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행하는 이유」 독후감


 

권대익


 

들어가며


“내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주저 없이 월평빌라 단기사회사업을 선택하겠다.”


어느 선배가 한 말입니다.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정보원 활동을 늦게 시작하면서 4학년 때 광활을 했었고, 취업을 1년 미루며 복지순례를 했었습니다. 학창시절 조금 더 기회가 있었다면 월평빌라 활동을 했을 겁니다.


지난 구슬4기 지지방문으로 거창에 갔었습니다. 박시현 선생님께서 ‘내가 여행하는 이유’ 책 출판 임박 소식을 들려주었습니다.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나들이 사업을 궁리한다면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대학생들이 활동하면서 꾸준히 글을 잘 썼고 퇴고 과정을 거쳐 출판까지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월평빌라, 제가 좋아하는 박시현 선생님께서 추천하는 책이니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인 생활시설이지만 복지관에서 일하는 저에게도 사회사업 가치와 철학, 나들이 사업을 충분히 공부하고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강북지역 책사넷 모임에 제안했습니다.




배경이론 : 사람다움과 사회다움


책의 초입에 복지요결을 배경이론으로 설명합니다. 복지요결을 읽을 때 본문 부분을 집중해서 보고 시설 사회사업 부록은 자세히 보지 않았었는데 짧게 수록되었지만 기본 배경이론을 생각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이 핵심입니다. 복지요결에서 말하는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은 시설 입주자에게도 동일합니다. 입주자가 자주하며 자기 삶을 살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이 핵심은 책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당사자가 자기 삶을 살고,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론과 실천이 이어집니다.

시설이 어떤 곳인지도 알게 됩니다. 장애인들이 모여서 단체로 생활하는 시설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한 곳에 살기는 하지만 각각 자기 생활을 하는 자기 집입니다. 시설과 실무자는 당사자를 관리·감독하는 사람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의 역할입니다.


복장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개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으나 입주자가 좋은 옷을 입고 잘 단장하기를 바랍니다. 직원도 품위있는 언어와 복장을 이뤄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품위있게 행동하고 언행도 삼간다는 겁니다. 약자일수록 예를 다해야 하는데 드러나는 복장에서부터 예를 갖춰야 합니다.


이 책은 월평빌라 입주자 두 명의 나들이 사업을 사회복지 대학생이 함께 거들은 이야기입니다. 중간중간 진하게 묻어나는 감동에 전성훈 씨와 정선영 양의 이야기가 술술 읽힙니다.




코 끝이 찡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 


1.
당사자 이름 세 글자 말하고 말을 잇지 못하더니 결국 눈물 흘린 연주, 손자와의 여행을 잊지 않겠다는 할머니 편지를 읽으며 모두를 숙연하게 했던 화평이,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함께 갈 동료를 얻었다는 은총이, 당사자의 손길 몸 짓 말에 귀 기울인 나현이.


박시현 선생님께서 쓰신 격려의 글부터 먹먹해집니다. 이 세 줄에 학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활동했을지 그려집니다. 당사자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뜻있게 실천했기에 눈물 흘릴 수 있었겠지요. 이런 사회사업가의 눈물이 귀합니다. 고맙습니다.


2.
전성훈 씨가 여행을 준비하고 누리는 모습에 자연스레 웃게 되고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동생과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 손자에게 선물로 받은 모자를 잃어버릴라 바람이 부는 곳에서 손에 꼭 쥐고 계신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히 그려집니다. 자연스러운 사람살이입니다. 소소한 감동입니다.


3.
할머니와 전성훈 씨의 여행이 끝난 후 할머니가 쓴 편지와 박시현 선생님의 댓글을 읽으니 코 끝이 찡해집니다.


할머지도 성훈이 야구치는 모습을 바라보니까 기뿌기가 한양없다.

할머니는 성훈이랑 이번 여행을 있지 않겠다. 130쪽


손자를 키워오신 보호자 할머니의 마음이 어떠할까요? 보통의 장애인 당사자를 가족으로 둔 보호자의 마음은 제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구구절절 할머니의 편지를 되뇌는 박시현 선생님의 글에서 얼마나 당사자를 인격적으로 진심으로 만났는지 느껴집니다. 이 모습에 또 감동입니다.


4.
선영이가 일하는 미용실 직원 야유회도 즐겁습니다.


실장님 남편 분이 선영이를 꼭 잡고 갔어요. 나중에 들으니 선영이가 계속 넘어지면 업고  내려오려고 했답니다. 184쪽


실장님 남편 분이 튜브 탄 선영이 밀어주는 모습은 젊은 삼촌이 어린 조카와 물놀이 하는 것 같습니다. 186쪽


함께하는 사람이 좋아 구운 벗서에서 전복 맛이 난다고 했다. 187쪽


자연스러운 나들이의 모습, 그 안에서의 소소한 추억과 감동. 아름답습니다.


5.
손녀들이랑 오니까 다리에 키운이 펄펄 난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 자매와 함께 여행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마음 속에 있던 ‘불덩이’가 의젓한 손녀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이나마 식었을 겁니다. 손녀와 할머니가 함께하는 여행, 그 자체만으로 감동입니다.


6.
다음 주에 갈 거 같아. 거창에서 보자. 선생님 초대해 줘. 226쪽


선영이와 선영이의 단짝 아연이가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었던 이정민 선생님을 찾아 부산으로 찾아간 여행입니다. 이전에도 부산으로 찾아가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하니 선생님께서 선영이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작별 인사를 하며 다음 주에 거창에 가니 초대해 달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감동입니다. 시설에 봉사활동이나 가정방문이 아니라 옛 제자의 집에 놀러 가는 겁니다. 자연스러운 사람살이. 말 한마디가 감동입니다. 그 간 이정민 선생님께서 거창에 놀러오셔서 초대를 받았을까요? 뒤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묻기로 시작한 사회사업


73쪽에 성훈 씨와 여행을 계획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글로 소통하고 물었습니다. 성훈 씨도 선영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함께 계획합니다.


묻기에도 방법이 있고 요령이 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물으면 좋은 대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사업 방법의 묻기 편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면 좋겠어요. 73쪽


선영이가 바쁘더라도 함께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심부름 하는 모양생이게, 그것도 당사자의 동의를 구한 다음에 해야 합니다. 173쪽


사회복지사가 만든 선택지에 함정이 있습니다. … 국장님 말씀대로 어떻게 하면 선영이가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선택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175쪽


책에서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계속 당사자에게 묻습니다. 묻는 이유는 당사자가 주인이 되는 여행이 되도록 하기 위함일 겁니다. 시설에서 대규모 봉사자와 단체로 여행을 가거나, 실무자가 다 계획한 여행에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 당사자의 여행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묻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워 눈만 껌벅이는 당사자일지라도 물어야 한다는 월평빌라의 이야기에서 배웁니다.




실패할 권리


더디고 힘들고 어설프로 부족하고 불편하고 위험할지라도, 실수 실패하고 아프고 다치고 죽는다 할지라도, 그래도 자기 인생 자기 삶을 살게 합니다. 46쪽


첫 직장을 구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할머니께서 염려하셨습니다.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되겠냐고 했습니다. … 첫 직장을 잃자 할머니께서 ‘어디 가서 일해야 할텐데’ 하시며 염려하셨습니다. 75쪽


더디고 힘들어도, 어설프고 부족해도, 위험해도, 실수 실패해도 성훈 씨가 할 수 있는 것 찾아 할 수 있도록 거들어 주어 고마워요. 손자 노릇 하도록 거들어 주어 고마워요. 80쪽


신나게 달리다 내리막길을 만났다. 잘 내려가다 그만 브레이크 작동이 서툴러 넘어졌다. 117쪽


시설에 살면 ‘휴관’에 도서관 가는 허탕할 일이 별로 없어요. 이런 실수나 실패를 사전에 막죠. 성공해야 한다는 신화를 쓰느라 말이죠. 217쪽


일전에 박시현 선생님께 당사자의 실패할 권리, 아플 권리, 불안전할 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 아무 생각 없이 들으면 이상합니다. 시설에서 일하는 실무자라면 당사자가 실패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안전하도록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지만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비장애인들의 삶도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아프며, 때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살이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실패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안전해야 한다는 가치가 최우선이었다면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요? 봉사자와 직원이 중심이 되어 장애인들에게 나들이 복지사업을 했을 겁니다.




당사자는 전방 직원은 후방


택배기사 아저씨에게 성훈 씨이름으로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102쪽


직원에게 예약자인 ‘전성훈 씨’가 체크인 안내 받을 수 있도록 부탁했다. 125쪽


선영이 하교 후 농협에 들러 합천 숙소 경비를 입금했다. 입금 후 문자로 쿠폰이 왔다. 선영이가 원하는 방을 골랐다. 대학생팀은 예약자 ‘정선영’과 같이 가는 언니이자 둘레 사람일 뿐. 179쪽


눈을 맞추며 자세히 꼼꼼하게 설명하셨다. 선영이도 그 마음을 아는지 직원의 눈을 맞추며 대답했다. 253쪽


‘당사자는 전방 직원은 후방’은 월평빌라의 구호이자 당사자를 돕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월평빌라의 방법이 책 구석구석에 녹여져 있습니다. 당사자의 삶이 되도록 당사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성훈 씨로 인해 썰매장에 안전요원이 추가 배치되었다. ‘이렇게 만나기만 해도 지역사회에 장애인을 위한 이해와 배려가 조금씩 늘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얘가 정상이 아닝께 그러니 잘 알아서 봐주세요.”
“할머니,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요. 비장애인과 똑같이 대해야 해요.” 58쪽


‘장애인이니까 조금 시끄럽게 해도 괜찮겠지.’ 하는 것도 차별이 아닐까요? 다만 성훈 씨에게 부탁하고 설명하는 것을 도서관 직원이 하면 좋겠습니다. 은총 학생이 생각한 ‘장애인도 살만한 사회,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 가까워 보여요. 90쪽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게, 더불어 살게’ 되네요. … “설명할 때 ‘월평빌라’가 아니라 ‘집’이라고 하셨다. 감사하다.” 월평빌라를 집으로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254쪽


우리나라에 장애인의 비율이 10% 가까이 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 동네에 나가면 장애인을 많이 만나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 집에 있거나 시설에서 보내기 때문이겠지요.


월평빌라는 입주자와 직원들이 지역사회를 다닙니다. 18쪽 월평빌라 소개를 읽으면 월평빌라의 일상이 그려집니다. 입주자와 직원이 부지런히 구석구석 지역사회를 다닐 겁니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이렇게 될 때 자연스럽게 장애인도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기록의 중요성


이 책 자체가 기록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려줍니다. 생활시설에서 나들이 사업을 갈 때 이 책이 귀한 선행연구 자료가 될겁니다. 어떻게 나들이를 가야 할지, 어떻게 유익한지 알 수 있습니다. 수많은 행정업무 속에 파묻힌 사회복지 현장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남기는 이런 기록이 필요합니다.


