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

 

상추마을회관에서 편하게 잘 쉬고 일어났습니다.

 

순례단은 늘 아침마다 산책과 운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산책을 하는 것도, 화장하지 않는 생얼로 나오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고 산책을 시작합니다.

 

마을회관 뒷편으로 난 아스팔드 길을 걸었습니다.

동료들은조금이라도 편하게 산책하고 싶은 마음에 좋은 길을 찾지만

김세진 선생님께서 맨 앞에서 앞으로 앞으로 계속 올라가고 계셨어요.

 

 

이 때 아침 산책의 첫번째 위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걷기여행이라 옷도 적게 챙겨왔는데 지금 이 옷 마저 적게 되면 이번주에 입을 옷도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비가 금방 그쳐 옷이 젖는 것은 면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찾아온 두번째 위기!

 

김세진 선생님께서 계족산 등산로길을 찾으셨습니다.

이대로 1~2시간 등산을 할 기세로 등산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길이 험하고 대부분의 동료들이 슬리퍼를 신고 있어서

등산을 포기하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순례단의 아침 산책은 산책으로 생각하면 안돼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생명종합사회복지관 권태용 선생님, 1차 복지순례단 엄정상 선생님

 

상추마을회관에서 다음 장소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마침 김세진 선생님께서 대전에서 관광버스를 운영하시는 1차복지순례단 동료이자 친구이신

엄정상 선생님께 순례단이 장태산 휴양림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습니다.  

 

엄정상 선생님을 판암역에서 만나기로 하여 아침 산책을 마치고 판암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상추마을회관의 화장실이 한 개 밖에 없어 양치질과 큰 일(?)은 판암역에서 시원하게 해결했습니다. 

 

판암동까지 왔는데 그냥 지나갈 수가 있나요?

생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시는 권태용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급하게 연락드리고 아침 일찍 찾아뵈었지만 반갑게 맞아주시고 비타음료까지 준비해주셨어요.  

 

복지현장 희망여행, 복지현장 희망이야기의 저자이시고

합동 연수 때도 일주일 동안 함께 했던 권태용 선생님을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순례단 일정은 고무줄! 변경된 일정!

 

순례단 일정은 늘 고무줄입니다.

그 때 그 때 상황마다 일정이 급박하게 바뀌기 때문이지요.

 

이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 날 숙소에서 계족산 등산, 계룡산 등산, 금강 포구 트레킹, 장태산 휴양림 중에 함께 일정을 논의했고

체력과 합동수료식 준비를 고려하여 장태산 휴양림에서 쉬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장태산 휴양림 숙소가 당일 예약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급하게 계룡산 등산으로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일정 공유가 잘 되지 않아 장태산 휴양림으로 가는 줄 알고 있었던 동료들은

버스에서 내리니 계룡산 앞이었어요. 

 

계룡산 앞에 있는 우리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이내 운동화 끈을 바짝 묶고 등산을 준비했습니다. 

 

 

 

 

 

계룡산 관음봉을 향하여!

 

계룡산 관음봉을 향하여 한걸음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비오는 지리산도 올랐던 순례단이지만

일주일치의 짐을 모두 들고 급작스럽게 올라가는 산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하는 동료들의 목소리, 괜찮다고 하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옥신각신 합니다.

 

 

맑은 날씨, 계룡산을 올라가는 길은 아름다웠습니다.

울창한 숲이 있어 햇빛을 막아주고 옆에는 계곡이 시원하게 흐르니 올라가는 길이 지겹지 않습니다.

 

조금 올라가다가 점심으로 빵과 미숫가루를 먹었습니다.

대익과 채훈이 미숫가루를 맛있게 탔습니다. 

재훈이 꽁꽁 얼려온 시원한 물 덕분에 시원한 미숫가루를 먹을 수 있었어요.

 

이 때 대익이 계곡에 첨벙 입수를 했습니다.

온 몸을 흐르는 물이 푹 담그니 보기만해도 시원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김세진 선생님과 병문, 재기, 유진도 함께 입수했어요.

시원한 물에 땀을 씻어내니 다시 오를 힘이 생겼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대전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멋진 광경이 나타났습니다.

맞아요. 등산은 이렇게 시원한 경치를 보는 맛으로 오르는 것이지요.

 

시원한 경치도 잠시

전 날 권민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정상에 도착하기 전 마의 급경사가 등장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동료들과 함께 올랐어요.

가다가 쉬기도하고 물도 마시면서 천천히 올랐습니다.

걷기여행 전부터 몸이 안좋았던 난희와 원래 무릎이 좋지 않던 재훈도 힘들어했어요.

대익은 동료들을 위해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지만 과연 얼마나 힘이 되었을까요.

