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협동조합 방아골 사람들 인터뷰

- 민선미 이사 -

 

 

 

주민참여재생사업으로 시작한 방아골 사람들 


 

 

 

이 구역에 주민참여재생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에너지 자립마을, 범죄 없는 마을 등도 있었는데 마을 회관이 지어지는 것이었죠. 운영위원회가 꾸려지고 마을회관이 들어서면 무엇을 할지 의논하기 시작했어요. 보통의 마을회관은 1층에 경로당이 있고 2층에는 편의시설이 지어지는 형태인데 이제는 다른 개념으로 지어지고 있어요. 게다가 주민이 직접 운영해야 하고 운영비가 지급이 되지 않으니 전기세라도 마련하려면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협동조합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어요. 그래서 우리 마을 안에서 협동조합을 꾸려서 수익사업을 하기로 했지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 반찬사업!   

 

생협이나 반찬가게, 카페도 생각했다가 가장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어요. 카페는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었어요. 막연히 외국에서 물건을 가져와서 팔겠다, 밭을 사서 배추를 주민들에게 공급하겠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신뢰와 확신이 없었지요. 이 논의만 1~2년을 했어요. 이 중에서 당장이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는데 반찬사업이었어요. 닉네임 보미씨가 이전에 그린 맘 모임 때나 지금의 큰 둥지 터에서 칼국수 나눔, 김치찌개 나눔을 할 때 많은 음식을 해본 경험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반찬사업을 굉장히 쉽게 생각하셨어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음식을 좀 많이 하려면 부담을 느끼잖아요. 반면에 봉이씨는 음식을 굉장히 쉽게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이 반찬사업이 아이템으로 선정되었지요.

 

 

 

 

복지관 지하에서 시작한 우리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위키 아이디어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였어요. 사업기간 한 달에 지원금 200만원이었죠. 지금은 없어진 구 경성부동산 건물 쪽에서 회의를 해서 복지관 지하에서 사업을 시작 하기로 했어요. 그 때는 정말 손님이 8명만 되어도 받을 정도였어요. 인건비는 생각하지 않고 사업비로 점심을 어떻게 준비할지, 메뉴를 어떻게 할지 생각했어요. 6개월 동안 무임 근무로 일을 하셨으니 고생을 많이 하셨죠. 건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더 좋아지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건물이 완성되면 끝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마을기업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행정적인 일이 더 필요해지게 되었어요. 저희가 평소에 행정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홍보도 해야 하고, 현수막도 만들어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하고, 회계도 해야 하고... 이런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밥상은 밥상대로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게다가 밥상이 소문을 타고 더 많은 답사객들이 오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기도 해요.

 

남들이 보기에는 큰 규모가 아닐 수도 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평범한 주민들이 이 일을 하기에는 조금 벅찬감도 있어요. 주변에서는 주말까지 해달라, 저녁까지 해달라 하지만 저희 밥상의 가장 큰 문제는 주방장님이 혼자라는 거에요. 보조가 있긴 하지만 주방장님이 안계시면 보조해주시는 분이 모든 음식을 해낼 능력이 안되시는 거에요. 직장생활도 주 5일제 잖아요. 그건 능률적인 일을 위해서인데 그게 안되는 거니까 힘이 드시는 거죠. 토요일 점심까지 일을 하시는데 대체해서 해줄 사람이 없어요. 아파도 나와야하는 상황이지요.

 

 

 

 

협동조합, 이렇게 운영하고 있어요.

 

협동조합 구성원은 총 65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임원 구성원은 이사장님과 이사, 감사로 6명이에요. 협동조합이라서 한 달에 한 번 이사 회의를 합니다. 주방이나 한 달 동안 행사했던 일을 보고하고 다음 달에 해야 할 일들을 논의하고 해결 해요. 오해란님은 회계를 보시고 머털님은 마케팅을 맡고 있어요. 급여를 받기는 하지만 정말 소액만 받고 계셔요.

 

마을에서 공동으로 하기에는 협동조합이라는 개념이 잘 맞는 것 같은데 협동조합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행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힘들어요.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신고하는데만 몇 개월이 걸렸고 돈도 많이 들었어요. 교육을 받으러 여러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고요. 행정처리는 일반 주민들이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워요.