기록의 방식도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당사자를 만날 때, 사례관리를 할 때에 관찰일지, 상담일지, 초기면접지라는 방식으로 기록을 남길 겁니다. 당사자가 찾아와서 자신과 관련된 기록을 보여 달라고 할 때 우리는 당당하게 이 기록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월평빌라가 당사자의 강점을 담아내고,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기록은 당사자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당사자나 가족들도 훈훈하게 이 기록을 읽을 겁니다. 이 책을 출판준비하며 전성훈 씨와 선영과 가족과 이웃에게 동의를 구할 때 흔쾌히 허락해주었을 겁니다. 언제 책이 나오는지, 어떻게 구입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매일 기록을 하고, 댓글로 지지·격려·칭찬·응원한 실무자의 글도 감동입니다. 매일 꼼꼼하게 글을 읽고 슈퍼비전을 주었겠지요. 빨간 펜으로 행정적인 부분만 잡아내는 보통의 사회복지 현장의 슈퍼비전과 다릅니다.




사회복지 대학생


이 책은 여름 방학에 4명의 대학생이 활동한 이야기입니다. 일주일 동안 합동연수로 공부했고, 4주 동안 월평빌라에서 실천했습니다. 함께 합숙하면서 뜨거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대다수의 사회복지 대학생이 맹목적인 공무원 준비에 매달리고, 현장에 좋은 사람이 없다는 볼멘 소리가 들리는 지금의 시대에 사회사업의 열정을 갖고 준비하는 대학생이 있음이 희망입니다. 이런 학생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사회복지 대학생이 이 책을 일고 이 감동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고나현 김은총 서화평 최연주. 4명의 학생 이름을 기억합니다. 기회가 되면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저자 싸인도 받아야겠지요?




나가며


월평빌라를 생각합니다. 이런 사회사업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월평빌라가 그동안 거창에서 꾸준히 지역사회를 만나고 당사자를 사람답게 도와온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뜻있게 실천하기 위해 조직에서 함께 합의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있었을 겁니다. 월평빌라 조직에서 미션과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쓴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이 책의 제목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입니다. 전성훈 씨와 선영이가 여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에서는 정답을 명쾌하게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를 떠올려봅니다. 사람마다 여행하는 이유가 다양할 겁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견문을 넓히기 위해, 그냥 좋으니까 등 여러 이유로 여행을 합니다. 월평빌라 입주자가 여행하는 이유도 비장애인인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여행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사람살이 중 하나니까요.


책을 덮으며 소소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소박하고 평범한 여행 이야기에 사람 냄새가 납니다. 이래야 사람 사는 모습입니다. 이게 사람다움의 모습입니다.


“여름 태양이 뜨거운지 우리 심장이 뜨거운지 겨뤄보자!”


박시현 선생님의 외침이 대학생들에게 여름 태양보다 뜨거운 심장으로 다가왔습니다. 책을 읽는 저에게 타는 목마름으로,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저에게 또다른 뜨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지금은 복지관에서 후원 홍보 자원봉사 공간관리와 같은 사업을 합니다. 사회사업을 하던 때와 달리 관리사업이 많아 책상에 앉아 있을 때가 많습니다. 사람을, 지역사회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고 싶습니다.


귀한 책 엮어준 대학생과 월평빌라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탁구친구 동아리


탁구친구 동아리는 방화동과 공항동 주민 20여 명으로 이루어진 동아리입니다. 평일 세 번, 토요일 한 번, 총 일주일에 네 번 복지관 지하 강당에서 오후에 탁구를 칩니다. 


탁구를 좋아하시는 분은 오전에 다른 동네 탁구장에서 탁구를 치고, 오후에 복지관 탁구 동아리 활동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복지관 사정으로 지하 강당을 사용을 못하면 다른 날에 탁구를 쳐도 되는지 적극 물어보실 정도로 탁구를 좋아하십니다. 


탁구 동아리 회원으로 가입해 놓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자주 오시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각자의 일상으로 바빠 여유가 있을 때만 오시거나, 동아리에 소속되어 가끔이라도 사람들을 만나러 오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주민모임이나 동아리가 그렇듯, 탁구친구 동아리도 나들이를 갑니다. 작년에는 가을 나들이 한 번을 갔는데 올해는 봄·가을로 두 번 가기로 했습니다. 두 달에 한 번 회원 전체가 모이는 월례회가 있는데 올해 첫 월례회에서 회원들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일 함께 탁구만 치시다가 일 년에 한 두 번 이렇게 나들이 가면서 서로 관계가 더 깊어지실 겁니다. 산뜻한 봄나들이, 기대됩니다. 



나들이 언제 갈까요?


나들이 준비합니다. 어느 사업이든지 ‘지역주민의 주체성, 더불어사는 지역사회’라는 복지관 미션과 비전대로 주민이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나들이도 복지관이 정해진 대로 동아리 회원들이 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회원들과 함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며 준비합니다. 


탁구친구 동아리 임원 이신 이병률 회장님, 윤귀석·김금순 총무님과 봄나들이를 의논했습니다. 나들이 준비 할 때 가장 중요한 날짜와 장소를 어떻게 할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임원 분들이 평소 탁구를 치면서 동아리 회원 분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날짜는 조금 이른 4월 초에 가기로 했습니다. 4월 말이나 5월에는 연휴도 있고 여기저기 모임들이 많아 일찍 다녀오면 좋겠다는 주병숙 회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요일은 금요일에 가기로 했습니다. 다른 평일보다 금요일이 차도 막히고 사람이 많을 수도 있겠으나 일하시는 회원이 금요일이 쉬는 날임을 고려해서 결정하셨습니다.


4월 13일 금요일, 날짜와 요일 모두 임원과 회원이 결정하셨습니다. 저는 복지관 중요한 일정과 겹치지 않는지만 확인했습니다. 나들이, 이 때 갑니다.   



나들이 어디로 갈까요? 



나들이 장소를 정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나들이 어디로 갈지 회원들에게 여쭈었는데 서울에서 1~2시간 거리에 갈만한 곳을 많이 모르고 계셨습니다. 복지관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복지관 나들이로 다녀오신 곳 정도로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여쭈었습니다. 어디가 좋은지, 어디로 가고 싶으신지 알려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회원 분들도 저에게 젊은 사람이 인터넷도 잘 하니 좋은 곳 알아봐달라고도 하셨습니다. 회원 분들이 젊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운동을 하셔서 그런지 젊어 보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찾는 일이 어려우시니 저에게도 부탁하신 겁니다. 서로 정보를 알아보고 다시 모여 나들이 장소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후 다시 모였습니다. 회원 분들은 파주 감악산과 포천 아트밸리를 추천하셨습니다. 저는 제가 여행 갔던 곳 중에서 좋았던 전주나 군산을 추천했습니다. 벚꽃 구경 할 수 있는 수원이나 용인도 말씀드렸습니다. 


“전주나 군산은 너무 멀어서 안돼. 하루 나들이인데 차에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금요일이라 차도 막힐 수도 있고.” 


“그럼 아침 일찍 출발하면 어떠세요?”


“복지관에서 일찍 출발 할 수 있어?” 


회원 분들은 복지관 근무시간이 아침 9시이니 반드시 그 때 출발해야 한다고만 생각하신 겁니다. 그러니 당일 돌아오려면 서울에서 1~2시간 안에 있는 곳으로만 생각하셨습니다.  


“회원 분들이 원하시면 아침 일찍 출발할 수도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1박 2일도 좋지요.” 


“그럼 멀리가도 좋아요. 우리는 새벽 6시에도 출발 할 수 있어요. 일 년에 한 두 번 가는데 이왕이면 좋은 곳에 가보고 싶어요. 전주나 군산은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생각보다 회원들이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으셨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인 전주나 군산을 가보지 않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대화하다보니 제주도도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이번에는 가까운 곳에 가고 가을에는 조금 먼 곳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나들이 최종 장소는 포천으로 결정했습니다. 전주나 군산은 멀어서 제외했고,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는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이 있고 주변에 볼만한 곳이 없다는 이유로 제외했습니다. 


포천에서 점심과 저녁식사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세부 일정과 식당은 다음 모임에서 다시 의논하기로 했습니다. 



세부일정은 어떻게 할까요?


며칠 뒤 다시 모였습니다. 포천에서 유명한 허브 아일랜드와 아트밸리 두 곳 모두 가기로 했습니다. 아트밸리는 회원 분이 추천하셨고 허브 아일랜드는 제가 추천했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고모리 저수지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동 경로도 의논했습니다. 허브 아일랜드를 먼저 갈지, 아트밸리를 먼저 갈지 살폈습니다. 저는 아트밸리를 먼저 가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병률 회장님께서는 허브 아일랜드를 가는 게 이동 동선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식당 장소도 정했습니다. 제가 포천 맛집 서너 군데를 알려드렸습니다. 메뉴와 가격을 말씀드리고 회원 분들이 결정하시도록 했습니다. 


“난 오리고기 못먹어요.”


“이동갈비는 너무 비싸요. 우리 예산으로 먹기 어려워요.”


“점심은 허브 아일랜드 안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먹고, 저녁을 맛있는 음식으로 먹어요.”


회원 분들이 모두 결정했습니다. 식당 두 곳을 선정했습니다.


예산도 살폈습니다. 19명의 나들이. 복지관 예산이 30만원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족한 예산은 회원들이 모으는 회비와, 당일 1만원씩 추가 회비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나들이 준비를 회원들과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장소, 일정, 식당 등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은 회원들이 했습니다. 대부분 제 의견과 반대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이 나들이는 회원들의 나들이니까요. 



즐거운 나들이 


4월 13일 아침 8시, 22명의 회원 중에 17명의 회원이 모였습니다. 우리 복지관 스타렉스 차량과 방화6종합사회복지관 스타렉스 차량 2대로 이동합니다. 손혜진 선생님께서 운전 도와주셨습니다. 


1시간 30분 거리인 허브 아일랜드로 출발했습니다. 차에서는 회원들이 싸오신 간식을 서로 나눠 먹었습니다. 저는 운전한다고 입에 넣어주셨습니다. 


날씨가 좋습니다. 전 날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도 없습니다. 해도 구름 속에 적당히 숨어 사진 찍기에도 좋습니다. 


허브 아일랜드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일찍 온 덕분인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멋진 장소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맞춰 11시 40분까지 모이기로 하고 자유롭게 다니기로 했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유롭게 다녔는데 동선이 비슷하니 오가면서 서로 자주 만났습니다. 곳곳에 예쁜 배경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DSLR 카메라를 가져갔습니다. 사진 촬영을 좋아합니다. 요즘엔 8주 동안 사진교실 강좌도 수강하고 있는 터라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매일 운동복 차림의 모습만 보다가 알록달록 예쁜 옷과 선글라스를 쓴 회원들의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이미영 회원은 모델처럼 멋진 포즈를 취합니다. 60세가 넘으셨는데 20대 모델처럼 보입니다. 


허브 아일랜드에서 점심을 먹고 아트밸리로 향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어 20여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흔들의자에 앉아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웃으며 이야기 나눴습니다. 입장권을 끊고 모노레일을 타며 위로 올라갔습니다. 먼저 천문과학관에 도착했습니다. 천체관측실에서 별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천주호, 조각공원, 돌음계단까지 아트밸리 안에 있는 모든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아트밸리를 충분히 둘러보고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저녁식사 식당과 가까운 고모리 저수지를 산책하기로 했습니다. 2.6km의 저수지 둘레를 걷는 길입니다. 삼삼오오 각자 편안하게 걸었습니다. 다리가 아픈 사람은 걷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진달래, 벚꽃, 잔잔한 물결이 어울려져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운동하시는 분들이라 2.6km의 길을 금세 걸었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편안하게 걸었습니다. 

