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방이 어울리는 도깨비연방


6월 5일 (금) 오후 도깨비연방 어울림 잔치를 했습니다.


도깨비연방은

마을사람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 만들어가는 대안적 생태문화공간 도깨비방

동네 버려진 폐목재를 수집해 쓸모 있는 것으로 탈바꿈하는 안방

동네 주부들이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바느질 모임 규방

꽃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공영주차장 위 버려진 지붕터를 향기로 채워가는 꽃방

이렇게 네 가지의 방이 모인 주민연대체입니다.


여기에 지난 5월부터 연방 식구가 된 천연방까지 더해져

도깨비연방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천연방을 작년 평생학습 마을학교를 통해 모이게 된 주민들로 이루어진 모임입니다.

천연스프레이, 천연화장품, 천연치약 등 다양한 천연제품을 만듭니다.

여름에는 도깨비방과 휴카페를 중심으로 천연제품 만드는 강좌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번 도깨비연방 어울림 잔치는

각각 다른 시간에 활동하는 다섯개의 주민모임이 함께 어울려져

서로 만나고 연대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새롭게 합류하게 된 천연방 식구들을 환영하고 만나는 자리로 준비했습니다.




주민이 함께 준비한 어울림 잔치


5월 도깨비연방 두루두루 회의를 통해 어울림 잔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함께 고기를 구워먹을까 했습니다.

날도 뜨거워지고 아이들도 오가는 상황에 불을 이용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보쌈 삶을께!"


도깨비연방 감사 최성달님께서 자신있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쌈을 복지관 지하조리실에서 삶아 가져오면

위험하지도 않고 맛있게 나눠먹을 수 있겠다는 의견에

주 메뉴는 보쌈으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각 방별로 2만원씩 걷어서 준비하고

밑반찬과 다른 메뉴는 각 방별로 조금씩 더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드디어 어울림 잔치 날!


오후 2시부터 최성달님과 함께 보쌈을 삶기 위해 장을 봤습니다.

도깨비방 뒷편에 있는 카트를 뽑아 도깨비시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장을 봤습니다.


카트를 끌고 많은 물건을 구매하니

평소 인사나누던 상인 분들도 오늘 무슨 행사 있는지 물어봅니다.


"우리 도깨비연방 전체 회식해요. 이따 저녁 드시러 놀러오세요~"

"어머~ 우리 감당할 수 있겠어요? 정말 갑니다?"


이제는 이렇게 상인 분들과 자연스럽게 인사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장을 보고 최성달님과 복지관 지하조리실에서 보쌈을 삶았습니다. 


김희경 팀장님께서 혹시 빠진 재료가 없는지, 냄새를 제거 하는 재료가 있는지 메모해주셨는데  

최성달님은 모두 알고 준비했다며 신속하게 보쌈을 준비했습니다.


최성달님께서 최근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셨는데도

연방 식구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옆에서 지켜보며 보쌈 삶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각 방별로 더 풍성하게 준비했습니다. 


규방에서는 토마토마리네이드와 치킨,

도깨비방에서는 수박과 과일,

황새둥지 경작모임에서는 친환경 야채, 

복지관 일꾼은 가벼운 술과 과일을 준비했습니다. 


특별한 지원금이 없어도 각 주민들이 조금씩 준비해온 옴식만으로도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도깨비연방 식구들이 함께 어울리는 잔치


모든 연방식구들의 시간을 맞추기 어렵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최근에 도깨비방 공간지기 활동을 하고 있는 조영미님께서 친구 네 명을 데려오셨습니다.

모두 도깨비방에 대한 소식을 듣고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최근 황생둥지 작가로 결합한 종로형도 초대했습니다.


황새둥지 모임과 함께 안방 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진님께서 안방 활동을 제안하셔서

자문 역할을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함께 어울러져서 맛있게 음식을 먹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 맛에 감탄했습니다.

돌아가며 서로 소개하며 인사했습니다.

삼삼오오 이야기 나누며 요즘 지내는 소식을 주고 받았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날이 선선해졌습니다.

사방이 트인 도깨비연방 2층의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작년 연방 개소식 때 진행한 해질녘 콘서트와

전체 식구들이 어울러진 식사시간이 생각났습니다.



도깨비연방.

작년에 여러 진통을 겪으며 탄생했습니다.


어울림 잔치에서 더 깊이 오래 긴밀하게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각자 다른 시간에 활동하는 주민들이 이렇게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 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고 사건이 생기면서

도깨비연방 식구들의 관계도 더욱 깊어지겠지요?


각각의 다른 색깔과 매력을 가진 다섯개의 방이 잘 연대하여

동네에서 좀 더 의미있게 활동하는 도깨비연방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권 대익

동네공작소 안방에서 마을학교를?


 

 



도깨비연방 개소식과 뜨거웠던 여름이 지났습니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안방에서는 하반기에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기로 했어요.

작년 하반기에도 회원 모집을 위한 목공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습니다. 

이 때 지금도 마을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김명진님과 같은 좋은 이웃을 만났었지요. 


도깨비연방이 개소하면서 새로운 기운과 더 활발한 활동이 필요한 만큼

이번 하반기 목공 프로그램에서 새롭게 만날 이웃이 기대되었습니다. 



때마침 서울시 평생학습 마을학교 공모사업이 있었습니다.


이 사업은 시민력 향상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주민이 원하는 학습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서울시 평생학습 프로그램입니다.


인력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강사료를 중심으로 한 평생학습 공모사업은

우리의 필요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동네에서 목공 프로그램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은 만큼

이 공모사업의 의도와 맞게 프로그램을 잘 진행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공모사업 계획서도 복지관 일꾼과 안방 회원들이 함께 의논해서 썼습니다.