 

이런 과정 없이 협동조합이 설립되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이 너무 어려우면 좋은 뜻을 가졌던 마음도 금방 헤이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희는 어렵게 협동조합을 이루어냈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적인 주민들이 하기에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가 마을회관이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모범 사례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외부에서 답사가 많이 와요. 이 분들도 땅 값이나 건물 값을 물어보시고 제일 중요한 인건비도 물어보세요. 저도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인건비도 그냥 벌어서 서로 이해만 잘 되면 그 안에서 가져가시는 걸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급여를 받으시는 당사자 분들에게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욕심이 생기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그런데 이 일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문제와 감정을 끌고 간다는 느낌이 있어요. 이게 현실이에요.

 

다른 마을에서 답사를 오면 제가 안내해요. 좋은 모습만 보는 것보다 진짜 문제점이 무엇이고 그거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대부분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가려고 해요. 그게 제 눈에 보여요.

 


 

이런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저도 솔직히 이 공간이 오래 가면 좋겠어요. 제가 다른 공간을 탐방을 가면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느낌이 들 때 가장 안좋았어요. 저는 이 공간이 우리만의 세상이 되지 않길 원해요. 그래서 지난 번엔 여길 이용하시는 엄마들한테 주방을 맡기고 주점을 했던 것도 그런 의도였어요. 엄마들이 맨날 와서 밥을 먹고 차만 마시면 함께 하는 게 아니잖아요. 엄마들이 메뉴도 선정하고 장도 함께 보면서 준비했어요. 끝나고 나서도 뒷정리까지도 다 하셨구요. 이런 기회를 많이 드려서 누구나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누고 싶었어요.

 


 

 

저는 누구나 이 공간에서 무얼 해보고 싶다고 하면 바로 실행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위에 도서관 프로그램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누군가 어린이 POP를 하고 싶다고 하면 관심 있는 엄마들을 연결시켜드려요. 주민들이 오가며 이야기를 하다가 타로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서 해볼까?’하면 만들어지는거죠. 그런 공간이었으면 해요.

 

이 동네 살면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으면 여성센터까지 가야 해요. 아니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고요. 그럼 왔다갔다 시간만 해도 오래 걸려요. 그런데 바로 문열고 나오면 우리동네에서 바로 쉽게 배울 수 있고 이웃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어요. 밥상도 마찬가지에요. 밥을 먹으면서 얼굴 트고,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방아골 사람들이 마을을 만나는 방법  

 

그린 맘을 할 때 사업비로 그렇게 홍보를 하고 에너지 관련해서 집까지 찾아가 클리닝 서비스를 해줘도 그 때 뿐이니 어르신들이 크게 반응을 안보이셨어요. 젊은 엄마들이 동네를 다니니 알바생이다, 일당을 받고 일한다, 이런 오해를 많이 하셨어요.

 

이 때 우리가 조그맣게 뷔페를 했어요. 좁은 공간에 잡채와 과일, 떡을 무료로 나눠드리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에너지 절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을 드리니 정말 좋게 받아 드리시더라구요. 돈 들여서 현수막이나 설문지를 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작은 공간에서 얼마 안 되는 잡채와 떡 하나 나눠먹으면서 어르신들이랑 이야기 나누니 오해가 사라지고 좋은 눈으로 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지금 마을 회관을 운영하면서 꼭 넣었던 것이 한 달에 한 번 하는 주민 잔치였어요. 홍보지 돌리고 영상 찍고 보여드리고 해도 주민이 직접 와서 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그런데 무료로 국수를 나누거나 할 때 주민들이 모여요. 이 때 여기서 동영상도 틀어주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요. 이렇게 매달 하면 문턱이 낮아지겠죠. 그래서 밥상이 마을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밥상을 하면서도 오해가 많았어요. 밖에서 투명한 창을 보면서 지나다니시면 오해 하실 수 있어요. 근데 들어와서 알게 되고 오해가 풀어지는 거죠. 여기 젊은 엄마들도 처음엔 제가 직원인 줄 알았대요. 그런데 지금은 내용을 다 아시니까 이제 저희를 안쓰럽게 보기도 해요. 굳이 직장도 아닌데 동네 이을 한다고 하니 잔치 할 때 와서 봉사도 해주시고 이러는 것 같아요.

 

 

 

그냥 사람이 좋은 거예요.

 

저는 직업으로써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보험설계사와 사회복지사에요. 저는 특별히 봉사정신이 투철한게 아니에요. 다만 그냥 사람이 좋은 거에요. 동네 사람들 만나서 뭔가 좋은 모임을 했을 때 시너지가 나오게 되잖아요? 이게 좋아요. 마을 일을 직업으로 했다면 저는 직장을 오래 못 다녔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서 내가 필요해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을 만들기라는 말보다 마을에서 놀기라는 말이 좀 더 좋아요. 마을은 만들어지는게 아니잖아요. 제가 젊은 엄마들이랑 놀면서 이 동네 어르신들을 더 많이 알게 되고 어르신들을 알게 되면서 그 어르신들의 며느리를 알게 되고. 어르신은 제 아이를 알게 되더라구요.