 


포천 맛집으로 유명한 삼낙촌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열심히 걷다보니 배가 고팠는지 많은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 모든 일정이 좋았어요. 날씨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어요. 예쁜 사진도 많이 찍어주어 고마워요.” 


“친구들과도 여행 가는데 우리 탁구동아리 나들이가 더 즐거워요.”


식사하면서도 서로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이병률 회장님의 유머에 다함께 웃기도 했습니다. 나들이 준비에 수고한 임원 분들에게 박수쳐드렸습니다. 가을에 또 즐겁게 나들이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탁구친구 동아리. 운동을 좋아하시는 우리 동네 주민들의 모임입니다. 주3회 탁구를 치셔도 매일 치고 싶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시지요. 서로 교제하며 가까워지시길 기대합니다. 탁구 실력 만큼이나 다른 주민을 맞이하는 품도 더 넓어지시기를 기대합니다. 


사진을 제일 많이 찍은 이미영 회원님께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소감을 남기셨습니다. 


어느 봄날! 겨우내 아픔딛고 크고작은 꽃들이 나먼저봐달라 나름의색깔입고 멎을내는 봄날. 그 봄빛 속에 무리지어 피는 꽃과 홀로 피는 꽃들도 봄날의 축복이니.


복지관 배려와 쎈스있고 해피한 얼어 있는 맘도 녹게 하는 우리 모두의 사랑바이러스 권대익님! 겨울연가 어느 여배우의 분위기를 익은 단아한 손혜진님! 개개인의 몸짓으로 카메라 렌즈 속에 우리네를 가둬 두기도 한 시간들.


그 속에서 우리 탁구 동아리들은 하나였고 감사했으며.. 서먹한 기운도 쓸어 버린 건 환하게 웃음 짓고 큰 액션으로 땀방울 짓는 모습도 내심 고마워했습니다!


회장님,총무님. 그 외에 우리멋쟁이 회원님들 단합회 봄날처럼 한결같은 사랑으로 서로 지탱하며 더 많은 탁구의 기술을 익혀 타의에 으뜸이 되어 가는 복지관 탁구가 되길 바라는 작은 속내도 있으며. (그러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저 또한 이끌어 주셨으면 하는 욕심도 부려보며)


2018년4월13일 금요일의 봄날은 벚꽃 흐드러지게 만발하고 동아리들의 웃음 소리에 봄바람은 시샘하며 그 속에 벚꽃들은 우리네 머리 위에 꽃잎 춤을 추니. 우리네는 모처럼 동심으로 있어 가슴 내밀고 맘껏 긴 호홉도 해봤을터. 


뜨거운 마음모아 파이팅! 복지관 내에 각각 맡은 일에 충실하시는 분들도 파이팅! 가교 역는 권대익님 손혜진님 파이팅! 더 많이 사랑하는 탁구 동아리 벗님들 파이팅! 스포츠 매니아 경아 씨도.파이팅! 


그리고 음... 나 지영이도 팅팅팅이다!


어느 봄날 우리는 그렇게 외출했다! 4월의.어느봄날에 ♡♡♡  



마무리하며


탁구친구 동아리 봄나들이, 잘 다녀왔습니다. 나들이 날짜, 장소, 일정, 예산 모두 회원들이 주체적으로 결정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가을 나들이는 또 어떤 추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며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회원 분들이 직접 여러 정보들을 찾고 궁리하면 좋겠습니다. 평소 가보지 못한 곳, 가고 싶었던 곳에 탁구동아리 동료들과 떠나는 여행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가을에 피어 흔들흔들 인사하는 코스모스처럼, 탁구친구 동아리 관계도 더 아름다울 겁니다. 


고맙습니다. 기대합니다.



나들이 사진 모두 보기 

https://photos.app.goo.gl/fmE6HEXQVl0hzzVJ2


Posted by 권 대익



「북소리를 울려라」를 읽고 



사회사업가 권대익



들어가며

 

면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 출판한 「북소리를 울려라」를 읽었습니다. 방화11 학습모임인 수요학당에 책의 저자이신 신보경 선생님을 초대했습니다. 공동저자인 강민지 선생님은 현재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사업 후배입니다. 함께 초대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오지 못했습니다. 

 

신보경 선생님은 학교 선배이기도 합니다. 같은 기독교 동아리 활동도 했었고 누나가 휴학을 하면서 수업도 같이 들었습니다. 졸업하고 현장에서 일하며 계속 만남을 이어 올 수 있으니 좋습니다. 지난 여름, 누나가 뜻있게 실천하고 기록한 이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수요학당 모임에 방화11 동료들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함께 단기사회사업을 하면서 연수와 수료식도 함께 하면서 만든 책이니 동료들의 관심이 더 컸습니다. 

 

휴가를 내고 서울의 끝인 중랑구에서 강서구까지 왔습니다. 저녁 6시 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이야기 나눴습니다. 

 


면목종합사회복지관의 단기사회사업 

 

이 책은 신보경 선생님과 두 명의 예비 사회복지사가 한 달 동안 단기사회사업으로 이룬 이야기입니다. 복지관에서 일반 실습에서 단기사회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과정을 여쭈었습니다. 

 

면목에서도 처음에는 일반실습을 진행했습니다. 2016년 여름부터 단기사회사업에 참여했는데 일반실습이 주는 유익함도 생각해서 두 과정을 병행하여 진행했다고 합니다. 단기사회사업의 유익함을 경험하면서 2017년 여름, 동네 어른이 동네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주제로 단기사회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책 읽어주는 주제이지만 함께 벼룩장터도 하고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다음에 한다면 과업을 조금 더 소박하게 해서 집중하는 일이 더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면목은 동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면목7동 오거리놀이터에서 주민 간 만남의 장으로 새마을문고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새마을문고 회장님을 만났고 책 읽어주기 활동을 제안했습니다. 동네 어른이 동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입니다. 이렇게 단기사회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업을 하기 전에 3~5권의 선행연구를 

 

신보경 선생님은 과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선행연구를 했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든지 시작하기에 앞서 3-5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과업 내용이 확정이 되고 이와 관련된 책을 미리 찾고 읽으셨습니다. 

 

선행연구를 하면서 쓴 글을 보며 책 읽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았습니다. 수요학당에 참여한 분들 중에 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평소 자녀에게 더 많은 책을 읽어주겠다는 다짐도 하셨습니다. 

 

원래 책을 조금씩 읽기는 했지만 더 집중적으로 많이 보게 된 시기는 최근 3~5년 전이라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밤 늦게까지 일하게 되면서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 동네 서점을 다니며 여러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었습니다. 한 달에 적어도 네 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책 읽는 일이 부담스럽고 책읽는 속도도 느린 일은 당연하다고 하셨습니다. 조금씩 자주 읽다보면 책읽는 속도도 늘고 흥미도 높아진다고 하셨습니다. 

 

수요학당으로 동료들과 한 달에 두 권 정도 책을 읽습니다. 다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 한 달에 두 권이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일정을 느슨하게 할까도 생각했지만 한 달에 네 권의 책을 읽는 신보경 선생님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습에서 성장을 

 

북소리 아이들에게 이런 사람을 알아볼 수 있도록 면접 때는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지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상당히 고민하며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46쪽

두어 번의 예행연습을 마치고 드디어 첫 번째 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50쪽

팀별로 전화드릴 대본부터 작성했습니다. 면목지역아동센터 신의정 실습 선생님이 전화 받는 역할을 해주셔서 미리 연습도 잘 해볼 수 있었습니다. 연습 후 민수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 있는지' 물어보자고 생각을 보태주기도 했습니다. 두어 번 연습하고, 두 팀이 동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83쪽 

유주가 대본 없이도 또박또박 설명 잘합니다. 대본 없이 부탁드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여러 사람에게 활동을 설명해 본 덕입니다. 128쪽 

 

아이들이 이번 사업의 주인이 되어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학생 면접, 사전탐방 섭외, 벼룩장터 준비, 책 읽어주실 어른 섭외, 함석축제 준비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렀을지라도 아이들은 연습 과정에서 성장했습니다. 나중에는 대본 없이도 스스로 또박또박 설명했습니다. 조금씩 성장한 증거입니니다. 

 

방화11에서 지난 단기사회사업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학생 연습 때 아이들이 말하기를 부끄러워했습니다. 한 두번의 연습을 하니 아이들이 잘 했습니다. 연습의 과정이 중요함을 알았습니다.  

 

현지가 잘한 일을 잘 기억해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예쁜 딸이 밖에서도 슬기롭게 지내는 모습 보여드리면 얼마나 기쁘실까 싶습니다. 어머니께 앞으로도 현지 만나는 이야기 전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마쳤습니다. 87쪽

 

아이들이 잘하는 일은 칭찬하고 세워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칭찬하기도 하지만 부모님에게 간접칭찬을 했습니다. 부모님께 전화한 날,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또 한 번 칭찬을 했겠지요. 아이는 실무자와 부모님께 두 번의 칭찬을 받은 셈입니다. 

 


기다려주기 

 

벼룩시장에서 좋은 물건을 다 싸게 팔더니 샌드위치 가격도 아낌없이 저렴했습니다. 재료값은 나오나 싶어, 의견을 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만두었습니다. 아이들의 일이니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잘되고 못 되고는 없습니다. 66쪽

(길을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누구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기다려줍니다. 이들의 임무고 일입니다. 선생님들도 먼저 알려주거나 하지 않습니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요청한 부분에서 최소한의 아이들의 생각과 할 여지를 헤치지 않는 범위에서 거듭니다. 돕는 모양새 이게 합니다. 그랬더니 곧잘 찾아냅니다. 93쪽

직접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아이들의 배움이 되려면 제가 찾아주면 안됩니다. 복지요결에서처럼 '제 일이게,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야했습니다. 132쪽

 

사회복지사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내가 먼저 해버리면 쉽고 편안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저자들은 아이들을 기다려주었습니다. 생각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벼룩장터 준비하며, 현장탐방을 가면서, 책을 찾으면서 사회복지사가 먼저 나서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아이들에게 설명했고 부딪히며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렸습니다. 

 

반드시 빠르게 진행을 해야하거나 당사자가 크게 잘못된 길을 갈 때에는 사회복지사가 양해를 구하고 먼저 진행할 때도 필요하겠지만 되도록이면 당사자가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좋습니다. 

 

이런 기다림이 이후에 아이들이 함성축제를 이루어가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을 겁니다.   

 


 

진솔한 대화 

 

"그거 구걸 아니에요?"

 

벼룩장터를 준비하며 이웃들에게 받은 물품을 구걸이 아니냐고 묻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의미있는 활동을 한다고 하니 복지관 여러 주민 동아리에서 물품을 내어주셨는데 이를 보고 한 말입니다. 

 

충분히 그럴 법한 일입니다. 당황하고 얼버무려 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신보경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하나씩 묻고 설명했습니다. 구걸과 부탁이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는 구걸을 한게 아니라 우리가 힘써 우리의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노력임을 설명했습니다. 

