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동인천 서당골(상상) 도서관에서 진행한 

양원석 선생님의 '책읽고 글쓰는 사회복지사'라는 주제의 인문학 강좌를 다녀왔습니다.

 

서당골 도서관 소개글 바로 가기  

 

현장 실무자 선생님들과 서울신대 후배들까지 10여명 정도 모였습니다. 

 

삼성소리샘복지관 정춘진 선생님과 사모님께서 떡과 과일, 식혜를 준비해주셨고 

집중해서 유익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양원석 선생님께서 하신 강의를 요약 기록하여 공유합니다.

 

 

 

 

 

 

#1. 사회복지사의 책읽기, 왜 중요할까?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가치와 철학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며, 더 나아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지식과 기술, 가치와 철학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가치와 철학이 있을 때, 지식과 기술이 있으면 그만큼 더 좋겠지만 

가치와 철학이 없는데 지식과 기술만 있으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가치와 철학이 있으면 열정이 있게 되고 지식과 기술은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치와 철학이 없이 지식과 기술이 반짝 앞서 간다고 하더라도

이후에는 열정이 없어지거나 바르지 못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사회복지를 한다고 하면 좋은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은연 중에 이 말에는 사람을 대하는 사람이고 사람을 사람답게 돕는 사람이기 때문에

도덕적, 가치관으로 기대하는 바가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치와 철학이 없이 복지기관에서 오래 일하게 되면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반면 복지관에서 처음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는 자신의 행동이 당사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조심합니다.

이것이 사람에 대한 민감성이 살아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사의 이 민감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저는 그 중 중요한 것이 바로 책읽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변에 좋은 동료들이 많아 내가 잘못하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직면시켜주고 돕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만 한국사회 특성상 남에게 싫은소리 하기가 어렵습니다.

 

렇기 때문에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을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사라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다듬고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기 위하여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합니다.   

 

 

 

 

 

 

#2. 가치와 철학이 사회사업가답게 실천할 수 있는 힘입니다.

 

 

주변에 사회복지 실천을 하시는 분을 만나보면

'어렵다, 힘들다, 이 상태로는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우리가 선택해서 일을 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요구하는대로 일을 하게 구조이지요.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복지사의 정체성과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니 힘든겁니다.  

 

요구받는 대로 하다보니 외부의 요구도 더욱 늘어나고

우리는 계속해서 사회복지사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금 현장의 사회복지사가 자기 자신을 던져 사회사업 다운 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실천하다보면 핍박(?)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내적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 에너지는 결국 가치와 철학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쓰게 됩니다.

 

가치와 철학이 바로 서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바로 서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잘 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사회복지사가 책을 통해 가치와 철학을 세우고

글로 써서 다듬고 공유하는 것이 악순환을 끊는 시도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3. 성찰하는 독서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책의 종류는 3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기술과 방법을 알려주는 책과

감성적으로 읽는 책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책은 모두 중요하지만 이보다 좀 더 깊이 있는 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역사를 통해 인간과 사회가 무엇인지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것을 말하는 책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전입니다.

고전을 통해 사람다움, 사회다움을 알게 되면

앞서 말한 감정과 이성을 자극하는 책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뽑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어떻게 고전을 읽을까?

 

 

고전을 좀 더 쉽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같은 수준의 사람들과 함께 읽는 것입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몇 명 사람들과 함께 읽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갈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고전을 해설해주는 책을 읽는 것입니다.

우리시대의 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읽어주는 책인 것이지요.

 

이렇게 익숙해지다보면 원문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제가 가장 많이 성장하게 된 계기는 

한덕연 선생님과 '고전에서 사회복지 읽기'라는 주제로 공부를 했을 때였습니다.

 

이 때 저에게 일부 진행을 맡기셨고

제가 진행하기 전에 좀 더 이해를 해야 하고 원고를 써서 설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하면서 저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나누고 발표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깊게 읽고 생각하며 점검을 하게 되었고 더욱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5. 책을 읽으며 나의 언어로 표현합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지저분하게 읽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동감하거나 생각할 부분은 밑줄을 치면서 읽고

그 부분에 대한 나의 생각을 메모를 하며 책을 읽습니다.

 

 

이 때의 메모는 저자의 맥락만 받아들이고 나의 언어와 생각으로 글을 적습니다.

이것이 나의 지식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자와의 생각이 똑같아져버립니다.

 

 

 

여러분이 짧게라도 글을 써보면 좋겠습니다.

 

내용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잘 써지지 않습니다.

글을 써봐야 내가 이해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야 가치와 철학을 다듬을 수가 있습니다.

 

책을 읽고 밑줄을 친 부분에서 자신의 언어로 다시 표현해 보는 것이지요.

 

이렇게 글을 쓰다보면 한 단락의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단락이 모일 때 장문의 글, 책이 될 수 있습니다.

 

 

 

 

 

#6. 글쓰는 목적은 나를 다듬기 위함입니다.

 

 

저의 글쓰는 목적의 첫번째는 저를 다듬기 위해서입니다. 

일일히 하나씩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 쓰고 파급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글을 잘 못쓰는 것은 

자신이 틀렸을까봐, 자신의 수준이 낮다고 평가 받을까봐입니다. 

 

 

 

저는 글을 쓰고 공유할 때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못하거나 잘못된 것이 발견할 때 고칠 수 있었고 이것이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때 다음 아고라에 적극적으로 글을 쓴 것도 

타인에게, 나와 다른 논리가 있는 사람에게 배우고 다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솔직하게 글을 썼습니다.

 

 

 

정말 나를 다듬기 위한 글이었다면

다른 사람이 주는 비판에 대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다음 아고라에 쓴 글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도 

겸손하게 진심으로 댓글을 달았고 그러면서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할 때 부수적인 효과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글을 쓰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게 된 것입니다.