 

 

드디어 산 능선에 올랐고 관음봉 정상 도착 200m 전에 도착했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과 대익이 하산 하는 길을 궁리했습니다.

연천봉으로 빠르게 내려가는 길이 있었지만 조금 멀어도 능선을 타다가 금잔디 고개로 하산하기로 했어요. 

 

 

 

 

관음봉 정상에 서서

 

드디어 관음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맑은 날씨에 사방이 훤히 보이는 시원한 경치가 일품입니다.

너도나도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정상의 기쁨을 만끽했어요.

 

 

이 때 저기 멀리서 먹구름이 다가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먹구름이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저기 멀리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내 우리 머리 위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맑은 날씨에 갑자기 내리는 비, 산의 여러가지 모습을 한번에 감상했습니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 아름다운 무지개가 순례단을 반겨주었습니다.

 

 

 

 

갑사로 내려오는 길

 

관음봉에서 계룡산 능선을 타고 이동하다가 하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계룡산 능선이 생각보다 험했습니다.

뾰족한 바위와 좁은 길 때문에 두 손을 바위와 나무, 안전대를 잡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였어요.

비까지 내려 길이 미끄러우니, 강철 체력을 자랑하던 대익도 조금씩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능선을 지나니 다행히 비가 그치기 시작했어요.

갑사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선두에서 후미를 기다려줬으나 점차 기다리지 않고 내려가기 시작하니

앞 뒤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체력이 떨어진 동료들이 후미로 쳐지기 시작했습니다.

후미에서는 자주 쉬기도 하고 가방에 있던 멸치와 김, 약간의 간식을 먹으며 내려왔습니다.

 

 

2~3km 정도 남았을 때 맨 뒤에서 후미를 담당하는 대익은

배고픈 동료들을 위해 산 밑에서 시원한 미숫가루를 타놓겠다며 뛰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고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계곡에 물이 넘쳐 내려오는 길이 위험하지 않을까 정도로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비에 먼저 내려간 대익은 후미의 동료들을 위해 다시 거꾸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후미에 있는 동료들은 대익과 병문이 있으니 든든하다고 했어요.

 

 

폭우를 뚫고 드디어 산 아래에 도착했습니다.

준영은 후미의 동료를 위해 한참을 기다려줬어요.

 

맑은 날씨, 흐린 날씨, 무지개, 폭우..

순례단은 하루만에 계룡산에서 모든 날씨를 경험했습니다.

 

 

 

수정산장에서

 

오늘의 숙소는 갑사 아래에 있는 수정산장입니다.

수정산장과 계룡산은 김세진 선생님에게 특별한 곳이었어요.

 

한덕연 선생님을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하고,

부인이신 이영아 선생님과 데이트를 한 곳이기도 하고,

정보원 학생회 LT 장소이기도 하고

복지관에서 일하실 때 도래샘 네트워크에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고,

지난 11차 순례단 학생들과 여행 온 곳이기도 했습니다.

 

 

계룡산에서 내려오자마자 씻고 저녁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점심식사도 산에서 간단히 먹은터라 배가 정말 고팠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과 대익은 컵라면 육계장을 사왔습니다. 

난희는 평소에 라면이 몸에 좋지 않아 잘 먹지 않았는데 육계장을 보니 정말 반갑고 좋았다고 했어요. 

 

쌀밥과 간단한 밑반찬, 육계장 라면의 소박한 밥상이지만

어느 뷔페 음식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평가

 

저녁식사 후에 함께 모여 감사평가와 강점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순례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계룡산 등산!

하루 동안 감사했던 부분을 이야기 하다보니 힘들고 어려운 것보다 추억과 감사, 즐거움이 넘쳐났습니다. 

 

 

걷기여행 전부터 몸이 많이 안좋았던 난희는 체력의 극한까지 경험했다고 해요. 

산을 오르며 계룡산 일정을 잡은 김세진 선생님이 밉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시점을 넘으니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동료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감사와 행복이 넘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수정산장에서의 감사평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따뜻했습니다.

 

 

 

감사기록

 

- 급작스러운 방문에도 환영해주시고 비타음료수 준비해주신 권태용 선생님께 감사

- 순례단이 편하게 이동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엄정상 선생님께 감사

- 등산 할 때 미숫가루 타준 대익, 채훈에게 감사

- DSLR 카메라 가져와준 미진에게 감사

- 등산하면서 무거운 공용짐을 나눠서 들어준 남자동료에게 감사

- 수정산장에서 여자동료들이 먼저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남자동료에게 감사

- 순례단이 아이스크림 먹을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권태용 선생님께 감사

 

 

 

 

사진기록

 

[사진기록] 걷기 여행 둘째 날, 계룡산 노수연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