 

진지하게 묻고 설명하니 아이들은 더이상 구걸이라고 말하며 웃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차 자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했을 때도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해결했습니다. 끝장 토론을 하면서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꼈을지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했습니다. 토닥이며 응원과 격려를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때때로 다툼과 갈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배려와 양보를 배웠을 겁니다. 

 


책 읽어주는 이웃 섭외하기 

 

책을 아이들에게 잘 읽어줄 수 있는 어른을 찾는다면, 그래서 내게 부탁한다면 부담스럽습니다. 책을 잘 읽지는 못해도 책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어른을 찾는다면 용기 내 나서고 싶어요. 이를 아이들이 부탁해온다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좋은 책을 근사하게 읽는 활동이라면 도서관이 하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그 일로 당사자인 아이들과 지역사회인 동네 이웃들이 하게 거듭니다. 이로써 아이들이 내가 했다고 하게하고, 아이들의 관계가 풍성해지게 합니다. 115쪽 김세진 선생님 슈퍼비전 가운데  

 

책 읽어주는 날 함성축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책 읽어줄 어른을 섭외하고, 함께 읽을 책을 찾고, 홍보하고, 초대장 만들고, 초청하고, 일정과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나누고, 당일 진행까지 모두 직접했습니다. 

 

함성축제 당일 날 모습이 정겹습니다. 마을 어른과 아이가 어울려져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오거리놀이터에 기분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모임 시작전부터 청소용 비닐봉지는 언제 사용하는지 묻던 지원이가 책임감 있는 얼굴로 비닐봉지를 나눠주었습니다. 대전 탐방 때 챙겨왔던 것처럼 삼각형으로 고이 접어온 봉투를 한 사람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손이 많으니 금방 마을문고가 깨끗해졌습니다. 183쪽

 

자신의 역할을 잘 이루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루어간 사업이라는 증거입니다. 

 

"아이들이 어쩜 이렇게 잘해? 자신감이 넘치더라고."

"맞아요. 나는 진행한다. 너희들은 잘 따라와라. 딱 이런 느낌으로 당당하게 말 하잖아."

"이게 산교육이지 뭐야. 이렇게 스스로 해보니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겼을 거라고. 어디 가서도 이렇게 잘할 수 있겠지. 참 잘했네." 185쪽 

 

함성축제에 참여한 어른들도 아이들이 준비한 시간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있는 모습에서 그리 느끼셨을 겁니다. 이런 아이들이 동네에 뛰어놀면 어른들도 이 아이들을 기억하고 지켜보는 관계가 될 겁니다. 

 


나가며 

 

수요학당으로 초대한 저자 신보경 선생님이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때의 과정과 느낌이 잘 느껴졌습니다. 다시 이 책을 살펴보며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업을 더 잘 이루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업을 책으로 엮은 과정의 유익함이 이것입니다.  

 

단기사회사업 시작할 때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쓸지 실습생과 함께 의논했다고 합니다. 이것도 여러 책들을 읽으며 면목에서 어떻게 이루어가는 일이 더 좋을지 궁리하면서 의논한 겁니다. 실습이 끝나고도 함께 글을 다듬었고, 신보경 선생님께서 전체적으로 다시 글을 살피셨다고 했습니다. 오랜 과정을 다듬어서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은 복지관 단기사회사업의 중요한 모델입니다. 이후에 진행하는 단기사회사업에서 중요한 선행연구가 될 겁니다. 뜻있게 사업을 이루어간 이야기가 사회복지 대학생과 실무자에게 도전과 배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먼 거리를 직접 찾아온 신보경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방화11 동료들에게 고맙습니다. 공부하고 독후감 쓰는 일이 저에게 유익합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첫 마을 탐방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걸어다니면서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려했으나 

사무실에서 여러 일들이 있어서 출발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미세먼지가 300pm10이 넘는 매우나쁨 단계가 되었습니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하늘이 온통 노란색이었습니다. 

며칠 전 파란 하늘과 구름이 떠다니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마스크를 쓰고 마티즈를 타면서 

방화2동 동네를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네 주민이기도 하신 김미경 과장님과 둘이 나섰습니다. 


복지관과 오랜 인연이 있고

오늘 사진 출력을 하기도 한 

'현이네 사진관'을 들렸습니다. 


가양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시다가 13년 전에 지금의 자리로 오셨다고 합니다. 

학교 졸업 앨범을 많이 찍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다른 팀원들과 함께 다시 인사드리러 오리고 했습니다. 




골목길을 다니며 과장님께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동네 주민이 많이 알고 있는 교통공원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페와 작은 상가 

복지관 이용자들이 다니는 여러 교회

동네에서 소문난 미용실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 


오랜기간 일하셨고 동네 주민으로 계시면서 알고 있는 

여러 정보들을 알려주셨습니다. 




출퇴근길과 아파트 단지 안에서 위주로 지내다가 

방화2동으로 나왔습니다. 


방화중학교와 한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항동 주민으로 살면서 큰 길 위주로 다녀보다가 

작은 길을 다니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도 동네 지리를 조금 알고 있다보니 

길을 다니면서 전체 지도가 머릿 속에 그려졌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손혜진 원종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개화산 떡볶이 집에 들려서 인사드렸습니다. 

사무실에서 나눠먹을 떡볶이를 샀습니다. 

따뜻한 오뎅국물과 오뎅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짧은 시간 첫 날 마을을 탐방했습니다. 

앞으로는 튼튼한 두 다리로 동료들과 함께 이 길을 걷게 되겠지요.


동네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함께 할 시간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권 대익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복지관도 새롭게 동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게 되면서 

교장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생활복지운동 사업도 제안하기 위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교무부장님 통해 교장 선생님과 약속시간을 잡았습니다. 

복지관에서도 김상진 관장님, 김은희 부장님, 김미경 과장님이 동행했습니다. 

곁에있기팀 손혜진, 권민지, 권대익 사회복지사도 함께했습니다. 


김상진 관장님께서 새롭게 동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방화초등학교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의미있는 일을 이루어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장옥연 교장 선생님께서도 이야기 잘 들어주셨습니다. 

94년도 삼정초등학교 부임부터 방화동에 오래 계셨다고 하셨습니다.




생활복지운동 사업을 설명했습니다. 

이웃과 인사하고 가족과 포옹하자는 생활복지운동의 필요성과 예시를 나눴습니다. 


학교에서도 인성교육과 허그데이처럼 이미 계획하고 계신 일들이 많았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매일 등교시간마다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계셨습니다. 


복지관에서 이 일을 잘 하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도 하고 

이 운동을 조금 더 확산성있게 가져가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인성교육 담당하시는 홍수경 선생님을 바로 소개해주셨습니다.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세부 내용은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생활복지운동을 궁리하며 학교와 복지관이 처음 만난 날입니다. 

연대와 협동으로 방화초등학교 아이들이 조금 더 따뜻한 동네에서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Posted by 권 대익

 

「행복의 공간」을 읽고

 

 

 

 

행복의 공간

 

 

방화11 수요학당에서 선의관악복지관 이가영 선생님의 '행복의 공간'을 읽고 나눴습니다.

 

이가영 과장님은 몇해 전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사례관리팀에서 뜻있게 실천하시다가 지역조직팀으로 옮겼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먼저 복지요결과 지역복지공부노트를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이웃동아리사업으로 마을에서 느스한 관계망을 이루어 이웃의 관계를 주선하셨습니다.  

 

이가영 선생님의 발표를 몇 번 들었습니다. 즐거움과 확신에 가득 차서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행복의 공간」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조금 더 다듬어서 다시 출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싶었습니다. 방화11 수요학당에서 이 책을 읽기로 하고 PDF 파일을 받아 읽었습니다.

 

김미경 과장님, 손혜진 주임님, 하우정 선생님, 박혜원 선생님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2주에 한 번 공부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데 함께 참여한 동료들이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 다만 제가 PDF 파일을 늦게 공유하면서 뒷부분까지 충분히 읽고 나누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이가영 선생님

 

복지관에서 본인이 꼭 해보고 싶은 사업을 기획해서 해보라고 했다. (중략) 나는 이왕 하는 것,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 이 때 하고 싶다고 제안한 사업이 동네 주부들의 책모임이었다. 10쪽

 

이래서 책모임이다. 도서관이 아니라 복지관이지만 이런 이유로 책을 구실로 주민들이 만나게 하고 싶다. 주민들이 모이고 이웃관계를 맺을 때 책을 활용한다. 인문 책들은 '자신의 삶에서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도 얘기해주지만,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윤리' 또한 말해주었다. 타자에 대한 관용은 물론 '이웃에 대한 관심'이나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까지를 말해주었다. 17쪽

 

책의 저자인 이가영 선생님은 책읽기를 좋아합니다. 평소에 만나도 늘 여러 책을 읽고 지인들에게 추천해줍니다.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에 나온 여러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각주나 참고할만한 서적에 적힌 책들도 많이 읽으셨습니다. 김세진 선생님과 이가영 선생님이 책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놀랍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사업을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양원석 선생님 강의에서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맡은 여러 사업 중에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구실로 사업을 이루어가면 더 힘이 생길겁니다. 이 힘이 다른 사업을 이루어가는데도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가영 선생님께서는 책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모임이니 얼마나 즐겁게 참여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책모임 방식은 주부들의 참여가 쉽도록 집에서 읽어오는 게 아니라 함께 모인 그 자리에서 소리내어 읽는 '낭독'으로 했습니다.

 

책모임이 얼마나 유익한지, 그 변화가 어떠했는지는 이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이 책 곳곳에서 수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0쪽이 넘는 책의 분량에서 책모임 이야기가 1/4 이상 차지합니다. 이웃과인정에 실린 은영님 이야기를 비롯해서 주민들의 변화된 모습과 고백에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이웃동아리를 이루어가는 이가영 선생님에게 이 책모임은 좋은 선행경험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확신이 있기에 여러 모임들도 꾸준히 이루어 갈 수 있는 힘이 되셨을 겁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이 모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이루어가야 하는지 주민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복지관이 책모임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던 이가영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책모임으로 시작한 놀라운 변화를 몸으로 경험하셨기에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시겠지요.  다음에 만나면 어떤 책을 읽어오셨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복지관이 이웃관계 돕기

 

 

우리 복지관은 야간에만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하는 몇시간을 제외하고는 주간에도 비어있다. 저녁 뿐만 아니라 낮에도 2~4시간을 제외하고는 비어 있다. 그러니 지역주민의 사회적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뭔가 제 구실을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그 첫발로 복지관 1층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여 주민휴게공간으로 이용할 것과 다른 교실들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공간 대여 사업을 하라고 했다. 71~72쪽

 

이웃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취미를 함께 공유하는 모임도 거의 없다. 웬만한 취미 모임도 자본이 달라붙어 죄다 돈을 주고 참여해야 한다. 75쪽

 

 

게다가 우리 동네 즐거웠던 추억을 이야기 해달라고 하니, 내가 담당한 복지관 햇빛교실 개방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다. 복지관에 지역 주민들의 공동 공간, 사랑방 같은 곳이 생겨서 본인의 삶이 바뀌었다며 참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준다. 사업 평가서에 얼마든지 각주로 달고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162쪽

 

 

저는 좀 다불어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실직적으로는 그러지 못한 것 같아요. 내 바로 옆집 사람과도 이렇게, 이 모임 사람들과의 관계처럼 지내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카페 같은데서 모임을 보기도 해요. 그런데 이단 종교 단체 모임도 있고 좋지 않은 모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모임에 속하는게 무섭기도 해요. 그런 게 겁이 나서 어디에 가는게 조심스러울 때도 있어요. 이 북톡 모임은 너무 내용도 좋고, 취지도 좋아서 이런 모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58쪽

 

 

선의관악복지관이 이웃동아리를 이루어간 시작은 공간개방사업에서부터입니다. 복지관 공간을 지역주민에게 내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주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층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공간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여러 복지관이 비슷할 겁니다. 좋은 공간이 많이 있지만 일반 지역주민에게는 그 문턱이 높습니다. 어쩌면 복지관은 어려운 사람만 이용하는 특별한 곳으로 인식하거나 동네에 있어도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공간을 나누는 일은 크리스챤으로 교회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주일에만 공간을 활기차게 사용하고 주중에는 좋은 공간이 계속 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교회도 평일에는 지역주민에게 공간을 개방하고 나누는 일을 하는 곳도 많습니다.  