 

 

 

양원석 선생님께서 사회복지 팟캐스트를 시작하셨습니다.

 

강의 전체를 녹음, 편집하여 팟캐스트에 올라와있고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http://blog.daum.net/welblog/328

 

 

 

Posted by 권 대익

 

 

#1. 동인천 서당골(상상) 도서관을 아시나요?

 

 

 

 

지난 4월 20일 동인천 서당골 도서관 주최 인문학 강좌를 다녀왔습니다.

주제는 양원석 선생님의 '책읽고 글쓰는 사회복지사'였어요.

 

주제가 '책읽고 글쓰는 사회복지사'라는 것과 

강사가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선생님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갔었는데

주최와 장소였던 서당골(상상) 도서관의 매력에 빠져서 포스팅합니다.

 

 

 

서당골(상상) 도서관은

삼성소리샘복지관 정춘진 선생님과 사모님께서

순수 민간으로 운영하시는 도서관입니다.

 

도서관 관장님은 사모님이시고

말단직원(?)이 정춘진 선생님이십니다.

 

2층은 집, 1층은 도서관이에요.

동인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도서관입니다.

 

 

서당골(상상) 도서관 카페 바로 가기

 

 

 

팜플렛에 나와있는 서당골(상상)도서관 소개글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인천 시민의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시켜, 지식 기반의 인천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2012년 설립한시민공동체(NGO)입니다.

 

사람이 가진 다양한 경험을 책처럼 대출하고 서로가 공유합니다.

독서와 체험활동을 통하여 인문학과 건전한 학습문화를 조성하고 정착시킵니다.

 

'행복한 도시 공동체'를 함께 배우고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자

평범한 주인들의 즐거운 참여활동을 추구합니다.

 

 

 

 

 

#2. 왜 작은도서관을 꿈꾸는가?

 

 

저희 동네에도 서당골(상상) 도서관처럼 작은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네에 큰 도서관도 많이 있는데 왜 작은도서관이냐구요?

 

작은도서관의 존재 목적은 단순히 많은 책을 대출해서 보기 위함이 아닙니다.

작은도서관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동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존재입니다.

 

동네에서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편하게 이용 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

아이를 키우는 주부가 잠시 들려 편하게 쉴 수 있는 작은도서관,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주민들과 자유롭게 만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

 

이것이 작은도서관의 매력이자 존재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은도서관에 매력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지난 여름에 철암도서관에서 실습을 했던 기억 때문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도서관에 들려 자유롭게 책을 보고

도서관에서는 대출 외에도 이웃과 공생하며 누릴 수 있는 것을 주선하여

이웃과 나누고 어울러져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 풍성함을 보고 느꼈습니다.

 

철암도서관 카페 바로가기

 

 

둘째, 전국 지역아동센터 및 작은도서관 단기순례 경험 때문입니다.

 

철암도서관에서 실습을 하기 전에 열흘 동안

전국에서 뜻있게 실천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및 작은도서관 단기순례에 참여하였습니다.

 

지역아동센터 및 작은도서관 단기순례 준비에 관한 글

 

8개 정도의 기관을 탐방하면서

기관을 운영하시는 선생님들의 가치와 철학을 들었고

기관이 주민과 지역에 어떠한 의미가 보고 들었습니다. 

 

 

 

이렇듯, 작은도서관이 주민과 공동체에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아이들과 이웃들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사람을 만나고 이웃과 인정을 만나는 작은도서관을 꿈꿉니다.

 

이런 동네에서 살고 싶고

이런 도서관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3. 서당골(상상) 도서관, 이렇게 운영합니다.

 

 

자리가 인문학 강좌였던 만큼 서당골(상상) 도서관에 대해서는 자세히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강의 전에 정춘진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매주 토요일마다 책수레를 끌고 시장에 나가 이웃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앉아서 이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장에 나가 이웃을 만나고 책을 추천해주고 대여를 해줍니다.

 

한번 대여를 해주게 되면 그 다음에는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그 다음에는 그런 책 종류를 카트에 싣고 시장에 나가는 것이지요.

 

 

 

위 사진의 카트가 토요일에 시장에 가지고 나가는 카트입니다.

 

철암도서관에서 실습을 할 때 책수레 프로젝트가 있었고 시행했었기 때문에

이 카트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골목마다 책을 홍보하고 책을 구실로 이웃과 만나는 시간,

얼마나 흥겹고 유익할까요?

 

 

 

이 밖에도 서당골(상상) 도서관에서는

다음과 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학부모들과 교과서를 읽고 공부하는 '교과서 읽는 엄마'

대학생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듣는 책, 보는 책'

자기가 읽은 책을 가지고 자유롭게 나누는 '책 읽고 수다'

골목과 문화를 사진으로 담고 읽어보는 '골목사진'

도서관 옥상에서 펼쳐지는 '옥상 작은 음악회'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사모님께 어떻게 도서관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여쭈었습니다.

 

이전부터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고 있었고

도서관 이전에 이미 동네 학부모님들과 조금씩 육아 품앗이도 하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세를 주던 1층 피아노 학원이 나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모이다가보니 도서관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정춘진 선생님께서는 현재 삼성 소리샘 복지관에서 근무하고 계신데

퇴근하고 집에 오셔서도 도서관 운영을 돕고

토요일엔 책수레를 끌고 시장으로 나가시는 것이지요.

 

일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퇴근해서도 동네에서 뜻있게 실천하고 계신 정춘진 선생님 대단합니다.

 

이러한 열정과 실천, 나눔이 고맙습니다.  

 

 

 

 

인문학 강좌를 듣다가 만난 서당골(상상) 도서관.

다시한번 작은도서관을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초대해주신 정춘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