예산을 어떻게 할지, 프로그램 기획을 어떻게 할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함께 결정했습니다.


3년 넘게 도깨비방과 결합해서 화동한 영봉 작가와

매주 정기적으로 모이는 안방 회원들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입니다.


누구보다 사업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분이 이 분들이시니 함께 결정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안방의 특징은 느린거에요. 천천히 가더라도 모든 회원이 함께 듣고 결정을 해요."


이렇게 4명의 안방 회원들이 함께 의논해서 마을학교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요일반, 목요일반 각각 9회기씩 진행하기로 했어요.



 




 



첫 만남에서 제일 중요한 것 


 



 

마을학교는 총 9회기로 진행합니다. 오늘이 그 첫 시간이지요.

정은라님께서 마을학교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새롭게 오는 사람들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해요. 웃는 모습으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며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그래야 처음 도깨비연방에 오시는 분들이 스스럼 없이 편하게 적응할 수 있어요."


정은라님의 이 말씀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요. 마을학교의 목적이 단순히 목공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 좋은 이웃과의 만남이 핵심이지요.


동네에서 시끌벅쩍 좋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

언제 어디서 보아도 편하게 인사하며 정답게 살아갈 수 있는 동네.


이것이 마을학교의 숨겨진 핵심입니다.






자기소개와 아이스브레이킹


 

 


 

시작은 자기소개로 했습니다. 


1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9주 동안 만나는 동료인 만큼 서로를 잘 소개하고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냥 말로만 하는 것보다 글이나 그림으로 그리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을 듯해서

종이와 필기도구를 준비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다양한 분들이 오셨습니다. 


이전에 복지관에서 자원활동을 해오셨던 분, 목공에 대해 관심이 있던 분,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동네에서 취미 활동을 해보고 싶은 분 등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자개소개 후에는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관계라 아직은 서먹한 사이지만

스킨십과 즐거움이 있는 레크레이션이 우리를 조금 더 가까이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벌칙을 받지 않기 위해서인지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며 부딪히고 스킨십이 이루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벌칙을 받더라도 벌칙받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거웠습니다. 





 




복지관과 도깨비연방에 대한 소개

 

 


 

이렇게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제가 복지관과 도깨비연방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목공 마을학교로 모였지만

단순히 목공 기술과 정보를 알려주는 과정에 제한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복지관은 약자를 돕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TV에 나오는 긴급구조 SOS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는 일, 반찬과 도시락을 전하는 일, 집수리를 하는 일처럼 약자를 직접 도와주는 사업을 합니다.


또한 약자도 살만한 마을,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섬김과 나눔이 있는 지역사회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

주민들이 자기 시간을 내서 동네 일을 하고 무엇인가 의미있는 일을 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도깨비연방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복지관과 주민모임 안방에서 진행하는 목공 마을학교인만큼 복지관에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왜 목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안방 모임이 어떤 의도와 방향을 갖고 있는지, 새롭게 개소된 도깨비연방이 무엇인지 설명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어떤 흐름으로 도깨비연방이 이어져왔는지 보여드렸습니다.

주민 분들도 진지하게 잘 들어주셨습니다.





봉스가 이야기하는 안방과 마을학교


 

 


 

다음으로 김영봉 작가가 안방과 이번 마을학교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주민분들이 작성하신 신청서에서 참여동기와 기대하는 바를 꼼꼼히 읽으시고 주민이 원하시는 내용을 PPT 자료로 준비해주셨어요. 목재의 종류와 가공방법까지 자상하게 설명하니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주민 분들도 이런저런 질문을 적극적으로 하셨어요. 나무의 종류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페인트 칠은 왜 하지 않는지, 어떤 종류의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예상시간보다 많이 늦게 끝났어요. 





도깨비방으로 가는 길


 

복지관에서 도깨비방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일기예보로는 비가 온다고 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수요일 목요일 모두 날씨가 맑았어요.


10분 정도 되는 짧은 거리지만 가는 길에 여러 나무의 종류를 만났습니다.

원목, 집성목, 합판, MDF까지 마치 준비한 것처럼 버려진 나무를 발견했어요.

앞서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평소 자주 다는 길이지만 이렇게 나무를 찾기 위해 구석구석 살피니 못보던 부분까지 세심하게 잘 보였습니다.

도마, 커피받침대, 서랍손잡이 수집했습니다.



"목공이 남성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여성 분들이 오히려 더 잘해요. 여성 분들의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버려진 폐목재와 가구가 쓸만한 물건으로 재탄생 되기 쉽습니다."


봉스의 말처럼 여성 분들의 아이디어와 눈썰미는 참 놀랍습니다.

9회기가 끝난 후에 탄생할 우리의 작품이 참 기대가 됩니다.






다음시간에 본격적으로 개인작업을 위한 스케치를 하고 다시 동네를 나가 나무를 수집하기로 했습니다.




목공의 작업장, 안방에서

 

 

 


도깨비방에 도착했습니다.

앞서서 설명들은 도깨비방, 안방, 규방, 꽃방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기존 안방 회원들이 만든 의자와 작품을 살펴보고 전시된 목재와 선반까지 둘러보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평소에 시장을 오가면서 건물을 자주 봤지만 2층에 이런 공간이 있을지 몰랐다고 하셨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창의적으로 꾸며진 안방 공간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첫 수업은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개인작업을 위한 스케치와 재료수집과 재료 다듬기를 하기로 했어요.



동네공작소 안방 마을학교 수요일반 1회기 사진 전체 보기

동네공작소 안방 마을학교 목요일반 1회기 사진 전체 보기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