 

공간을 나누기 위해서는 문턱을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관계를 잇는 복지관이 주민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저렴한 비용이나 무료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당장에는 복지관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나눔과 풍성함이 더욱 커진다는 건 이 책에서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선의관악복지관이 이웃동아리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동네에 홍보하고 알린 일도 좋은 귀감이 됩니다.

 

 

 

느슨한 이웃동아리 필요

 

"선생님 동아리 활동은 자발적으로 하는 게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선생님이 서비스 하느라고 바빠질 수 있어요. 그건 동아리 취지에 맞지 않아요." 82쪽

 

주민들이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연예인들이 대신 놀아주고 대신 체험하는 것을 구경하며 외로움과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하지 말아야겠다. 주민들이 다른 이웃들과 놀고 소통하는 장을 주선해야겠다. '사람들의 사이를 사이좋게 하는, 이웃관계를 주선하는 일이 바로 사회사업가인 나의 일이다'라고 말이다. 89쪽

 

또한 어떠한 인간도 혼자서는 기쁨을 느낄 수 없다. 다른 사람과 인정도 나누고 뭔가 도움을 주고받기도 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무언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했을 때 고귀한 감정도 피어오른다. 돈이나 보상보다 의미 있는 일을 통해 기쁨이 증가한다. 사람에게는 이런 본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103쪽

 

이 동아리의 목적은 뜨개질 강사 양성이 아닌 지역주민들 서로 간에 이웃관계가 자라는 거예요. 이런 유대감 주는 사회적 관계망이 있는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더 행복감 느낀대요. 궁극적으로는 내 정서도 안정되고, 내 정서도 안정되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이 가는 것 같아요. 149쪽 

 

사회사업가의 머릿속으로만 구상한 사업은 일단 지역주민이 관심이 있을지도 확신이 없다. 게다가 인원을 모집하는 데도 수고가 든다. 이렇게 주민과 의논하면, 주민이 가장 적합할 주민들을 이야기 해주니 수고가 줄어든다. 사람 모집 자체도 수고가 줄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주민이 직접 하실 수 있는 것이다. 162쪽

 

느슨한 이웃동아리. 일 년에 12개의 동아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웃동아리가 왜 필요한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도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서로 만나고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갑니다. 이 이야기가 소박하고 진솔합니다. 사람 사는 것 같습니다. 

 

여러 지역복지관에서 복지관 3대기능사업에 맞추어 지역조직팀을 꾸려 일합니다. 단순한 봉사동아리를 운영하거나 사회복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하는 모임을 이루기도 합니다. 회칙과 임원을 세우며 조직력을 강화하는 강한 연결의 주민조직을 이루기도 하고 동네 여러 문제와 어려움을 묻고 해결해 가기도 합니다.

 

시민사회단체나 주민조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닌 복지관에서 이런 모임을 이루어가는 사례가 적습니다. 강한 연결망의 주민조직을 이루다보면 주민과 주민의 갈등이 심해지기도 하고, 너무 높은 목적의 과업이나 문제 중심의 주민조직의 한계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지역주민은 주거문제로 2년마다 이사를 하는 경우도 많아 꾸준히 이루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민조직이 어렵고 힘듭니다. 

 

이가영 선생님은 복지요결과 지역복지공부노트를 읽고 이웃동아리 활동을 이루어갔습니다. 쉽고 편안해보입니다. 해볼만 하고 해보고 싶습니다. 느슨한 관계망과 이웃동아리도 아직은 복지현장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합니다. 이가영 선생님의 실천이 복지계에서 좋은 영향과 선행경험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역주민의 변화

 

이후 은영님은 자신이 위로받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자신의 품을 내주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며 눈물을 쏟은 회원을 다음 날 자신의 집에 초대해 정성껏 잔치국수를 만들어주었다. 27쪽

 

"동네에 이런 분들이 사시는 줄 몰랐어요. 어쩜 이렇게 오래 살았어도 얼굴 못뵙고, 모두 처음 뵙는 분들이네요. 이렇게 동네 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알게 되는 것도 정말 좋네요." 33쪽

 

"저 계란 한 판 날치알 한 통 사서 계란말이 부쳤어요. 날치알이 양이 많아서 계란말이 만든 다음에 위집 옆집 아랫집 나누어 먹었어요." 105쪽

 

김민선 어르신이 보여주신 표정은 그동안 어르신이 보여주지 않으셨던 모습이었다. 숭고한 일을 했을 때의 표정. 어머니 얼굴에 장난기나 웃음기가 싹 사라져있었다. 어르신이 평소에 친하게 지내시던 이웃 외에 얼굴만 알고 있던 이웃들을 챙기며 이웃들을 알아간 기쁨이 얼굴에 숭고하게 퍼져 있었다. 127쪽

 

이분들이 자기들끼리만 노는게 아니라, 바로 그 분들을 불러서 함께 부침개 부쳐 먹고, 아이들기리 놀게 해주고 있었다. 동네 주민들이 이웃들을 직접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혼자 우울해 하시는 분들을 밖으로 불러내야 한다고 했던 분들이 정말로 그 분들을 불러낸 것이다. 179쪽

 

12개의 이웃동아리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와 고백이 놀랍습니다. 동네에서 이웃과 만나면서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모습이 따뜻합니다. 뜨개질 동아리를 이룬 어르신과 주부가 함께 장을 보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부담없이 자기의 일상에서 나누고 참여할 수 있는 일을 복지관이 주선하고 제안하니 주민들이 스스로 그 삶을 이루어 갑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은 이미 있다고 말합니다. 나누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있는데 복지관이 여기에 첫 시작의 마중물이 되었고 물꼬를 튼 겁니다.

 

시대는 핵가족화가 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합니다. 혼밥, 혼술처럼 혼자 있는 문화가 자연스럽다고 부추깁니다. 미디어에서 잡담, 수다, 여행, 먹방을 내보내면서 대리만족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린시절 골목길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옆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 합니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가 크게 유행한 일도 이런 향수를 자극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글교실 어르신 감동 이야기

 

 

책의 4부에서는 어르신 한글교실 실천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문해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던 이 한글교실의 변화는 어르신들에게 의견을 묻는 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계실 때는 말슴을 하지 않으시는 경우가 많아 한 분 한 분 따로 시간 약속을 잡고 만났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글쓰기를 시작한 한 어르신이 백일장 대회에서 장원상을 받은 시 한 편이 마음 한 켠을 뜨겁게 합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미소 짓는다. 옛날에 글을 읽지 못해서 은행에 가서 돈을 뽑는 상황에 글을 읽지 못해 부탁을 해야 됐는데 창피해서 일부러 손에 붕대를 감고 부탁했다. 하지만 지금은 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워 혼자 은행에서 돈을 찾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189쪽

 

 

지금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는 어르신과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이렇게 순수하게 배움을 기뻐하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 것도 저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는 이가영 선생님의 대화가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한글교실 어르신들의 출판기념회 이야기도 놀랍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이가영 선생님이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책을 보며 어르신에게 글쓰기와 책출판을 제안했습니다. 출판기념회는 전체 사회부터 감사인사, 저자 낭독회까지 어르신이 직접 준비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모인 출판기념회는 눈물과 감동이 가득했습니다. 저자인 어르신들이 빛났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이렇게 해보고 싶습니다. 주민과 의논하고 주민이 주인이 되도록, 감동과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 되도록.

 

 

이가영 선생님의 가족 이야기  

 

이 책이 여느 책들과 다른 차별점은 사회복지사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부분일 겁니다. 이웃과 관계를 맺고 정을 주고 받는 일을 하는데  사회복지사 일상이 무너져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연장근로와 야근 문화가 넘치는 사회복지계에서 이가영 선생님 역시 밤새기를 마다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남편 김용길 님은 아내가 이전보다 더 가족에게 충실했다고 말합니다. 책 전체를 읽은 남편은 그 핵심을 '공동체로서 이웃의 복원'이라 말하며 동네에서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 힘이 아내가 가족에 더 충실할 수 있는 힘이었다고 증언합니다.

 

사회복지사. 이가영 선생님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을 넘어 비록 작은 한걸음일지라도 이 일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걸음임을 고백하며 살아갑니다. 사회복지계에 이러한 좋은 선배가 있음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이가영 선생님이 딸인 노을이의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노을이가 학교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 '복지요결'과 이 책인 '행복의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래희망도 엄마처럼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학교 선생님도 이 말을 듣고 복지요결과 이 책을 살펴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마가 하는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딸. 사회복지사로 가슴 따뜻한 일을 하고 있는 이야기를 글로 남겨 가족과 함께 나누는 모습까지. 부럽고 고맙습니다.

 

이가영 선생님처럼 사명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 글쓰기에 힘쓰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인형탈 궁리하기


생활복지운동을 준비합니다.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으로 생활복지운동 홍보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담당자인 한수현 선생님과 필요한 물품이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엽서, 조끼, 스티커, 뱃지, 인형탈 등 여러가지 안이 나왔습니다.  


먼저 인형탈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을 살펴보니 수십개의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평소 만화나 캐릭터를 잘 알지 못해 어떤 인형탈이 좋을지 고르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직접 고르기보다 인형탈과 직접 마주할 아이들이 고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복지관은 피아노교실과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십 개의 인형탈 중에 어떤 캐릭터가 좋은지 몇가지를 추렸습니다. 


8가지 캐릭터 후보를 골랐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스티커로 마음에 드는 후보에 붙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이 붙일 스티커를 복지관 물품보관실에서 찾았습니다. 

아직 물품 위치를 몰라 헤메고 있는데 하우정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스티커를 많이 가지고 있는 권민지 선생님께서 스티커를 나누어주었습니다. 


튼튼한 우드락에 멋있게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인형탈을 빠르게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 

간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캐릭터가 좋을까요?


투표지를 만들었습니다. 


2층 피아노교실과 3층 피아노교실을 찾아갔습니다. 

윤수현, 김재숙 피아노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해해주셨습니다. 


모두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8개 중에 3가지만 고르도록 부탁했습니다.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저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에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이거 왜 만드는거예요?"


