 탁 틔게 해주지요.
이 맛에 저는 산을 좋아합니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 때문에 숙소에서 만들어 온 도시락은 먹지 못하고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대신 물도 마시고
쌀과자를 먹기도 하고
홈리스 선생님과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비내리는 금대봉 정상에 올라 함께 ‘바위처럼’ 율동을 하면서 몸을 풀고
비단봉 정상에서는 자욱한 안개와 구름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크게 하였습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립니다.  

계속 길을 가니 광활한 고랭지 배추밭과 대지가 펼쳐집니다.
뿌옇게 내린 짙은 안개는 여기가 천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노지윤 선배님께서 지지방문으로 반대편에서 바람의 언덕을 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힘을 내어 배추밭을 지나 정상을 오르니 커다란 바람개비 풍력 발전소가 나타났어요.
안개 때문에 전체 바람개비의 형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고 웅장한 바람개비였어요.  

점심을 먹으려던 조그마한 바람개비 건물은 문이 닫혀 있고
기다리던 노지윤 선생님은 보이지가 않고
나무 하나 없는 바람의 언덕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몸이 점점 추워졌어요.  

마지막 남은 쌀과자를 나누어먹고
서로 바짝 붙어 앉으면서 서로의 체온으로 몸을 녹입니다.

 

 

내리는 비 때문에 셔틀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산아래 피재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노지윤 선생님도 거기 계시구요.  

하영누나는 발목을 접질러서 발목이 이만큼 부어 올랐어요.
지나가는 차를 히치하이킹 했지만 하영누나는 함께 가겠다고 하여 차를 그냥 보냈어요.

 

내려가는 길.
날은 춥지만 온 몸으로 바람과 비를 느끼고 아름다운 산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고 신납니다.  

몸을 녹이기 위해
동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복지인의 노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남행열차’, ‘여행을 떠나요’, ‘사노라면’ 등을 부르면서 내려왔습니다. 한참을 내려 피재에 도착했습니다.  

반갑고 그리운 얼굴, 노지윤 선생님을 만나고 함께 태백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순대국을 먹었습니다.

구지선 선생님과 하문휘 선생님은 서울로 가시고
우리는 목욕탕에서 씻고 도서관으로 돌아왔어요.  

 

잊지 못할 하늘길 트레킹.
맑은 날씨였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비와 바람, 안개길을 걸은 경험 역시 색달랐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은 광활팀, 어디로 놀러갈까!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