 

이 동네 밤에 다니기 무섭거든요.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아이가 누군지 다 알면 우리 아이가 다섯 살인데 밖에 내놔도 괜찮을 것 같은 거죠. CCTV가 있긴 하지만 CCTV가 동네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하잖아요. 만약 지나가는데 우리 아이가 다쳤다고 하면 얼굴을 아는 옆에 있는 사람이 부모역할을 대신 해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서로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복지관을 통해 성장한 과정 

 

 

 

골목대장터나 벼룩시장처럼 좋은 모임을 보면 ‘아 저런 거 해보고 싶다.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3년 전에는 직접 물어볼 용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하고 싶고 생각한 것이 있으면 직접 가기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알아봐요.

 

복지관을 다니며 운영위원회를 하고 부모커뮤니티 동아리를 운영했어요. 처음에는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아이 둘 낳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용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런데 이런 모임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고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우리 동네 엄마들도 나처럼 이런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런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 동아리를 만들어서 좋은 관계를 연결시켜주는 사람이라는 게 좋아요. 그래서 갈수록 오지랖이 넓어져요.

 

사회복지사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데 마을에서 사업을 하려면 복지관 선생님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못했을거에요. 지금은 어느정도 자립을 해서 사업계획서도 쓰고 그러는데 그 전에는 전혀 몰랐거든요. 복지사 선생님들이 자주 바꾸시긴 하지만 바뀌신 분마다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마을 일 하면서 여기서 상처받은 일을 복지관에 가서 하소연하면 다 들어주시고 위로해주셨어요. 처음에 김성윤 선생님, 서민영 선생님, 그리고 태다미 선생님까지.

 

 

 

 

2층 도서관은 이렇게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 이 도서관을 할 때 엄마들을 모집해서 운영위원회를 만들고자 하는 당찬 포부가 있었어요. 그래서 밥상이 복지관 지하에서 운영이 될 때 엄마들을 모아서 운영위원회를 해보려고 모임을 했어요. 그런데 열이면 열 생각이 너무 다른 거에요. 제 생각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의 이상과 방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순임 관장님과 대화 할 때도 ‘생각한 것을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다른 사람에게 좌지우지 되면 안된다. 생각한 것을 실천할 수 있는 두 사람만 모으면 된다.’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도서관을 책임지고 갈 사람으로 제가 흔들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운영위원회를 없애고 개소식 후에 9월부터 기존의 하던 책놀이를 가져다 놓고 40여명을 시작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처음 시작하는 상황에 이정도라면 큰 성과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날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늘어나는거에요. 지금은 60명 가까이 돼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니 오후 수업 밖에 없었어요. 오전은 비는 공간이었어요. 그냥 공간을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오전에 성인반을 계획했어요. 천연비누도 만들고 냅킨공예도 하고 리본공예도 하고 있어요. 냅킨공예는 주민잔치 하는 날에 벼룩시장을 했을 때 강사 선생님을 만났어요. 선생님이 본인 물건을 여기 앞에서 판매하셨는데 보니까 예쁜거에요. 그래서 여기서 제대로 수업을 하면 어떤지 제안했고 리본공예 교실이 만들어졌어요.

 

도서관 프로그램은 이렇게 엄마들로 많이 이루어졌어요. 엄마들 모임이 계속 순환이 되면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는 관계가 되었어요. 그러니 그 분들이 또 다른 분을 데리고 와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는거예요. 굳이 전단지가 필요 없어요. 사람 입소문이 최고의 홍보거든요.

 

 

 

 

마을에서의 소박한 꿈

 

마을 일을 하면서 늘 마음이 좋지는 않아요. 때로는 오늘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기도 하고 조용한 곳에 가서 살고 싶기도 해요. 마음에 선과 악이 공존하듯이.

 

그래도 이 일이 재밌어요. 함께 일하는 사람과 술 한잔 먹으며 이야기 나누면 돈 때문에 하지는 않아요. 돈이었으면 진작에 그만 뒀죠. 그런데 이렇게 밤에도 나와서 함께 하는 일을 보면 조금이라도 보답을 해주고 싶어요. 단순한 봉사를 넘어 조금이라도 재정적으로 자립을 하고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단단해져야 하잖아요. 큰 욕심 없고 딱 이 공간을 운영할 정도, 여기에 일하시는 분들 인건비 드리고 한 달에 한 번 주민잔치 하면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좋겠어요.