"방화 초등학교에 다니지? 어쩌면 이 옷을 입고 학교 앞에서 서로 안아주자는 캠페인을 하게 될 수도 있어. 그 때 꼬옥 안아주렴."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도 투표에 동참했습니다. 


30여명의 아이들과 동료들이 투표한 결과 인기 많은 캐릭터가 나왔습니다. 

23표를 받은 리라쿠마가 1등, 19표를 받은 미니언이 2등이었습니다. 



우리동네 아이들이 선정한 예쁜 캐릭터가 선정되었습니다. 

올 한해 동네 곳곳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읽고 



사회사업가 권대익





들어가며


2015년 5월부터 강북지역 책사넷 모임을 했습니다. 책모임을 시작하게 된 까닭은 학창시절부터 책모임의 유익함과 풍성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실무자모임, 꿈지락모임에서 좋은 책들을 읽었고 뜻있게 일하는 현장의 실무자와 함께 네트워크를 맺었습니다. 저도 현장에 들어가면 이렇게 책모임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3년차 실무자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기관과 현장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책모임을 시작하고 싶은 소망이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마침 연 초에 지역복지연수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책모임을 제안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이웃과인정」 잡지를 읽고 나눴고, 2016년부터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읽고 나눴습니다. 독서노트를 세 번 정도 나누어 끝내려 했는데 계획보다 훨씬 모임이 길어져 7개월 동안 이 책을 읽었습니다. 한 장 한 장마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나눌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날은 목차에서 두 권의 책으로만 모임 내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책 한 권을 마무리하며 김세진 선생님을 초대해 ‘저자와의 대화’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모임을 꾸릴까 궁리하다가 참여하는 분들과 독서노트를 읽었으니 짧게라도 글을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강북지역 책사넷 모임의 독서노트인 셈입니다. 


이 책은 50여 권 정도 되는 인문 사회서적에서 사회사업 가치와 실마리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여러 권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크게 몇 가지 주제로 나누어집니다. 반복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이야기를 인격, 관계, 강점, 후원금 출처, 원조, 복지국가, 삶의 자세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사람과 사회, 그 이상을 되도록 구체적으로 그려가며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그렇지 않은 사회복지사의 실천에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1쪽


우리 현장에서 답답한 일이 있다면 한탄만 하지 맙시다. 관련 책과 동료 글 따위를 열심히 읽고,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쓰고 나눠봅시다.  6쪽


강북 책사넷 모임이 우리에게 유익했습니다. 바쁜 사회복지 현장 안에서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을 읽고 근본을 생각하는 이 시간이 저의 생각과 실천에 중심을 잡게 했습니다. 무엇을 좇아서 일할지,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이 모임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책과 사람에게 지지와 격려, 도전과 자극을 받았습니다. 




인격


발티 사람들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10쪽


거친 생활로 동료들이 죽어가지만 그런 삶 속에서도 기쁨을 느낍니다.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로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해낼 때의 기쁨, 짧게 살아도 이것이 진짜 삶이라고 합니다. 40쪽


노숙인을 위한 밥집이지만 그 목적이 밥에만 있지 않습니다. 밥 한 끼 해결하는 것으로 잘 도왔다 생각하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만나려 합니다. 47쪽


140여년 전 살았던 시인도 누군가를 도울 때 그와 인격적 관계, 동등한 관계를 생각합니다. 58쪽


같은 말도 약자에게는 큰 상처가 됩니다. … 약자에게는 여느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말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60~61쪽


사회복지사로서 내 마음을 마땅히 두어야 할 자리에 두고 일하는 것을 우선 생각합니다. 그 자리란 당사자를 낮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보는 마음입니다. 68쪽


담임 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선생님께서 교직생활 10년에 가정방문을 처음 해보셨다고 합니다. 가정방문을 하고 나니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신대요. 93쪽


관계가 돈으로 치환된 사회, 그런 사회에서 아이들이 살아갈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98쪽


사회복지사는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경쟁이 아닌 공생을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부모와 교사마저도 친구를 밟고 올라가라고 할 때, 우리 사회복지사라도 친구를 경쟁 대상이 아니라 우정을 쌓는 존재로 여기게 돕길 간절히 바랍니다. 106쪽-107쪽


사람들 삶을 괴롭게 하는 여러 일의 중심에는 관계가 있습니다. 대체로 깨어진 관계가 여러 문제의 원인입니다.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다시 제안되는 삶의 방식이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공동체는 옛 농촌 공동체 모습을 그리기는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 관심은 그런 공동체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관계’입니다. 190쪽


사회복지사가 실적만을 생각하며 당사자의 인격과 이웃의 인정을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인 전문 서비스나 봉사로 대신하는 일을 경계합니다. 262쪽


사회복지사로 당사자를 만날 때 인격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당사자를 낮은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나와 같은 인격적인 존재로 여겨야 합니다. 약자이기 때문에 작은 말이나 행동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회복지사로 당사자를 예와 성을 다해서 만나야 합니다. 


당사자의 역할과 관계를 생각하고, 당사자의 관계를 살리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당사자의 이웃과 인정이 풍성해지도록 일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은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인격적 존재이자 서로 관계·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강점


‘과격파’라는 ‘문제’를 없애려 노력하는 대신 ‘여학생들의 교육’이라는 ‘바탕’을 살리는 일, 잘할 수 있고 해볼 만한 일에 집중하는 일, 강점 사회사업입니다. 13쪽


오늘 만난 당사자, 그가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가 강점이요 감사입니다. 32쪽


제3의 길이란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조금의 여지라도 찾아보고 그 속에서 희망을 잉태하는 일입니다. 당사자의 가능성을 믿고 그 믿음에서 출발하는 일, 당사자의 강점을 찾고 그 강점을 생동시키는 일, 이는 우리 사회복지사의 실천 속에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74쪽 


사회복지사로 당사자의 강점을 찾고 발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당사자일지라도 강점을 찾고 생동시켜야 합니다. 평소 만나는 복지관 여러 이웃들의 강점과 재능을 살필 수 있는 긍정의 눈이 필요합니다. 



예산


이 기업에서 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내일 신문 1면에 나온다면 우리는 기뻐할 것인가 당황해할 것인가? 26쪽


지금은 후원공모에 매달리는 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고, 공짜 돈 얻어오면 일 잘했다고 하니 정말 그런 줄 아는 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2백 년 뒤에 이런 사회복지사의 일지나 보고서를 읽은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그를 악마 사회복지사, 악년 사회복지사라 부를지 모릅니다. 110쪽


복지관의 예산 구조는 인건비 외에 사업비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복지관에서는 여러 공모사업으로 사업비를 충당합니다. 정말 필요한 사업을 알차게 준비하고 공모사업을 진행하면 좋겠지만 여러 자원 앞에서 쉽게 공모사업을 쓰게 됩니다. 


그럼에도 복지관이 공모사업을 한다면 신중하게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당사자와 의논한 프로포절, 당사자에게 보여주어도 당당한 프로포절이면 좋겠습니다. 꼭 필요한 공모사업이더라도 예산의 출처가 양심에 걸린다면 다시 궁리하면 좋겠습니다. 공모사업 잘 따오는 사회복지사보다 이웃과 인정을 잘 생동시키는 사회복지사이고 싶습니다. 



원조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75쪽


그 나라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근본적 가난의 극복이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166쪽


천규석 님은 진정 제3세계 가난한 농부를 돕고 싶다면 공정무역보다 자급·자치 공동체를 이루게 거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239쪽


선의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만 잘못 전해지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251쪽


제3세계를 돕는 해외사회사업과 관련한 책입니다. 선한 의도로 구호활동을 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자립하기에 반하는 활동일 수도 있습니다. 외부환경과 근본을 탐구하고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열심히 일하기를 넘어 올바른 방향으로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근본과 가치를 부끄럽지 않게 성찰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복지국가


곳곳에서 보편적 복지국가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 그들이 지금의 풍요로운 복지국가를 이루게 된 바탕에는 식민지 민중의 피와 땀이 흐르고 있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112쪽


이런저런 법과 제도가 오히려 사람 사이 인정과 나눔, 관계와 소통을 메마르게 할까 조심스럽습니다. 119쪽 


크로포트킨은 국가가 사회의 모든 기능을 흡수하게 되자 방종하고 편협한 개인주의가 발전했다고 합니다. ‘국가에 대한 의무가 늘어나면서 시민은 서로에 대한 의무를 확실히 덜게’ 됐기 때문입니다. 128쪽


인간성을 상실한 세계화란 결국 둘레 사람과 관계 없음을 뜻합니다. … 신뢰가 사라진 관계, 서로를 상품적인 가치로만 바라보는 관계가 세계화란 문제의 핵심입니다. 163쪽


복지사회를 위한다는 보험제도도 나는 온몸으로 저항합니다. 바로 마을의 자치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회인 거예요. 175쪽


이반 일리치의 비판은 한마디로 국가의 ‘제도와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기대어 살지 말고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입니다. 289쪽


근본은 이웃과 인정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도 그 안에 관계가 없다면 외로울 뿐입니다. 6월 책모임 모임에서 어느 사회복지사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네덜란드 호그벡 마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치매환자를 위한 마을이라고 하는데 마을 전체가 치매환자들만 모여사는 거대 감옥 같은 곳이었습니다. 지상파 방송도, 그 영상을 공유하는 사회복지사도 아무 비판없이 이상향처럼 동경하는 모습이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어느 에니메이션처럼 사람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로봇이 알아서 다 해주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 책에도 소개되는 「똥꽃」처럼, 조금 불편해도 스스로 자기 삶을 살고, 관계가 살아 있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한편, 의미 있는 국가와 제도의 변화라면 이웃과 인정과 함께 조화롭게 발전되면 좋겠습니다. 최근 찾동 대화모임에도 참여했는데 국가가 공공부조를 확대하는 일은 주민에게나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초연금운동이나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고 운동하는 이들도 응원합니다. 이 정책이 세워지면 당사자가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좋은 상황이 될겁니다. 여기에 이웃과 인정을 생동하고 연결하는 사회복지사의 실천이 좀 더 살 맛 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힘을 실을 겁니다. 



삶의 자세 


마땅함을 좇아 실천하자고 말할 때 걱겅스럽게 말씀하는 분을 가끔 만납니다. 현실을 잘 모르는 이상일 뿐이라고 합니다. 모두의 지지와 격려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그런 염려가 옳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제 스스로 그저 마땅하다고 여기는 길로 나아갈 뿐입니다. 150쪽


바쁜 일에 쫓겨 귀한 시간 다 허비하고 나중에 무엇이 남을까요? 평가나 실적 따위에 휘둘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기 궁색합니다.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서 생각할 겨를이 없는 현실도 모르지 않지만, 그렇게 내가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데 어찌 공허하지 않을까요? 열심히 일했지만 그 일이 진정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일인지 살피지 않는다면, 이는 두려운 일입니다. 일하면 할수록 자꾸 진정성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라면, 이제 잠시 멈추고 숨 고를 때입니다. 일을 줄이고 둘레를 살핍니다. 열심히 일하기에 앞서 정체성을 생각하며 선택하고 집중합니다. 154쪽


그리고 이런 퇴마법을 터득하는 좋은 방법은 책 읽기입니다. … 저자는 우선 뜻을 함께하는 사람부터 찾기를 권합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가운데 희망이 보이고, 용기가 생깁니다. 198쪽


결국, 사람 사이 관계가 깊을수록 덜 소비적인 삶을 삽니다. 둘레 사람과 좋은 관계로 지내는 삶이 자연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관계와 에너지, 둘사이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214쪽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그 삶을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 앞에 가는 동료와 좋은 삶에 관해 이야기 나눌 때입니다. 많은 이들이 정신없이 달려가는 그 길에서 내려와 마땅함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거룩한 바보. 바보스러운 사회복지사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75쪽


어떻게 살고 어떻게 실천할지를 고민하는 지금 이 순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삶’에 관해 진지하게 묻고 나누며 궁리하고 있다면, 그것이 희망입니다. 283쪽


사람 사이에 인정과 나눔이 소통하게 하려고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일은 느릿한 소의 걸음입니다. 295쪽


좋은 사람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진실하게 만납니다. 306쪽


이 책은 끊임없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이야기합니다. 거대담론과 혁명적인 삶보다도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소박한 실천과 나눔을 이야기 합니다. 


근본을 좇고 가치 있는 삶이 때로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마땅한 이 길을 비틀거리며 우직하게 걷기를 주문합니다. 거룩한 바보.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이 길을 힘차게 걸을 수 있는 힘은 함께하는 좋은 사람 덕분입니다. 강북지역 책사넷에서 함께하는 동료가 저에게 좋은 동료입니다. 이 길을 걷는데 힘이 됩니다.  



나가며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326쪽


되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소개한 책 가운데 한 권이라도 알뜰하게 읽기를 권합니다. 땔감이 되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태워 심장을 데워야 합니다. 심장이 뜨거워진 사회복지사는 발바닥이 닳도록 지역사회를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합니다. 


짧은 맺음말이지만 가슴에 다가오는 말이 많습니다. 갈수록 어려운 현장이라고 하지만 함께 현장을 지키는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힘입니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며 더욱 깨어있기를 힘쓰겠습니다.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살리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이 길을 신나게 즐겁게 걷고 싶습니다. 심장은 뜨겁게, 발바닥은 닳도록 실천하겠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2017년 연말 8주 동안 푸른복지배움터 양원석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내용을 복습하면서 강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강의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했습니다. 

내용은 제가 들으며 재해석한 경우도 있어 양원석 선생님의 실제 의도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1회기 http://kdi0625.tistory.com/500

2회기 http://kdi0625.tistory.com/501

3회기 http://kdi0625.tistory.com/502

4회기 http://kdi0625.tistory.com/503

5회기 http://kdi0625.tistory.com/504

6회기 http://kdi0625.tistory.com/514

7회기 http://kdi0625.tistory.com/517

8회기 http://kdi0625.tistory.com/518



글로만 보시면 잘 이해가 안가실 수도 있는데 인터넷 강의를 함께 들으면 더 공부하기 좋을 겁니다. 

아래 링크에서 보시면 됩니다. 

출퇴근 길 핸드폰으로 동영상 보셔도 좋습니다. 


https://socialwork.academy-cloud.net/




강의 내용을 출력해서 가독성 좋게 볼 수 있도록 한글 파일로 정리했습니다. 

한글 파일이 제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는 최종 글입니다. 


한글 파일은 필요하신 분에게 한글 원본으로 공유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의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kdi0625@hanmail.net)

최신 업데이트 된 한글파일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권 대익


사진출처 : 이문희 선생님 페이스북


- 아페르투스 전주 강의

  :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그 뿌리를 찾아서 

  : 사회복지의 인권과 현장의 적용 방안 

- 2018년 3월 17일 (토) 10:00-17:00

- 전주대학교 윤찬영 교수님 


* 제가 강의를 들으며 이해하고 생각한 대로 글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DSLR 사진이 공유되면 사진을 더 첨부하겠습니다.  



설렁탕 한 그릇과 깍두기 하나로 만든 윤리강령  


20년 사회복지 한 선배님과 술자리 만남에서 윤리강령 만드는 일을 제안받았습니다.  


당시 사회복지 윤리강령은 십계명처럼 자격증과 함께 한 장의 종이에 10개 조항으로 적힌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처음에는 윤리강령을 잘 모르고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입법 청원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권 활동을 하며 사회복지협회나 협의화 같은 단체에 관심이 있지 않았습니다. 사회복지를 하지만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영역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사회복지와 법학을 함께 전공한 이유로 이 과업이 저에게 온 듯 합니다. 


처음이라 비교연구로 미국 윤리강령을 살펴보았습니다. 두터운 책 한 권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대로 따르고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약자를 대변하고 함께하는 사회복지사로 지켜야 하는 윤리강령이 필요했습니다. 현장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쉽지 않았습니다. 끙끙거리며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이화여대 양옥경 교수님께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서울에서 식사하며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윤리강령 초안은 헌법을 보며 참고했습니다. 헌법에는 핵심을 담는 전문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외우고, 축구를 좋아하면 각종 통계를 외우듯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헌법 전문 정도는 외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윤리강령에도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핵심을 담는 전문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전쟁을 하기 전에 전쟁을 왜 해야 하는지 정신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축구 승부차기 할 때 키커의 긴장이 매우 큰데 이 때 마음을 안정할 수 있는 행위가 중요합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문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은 의료계의 불신이 많지만 당대 히포크라테스 선서문의 의미는 매우 컸습니다. 간호사도 나이팅게일 선서문이 있습니다. 그만큼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밝히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윤리강령 전문과 선서문을 만들었습니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바로가기 


요즘 윤리강령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면 유명한 교수님들이 모여 많은 연구비를 들여 작업을 하겠지만 저는 당시 설렁탕 한 그릇과 깍두기 하나의 댓가로 만들었습니다. 20년 전 만들었던 그 윤리강령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지위향상과 처우개선 


제가 사회복지 후배들을 위해 한 일은 크게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윤리강령을 만든 것, 또 하나는 사회복지사 지위향상과 처우개선 법률 초안을 만든 일입니다. 


당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에게 사회복지사 지위향상과 처우개선 법률 초안을 주고 이 법안을 청원하라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신상현 의원이 사회복지 공제조합을 만드는 내용을 기초도 또다른 법률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민주노동당 박정숙 의원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만든 법안을 기초로 발의하기로 한겁니다. 협회는 정작 움직이지 않았지만 민주노동당에서 먼저 움직인겁니다. 한나라당 신상현의원 안과 민주노동당 박정숙 의원 안을 합친게 지금의 사회복지사 지위향상과 처우개선 법률입니다. 



무능한 교수가 되기로

 

많은 교수들이 많은 연구비를 받습니다. 처음 연구를 맡길 때는 공손하지만 정작 계약을 하게 되면 돈 주는 사람이 갑이 됩니다. 대학교수가 되고보니 대학평가에서 연구비와 논문으로 평가를 합니다. 어느 날 보건복지부에서 연구 제안을 받았습니다. 어렵게 승낙했습니다. 


연구에 들어가니 내용을 발표하고 심사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참여했습니다. 연구내용을 잘 모르는 심사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제가 질문하고 다그쳤습니다. 공무원에게 앞으로 심사위원 위촉을 하려면 나에게 심사를 받고 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인권위원회든 어디든 돈 주는 연구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무능한 교수가 되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출신학교와 학번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는 일도 예비사회복지사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고 써놨습니다. 군대로 치면 훈련소 교관의 역할입니다. 그렇게 일하고 싶습니다. 



내가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이유


언제부터 사회복지 정체성을 가졌는지 돌아봤습니다. 집에서 옛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찾아보았습니다. 자격증 번호가 495번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사회복지 공부한 사람끼리 표식하는 전표처럼 나눈 개념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간게 아니라 인문계열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운동권 활동을 하면서 학교 수업을 들어가거나 학점이 3.0이 넘으면 친일파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사 기준은 성적으로 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경제학, 사회학, 지리학, 심리학은 하기 싫었습니다. 정치학과를 1순위로 했습니다. 원래 정치학과는 인기가 없었는데 그 해에 정치학과 순위가 제일 높았습니다. 저와 학점이 똑같은 친구는 합격하고 저는 떨어졌습니다. 2차 배정 남은 곳이 사회복지학과였습니다. 그 때 동기 중 한 명이 한덕연 선생님입니다. 


학교 사무실에서 정치학과에 가고 싶다고 하니 수능시험을 다시 보거나 1학년 과정을 한 번 더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회복지학과 수업 내용을 살펴보니 개별지도, 집단조직론, 지역사회조직론이 있었습니다. 당시 운동권 활동을 하던 저는 이 수업 제목을 보고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저의 마음과 달리 집에서는 반응이 냉담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들어갔는데 사회복지학과에 갔다고 하니 고아원 원장을 할꺼냐고 호통을 들었습니다. 그때서야 고아원 원장이 사회복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법대 수업도 같이 들었습니다. 사법시험도 생각했지만 박정희를 예찬하지 않으면 안되는 질문과 시험이었습니다. 운동권 활동을 하던 제가 양심을 팔고 시험을 치를 수 없었습니다. 



약자를 생각하는 삶의 정체성이 윤리강령에


저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방적으로 때리거나 맞은 적은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제가 좋아하던 예쁜 여학생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를 때려주었습니다. 약자를 괴롭히는 아이를 때리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 많이 맞았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습니다.  


호가 '평장'입니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면 분노가 일어 견디지 못합니다. 강압적인 구조나 사람과 투쟁하는 성격이 지금 사회복지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윤리강령 선서문에서 인본주의와 평등과 문구는 내 삶의 정체성에서 나온 표현 인 듯 합니다. 윤리강령과 선서문 내용을 보면 어떤 사람에게는 내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성과 스킬보다 정의와 인권, 평화를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초안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받아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회복지사 인권도 이슈입니다. 고생하는 사회복지사에게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면서 누를 끼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윤리강령이기  때문에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미흡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정의롭게 살지 말라


제가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정작 제자들에게는 정의롭게 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정의를 말하지만 정의롭게 살라고 규정한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내가 겪어보니 정의를 실천하는 길은 무섭고 서러운 길입니다. 많은 걸 요구하고 때로는 목숨을 내어놓아야 합니다. 정의롭게 살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두 자녀가 육군과 해군 사관학교에 갔습니다. 해군사관학교에는 교훈처럼 생도훈이 있는데 의문형으로 되어있습니다. 그 중 '정의를 행함에 있어서 닥쳐오는 고난에 대해서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라고 적힌 문구가 있습니다. 어느 해군이 비리를 밝히면서 그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 생도훈을 말하는 인터뷰 장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일반화 할 수 없습니다. 


정의롭게 살면 건강에 이상이 옵니다. 혈관과 순환기계통에 문제가 생깁니다. 정의를 행하면 그 고통을 견디느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점심 먹고 다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사진 출처 : 최선화 선생님 



세상을 정의롭게 품성을 따뜻하게 


전주대학교 사회교육대 건물 앞에 '세상을 정의롭게, 품성을 따뜻하게' 라고 쓰여 있습니다. 제 차에 타는 사람은 음악 중간 중간 나오는 CM송에 배를 잡고 웃습니다. 전주에서 방송을 20여년 했습니다. 짧지만 머리 속에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튀어나오는 문구가 필요합니다. 