 

여기 잔디광장도 있고 나무도 있잖아요? 앞으로 여기서 무엇을 할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다시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아이들과 마을그리기 대회 같은 것을 해 보고 싶어요. 여기 울타리가 조금은 눈에 가시잖아요. 방학2동에서 아이들 그림으로 전시장을 만들었듯이, 아이들이 우리 동네를 그리고 여기에 전시하는거에요. 그럼 이 울타리도 조금은 덜 눈에 거슬리지 않을까요? 복지관과 함께 재밌게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이번 런닝맨 행사가 참 좋았어요. 참가자 모집이 어려울 때 저희가 어머니들에게 홍보를 했더니 많은 아이들이 왔었죠. 주제를 달리해서 런닝맨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어요. 생쑈 같은 토크쇼 보다 음악회 같은 행사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 날도 토크쇼 때 사람들이 다 빠지니 너무 아쉽더라구요.

 

우리가 여기 은행나무가 푸른 색일 때 들어왔어요. 가을이 되고 노란 단풍잎이 떨어졌다자 지금은 가지만 남아있어요. 그런데 이것도 이제는 운치있게 보여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마을회관이 변화된 걸 사진으로 찍어서 놓으면 참 좋겠어요.

 

 

 

 

예산 사용에 대해

 

도서관은 지원비 하나 받고 있지 않아요. 카페도 팔아서 순수 재료비로만 사용하고요. 도서관이나 카페는 인건비가 없으니까 운영이 가능해요. 그래서 조금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요.

 

도서관 프로그램은 강사님께 우리 상황과 목적을 말씀드려요. 그래서 인건비도 최대한 저렴하게 해주셔요. 그런데 이건비의 20%를 도서관 수익금으로 받고 있다고 말씀드려요. 모두 상황을 아시지 그렇게 해주셔요. 도서관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도 만원을 내고 회원가입을 하면 평생 10%를 할인해줘요. 이렇게 하면 10만원 정도의 이익이 남아요. 난방비로 쓸 수도 있고 월 말에 또 다른 프로그램을 계획하기도 해요.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예산 신청을 하지 않아요. 마을에서 하는 일에 무조건 그런 사업비를 끌어다가 스는 건 사람이 지치는 것 같아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굳이 사업비가 없어도 행정에 휘둘리지 않고 일을 하려구요.

 

마을 밥상은 12월이면 사업비 지원이 끝나요. 상황이 어려우면 추가 사업비를 받을 수도 있지만 독립을 생각하고 있어요. 오천원이라는 비용으로 재료비와 인건비를 해결한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래서 텃밭을 이용하거나 조금 더 효율적인 운영을 고민하고 있어요.

 

 

마을 밥상을 준비하면서 인수동에 아름다운 마을 밥상에 갔어요. 유기농과 공동체라는 코드가 맞아서 찾아갔는데 밥상의 맛은 없었어요. 유기농과 저염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일반인의 맛에는 조금 맞지 않은거죠. 그래도 거기는 망하지 않아요. 그 공동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우리 마을로 이 사례를 가지고 오면 달라져요.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컬리티를 맞춰야 해요. 도봉구 전역을 다니며 맛집 조사도 하며 준비했어요. 도봉구에서 오천원에 이 정도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거예요. 식단표도 손님들 기호에 맞춰 준비하고 맛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해요.

 

 

 

 

마을 일을 잘 하는 방법

 

마을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일인 듯 해요. 저는 말하는 일을 좋아하는데 오해란님은 뒤에서 회계보고 꼼꼼한 일을 잘하고 좋아해요. 00 언니는 컴퓨터나 말하는건 어려워하는데 대규모의 밥을 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죠. 마을에는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어요. 인원이 적어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마을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린 맘 시절에 밤에 자주 모여서 이야기 나눴어요. 힘들고 어려울 때 밤에 함께 술 마시면는 시간과 분위기가 있으면 쌓여 있던 일도 풀리더라구요. 그럼 전과 완전 달라지지는 않지만 서로에 대한 생각이 생기더라구요. 이런 갈등과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고 계속 가져가면 사람이 지치게 돼요. 가장 안좋은 일이죠.

 

시나 구에서 공무원들이 와도 우리는 늘 할 말을 해요. 우리가 주민이니까요. 다른 지역의 마을 회관은 주민이 없어요. 위탁을 주거나 운영위원회가 저마다 편하게 꾸리더라구요.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는 주민이 마을회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Posted by 권 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