평소 사람을 생각하면서 인간을 변화시킬 때 뇌를 점령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포토존에 위치한 그 건물 간판에 좋은 문구를 써놓고자 한겁니다. 


어느 날 한 학생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문구에 감동을 받았다며 연락을 한 겁니다. 뿌듯했습니다. 



사회복지사 예수 


학교가 기독교 학교입니다. 교내 신문에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칼럼 제목이 '사회복지사 예수'입니다. 민중과 약자와 함께 있었고, 병자를 고쳤고, 대신 죽으신 분이 예수입니다. 


흔히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로 이야기합니다. 반면 제가 관심있고 끌리는 건 정의의 하나님입니다. 기독교는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겁니다. 


이 세상이 부패하지 않도록 정의를 행해야 하는데 때로는 무섭고 힘이 듭니다. 이럴 때 사랑해야 하는데 사랑해야 하면 정의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균형을 잡는게 중요합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40 


성경에서는 작은자를 어떻게 대했는지 최종 심판 때 살핍니다. 그 작은자가 바로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작은자를 섬기는 일이 사회복지입니다. 



사랑과 인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정의가 불편해지는 지점이 생기게 됩니다. 정의만 이야기하다보면 학생들이 저를 무서워합니다. 함께 일하는 교수들도 저를 무서워합니다. 재단도 저의 눈치를 봅니다. 살아보니 이게 좋은게 아닙니다. 사람과 멀어지게 됩니다. 정의는 옳지만 사람을 고독하게 만듭니다. 


정의를 표현하는데 더 많은 궁리를 하게 됩니다. 정의가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임을 생각했습니다. 정의 뿐만 아니라 사랑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일을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를 실천한다는 건 정의를 실천하는 겁니다. 정의와 사랑은 함께 갑니다. 이게 윤리강령에 녹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남원은 여기 전주 같은 지역인 전북입니다. 춘향의 도시로 알려져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과 시장에게 제안합니다. 남원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하는 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원은 세계 최고 사랑의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남원에 가야한다는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춘향전에서 변사또가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는 불의한 명령을 합니다. 이 때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나타나지요. 정의와 사랑의 가치를 개인의 러브스토리로 만든게 춘향전입니다. 


정의와 사랑를 사회적 가치로 실천하는게 사회복지 전문직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윤리적 가치가 정의이고, 사랑의 가치가 인권입니다. 저는 요즘 사회복지보다 정의와 인권을 더 많이 공부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책을 쓰고 있지 못하지만 공부한 내용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보통 정의를 떠올리면 분배적 정의를 이야기합니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전골 같은 음식을 퍼주면 옆사람의 음식이 더 많아 보인다는 농담을 합니다. 분배 정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지요. 전라도는 전골을 뜰 때 어른에게 제일 나중에 떠줍니다. 국물이 우려나야 더 맛있기 때문이지요. 


제가 정리한 정의는 인정과 분배입니다. 정의는 인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가 있는 겁니다. 


인정적 정의는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의미입니다. 어려움에 있는 사람이 1인시위를 하거나 포효하는 이유가 알아달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다문화나 장애인 같은 약자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인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분배가 들어 있습니다. 각자의 몫을 받아야 합니다. 인정적 정의와 분배의 정의는 맞닿아 있습니다. 가정폭력이나 어려움에 있는 당사자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인정과 기회를 갖도록 하는 분배가 있어야 합니다. 분배가 안되고 있을 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디에 가까운지 성찰해야 합니다.  


사진 출처 : 표경흠 선생님 페이스북


정의로운 사회 


2002년 전국 사회복지학과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는 전국 대학을 다니며 평가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교육목표에 따라 교육과정을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기 전에 교육 목표를 살폈습니다.


전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육목표는 첫째가 정의로운 사회복지사, 둘째가 연대하는 사회복지사, 셋째가 전문적 사회복지사라고 설정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인정받고 예우 받는게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시사인 잡지가 나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나온 해방 특집기사를 잊지 못합니다. 특집기사 제목은 '친일파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입니다. 


'친일파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기사 바로가기

'독립군 할아버지 저는 배를 곯아요' 기사 바로가기 


기사 내용은 친일파 후손 20명 중 17명은 잘 살고 3명은 재산을 두고 후손이 싸우느냐 망했다고 합니다. 독립운동가 후손 중 55%는 중졸, 33%는 수급자라고 합니다. 


기사를 보니 7~80년대 독재와 쌓은 사람의 어려운 현실이 데쟈뷰 됩니다. 그 시절 수업 듣고 몰래 고시 준비한 사람이 우병우입니다. 그시절 젊은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사회복지계에서도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을 인정합니다. 민주화 운동 때 미국 유학을 생각하는 건 후배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주적인 사회복지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라가 나라다워야 합니다. 


저는 사회사업과 정의는 무관한 줄 알았습니다. 수많은 재개발 앞에서 복지관은 한 일이 많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상황을 바로 잡는게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를 하는 사명은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고 나라가 나라답지 못한 현실을 바로 잡는 일, 인권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전공책을 개정하면서 서문에 이런 이야기를 쓰는데 815 문재인 기념축사가 TV에 나왔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속설을 없애겠다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회복지의 이해 책 바로 가기 


우리가 왜 사회복지를 하는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역사와 문화에 비추어 이야기하는게 좋다. 


올해 만약 윤리강령을 개정해서 미국에서공부한 사람이 만들면 미국 중심의 개별 치료에 집중하게 될 수도 있다.



인권이란 


인간의 노동의 산물이 인간을 억압적으로 지배하는 현상이 인간소외이다. 고독은 거기에 파생되는 감정입니다. 인권의 개념은 기독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도 너도 하나님의 창조물인데 창조물다워야 합니다. 


지금은 물질로부터 인간이 소외되고 있습니다. 인권의 개념을 말하기 전에 소외의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인권은 법과 제도를 가르치는 교수보다 실천 쪽 교수님이 더 어려워합니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곳에 가면 사회복지사가 없습니다. 사회복지실천에서 인권을 어떻게 녹여낼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인권을 처음 접한 것은 법학에서입니다. 헌법 10조에서는 인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보통 인권은 보편적, 절대적, 항구적, 불가침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치학에서 인권은 주권 앞에 멈춰섭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이야기할수록 이는 악화됩니다. 북한의 주권을 침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아이 한 명만 낳고 기르도록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인권을 이이야기하더라도 미국이 중국의 아이 1억명을 길러줄 수 없습니다. 중국의 주권이 우선입니다. 


이는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 앞에서 남의 집 일이기 때문에 가정폭력을 밝히거나 개입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문화 상대주의도 인권보다 앞섭니다. 모든 문화는 절대우위가 없습니다. 상대적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제국주의 폭력입니다. 


이슬람에서는 히잡을 써서 여성의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리는데 유럽에서 이를 개입할 수 없습니다. 외교문제로 번지게 됩니다. 각각의 문화가 다른겁니다. 


사회복지에서 인권의 통합적 개념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인권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인권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함께 인권을 이야기 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 학교에서 아이들은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일이 오히려 인권에 더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답) 보호해줘야 한다는 문화가 오히려 당사자가 외부에 의지하면서 인권이 더 무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경쟁 위주의 교육을 하기 때문에 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여러 사례에 접근 해야 합니다. 


사회복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복지 당사자 인권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과 매뉴얼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질문)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의 인권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인권이라는 말은 평소에 안쓰는게 좋습니다. 인권이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행복한 겁니다. 반인간적 상황에서 인권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 이야기하게 되는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잘 돕는 일과 가해자를 규명하고 확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강의 후 소감과 생각 



1.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사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을 자세히 살펴본 일이 없습니다. 필요할 때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윤리강령을 대략 살펴본 일이 전부입니다. 학교에서도 윤리강령을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 배운적이 없거나 제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사회복지 윤리와 철학이라는 과목도 점차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교육을 듣고 나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윤리강령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이번 강의에서 윤리강령 내용과 의미를 함께 살펴보면 좋았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으니 개인적으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윤찬영 교수님께서 윤리강령을 개정한 시기와 상황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윤리강령 여러 궁리와 협의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정의와 사랑을 함께 실천하기 


세상을 정의롭게 품성을 따뜻하게. 전주대학교에 붙어 있는 간판 글귀입니다. 정의를 행하되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 정의에 관심이 있습니다. 크리스챤으로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하면서 이 땅에도 하나님나라가 임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 모습을 알았습니다. 기독교가 여기에 상관하지 않으면 종교적 행위로만 신앙을 판단하게 됩니다. 이 때 약자와 무관한 기독교가 나오게 되고 MB 장로, 빤스 목사와 같은 소위 개독교로 세상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이 이유로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바른 언론을 살펴보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상의 정의를 생각했습니다. 불의한 세상에 정의를 외치면 감정과 건강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떤 모양과 방법이든 사랑이 필요합니다. 


정의와 사랑의 균형은 사회구조에서 뿐만 아니라 내가 서있는 일상에서도 필요합니다. 여러 관계와 상황에서 정의를 외치는 일도 필요하지만 사랑도 필요합니다. 정의와 사랑의 균형. 하지만 이 가운데 타협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3. 현장에서 정의를 어떻게 실천할까


질의응답 시간 마지막에 질문하고 싶었던 내용인데 시간관계상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 교수님께서는 정의를 인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로 설명했습니다. 사회구조에서 인정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는 명확하게 이해가 갑니다. 


약자를 알아주는 인정과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노인 기초연금과 성남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 외에 기본소득까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정의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사회복지노동조합과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서울복지시민연대 등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데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여력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현장 사회복지사가 이 운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당사자를 만나는 우리 사회복지사가 우리가 매일 만나는 현장에서 어떻게 이 정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교육 참여자들의 생각도 나눠보고 싶습니다. 


인정적 정의. 현장에서 만나는 약자가 숨쉬고 있음을 알아주고 싶습니다. 성의정심으로 당사자의 표현과 삶에 귀 기울이고 이들이 살아 있음을 알아 줄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도록 도우며 지역사회가 당사자의 삶과 존재를 인정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분배적 정의. 지역사회에서 약자와 함께 나눔과 섬김의 문화를 이루어가고 싶습니다.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관계를 주선하고 싶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모습처럼, 자연스러운 사람살이를 이루어가기를 희망합니다. 



4. 학생과 현장을 향한 교수님의 애정   


학생들에게 정의를 설명하지만 정의롭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는 교수님에게 학생들을 향한 애정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동시에 정의의 삶을 살아오는데 얼마나 여러 어려움이 있으셨을지도 조금은 헤아리게 됩니다. 먼저 정의의 삶을 살아온 삶의 선배님에게 고맙습니다. 


20여년 방송을 해오신만큼 따뜻한 목소리로 애정을 담아 하루 5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누어주셨습니다. 현장에 일하는 사회복지사 후배들에게 마음을 담아 이야기 나눠주심이 느껴졌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연구에 참여하신다는 중심, 미국에 가지 않고 자주적인 한국의 사회복지를 궁리하시는 모습이 고맙습니다. 끊임없이 연구와 공부로 뜻있는 예비사회복지사를 양성하고 현장 사회복지사를 지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 출처 : 표경흠 선생님 페이스북


Posted by 권 대익